정(情)
저녁에 먹은 세꼬시 가시가 단단히 목에 박혔나 보다
한 두번 먹어 본것도 아닌데 매번 이렇게 고생을 한다.
밥 한 뭉탱이 꿀걱 삼켜도 보고 별 짓을 다한다.
그리곤, 이놈의 세꼬시 다시는 안먹으리라 다짐을 한다.
아침에 눈을 뜨니 어제 비벼 놓고 먹다 만 세꼬시가
나를 향해 시뻘겋게 웃는다.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컬컬한 느낌에 목안을 보려 거울로 간다.
시뻘건 세꼬시의 웃음을 온통 뒤집어쓴 내모습에
가시의 고통도 잊고 박장 대소를 한다.
나는 그렇게 계속 세꼬시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