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용남 Feb 10. 2016

원칙을 중시하는 리더 vs 공포로 지배하는 리더

영화 '대부'를 통해 비교하는 리더의 스타일

혹시, 영화 '대부'를 안 본 사람이 있다면 당장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기를 권한다. 1편~3편까지 모두 보면 10시간에 육박한 러닝타임을 갖고 있지만, 그 10시간이 앞으로의 10년에 영향을 줄 만큼 아주 강렬한 영화다. 


나는 대부분의 영화를 볼 때, 내 인생과 사업에 연관을 짓곤 한다. 그러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킬링타임용 영화는 가급적 보지 않는다. 많이 볼 때는 하루에 두 편씩도 찾아봤으니 아마 대략 1000편 이상의 영화를 본 것 같은데, 그 1000편 중에 단 1편의 인생 작품을 꼽으라면 그것이 '대부'다.


서비스를 떼어놓고 '사업'과 '경영'측면에서 보면 마피아, 갱스터의 전통적인 경영방식과 현재의 비즈니스 원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 인력관리, 네트워킹, 사업권 확보 등 배울 것이 너무나도 많다. 


친구는 가까이, 그러나 적은 더욱 가까이(Keep your Friends Close, But Enemies Closer)

흥분을 가라 앉혀라. 상대는 너의 그런 마음을 이용하려 할 것이다. 성급하게 움직이면 일을 그르친다. 


대부의 명언을 보면 이런 것들이 대부분인데, 마피아 패밀리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란 것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마피아 패밀리 보스급 이상은 한 번의 실수와 실패가 물리적인 죽음과 연결되기 때문에 매사에 매우 신중하면서도 공격적으로 일을 해나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한 번 움직일 때 매우 신중하고 치밀하게 연구하고 사람과 현상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려 노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대부를 보면서 꼴레오네파 초대 대부인 '돈 꼴레오네'와 그의 아들이자 2대 대부 '마이클 꼴레오네'를 비교하면서 왜 돈 꼴레오네와 달리 마이클 꼴레오네는 처참하고 외로운 죽음을 홀로 맞아야 했는 지를 생각해보았다.



대부1을 보면 돈 꼴레오네는 패밀리 사업을 아주 사업을 멋들어지게 성공시켰다. 대부2에서 돈 꼴레오네의 젊은 시절이 나오는데 그는 가난한 빵집 알바에서 시작해, 매우 공격적이면서 사람들에게 해악을 덜 끼치는 방식으로 패밀리 사업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그가 마피아 패밀리를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실제 가족, 자신의 친구들,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지키기 위해 돈 꼴레오네는 힘을 키웠다. 모든 사람들이 돈 꼴레오네를 신뢰하고 존경할  수밖에 없다. 사람에 대한 매우 강한 통찰력을 가졌으면서도 그것을 앞에선 티조차 내지 않는 치밀함까지 갖고 있다.


돈 꼴레오네는 사업의 이익보다는 사업의 원칙에 대해 생각한다. 결국 그가 총을 맞은 이유도 마약사업을 하자는 제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는 마약 사업을 제안하는 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정치인들과 친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마약을 팔게 되면 그들은 더 이상 나와 친구가 아닐  것이다. 마약은 도박이나 매춘과는 다르게 아주 더럽고 위험한 
비즈니스다.  나는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겠다. 너의 사업이 번창하길 바란다"

사업 이익보다는 원칙을 준수하고, 한번 빚진 것은 반드시 돌려준다는 신의를 중시하는 것이 돈 꼴레오네의 특징이다. 심지어 초창기에는 한 세입자가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으니 도와달라는 부탁마저 직접 들어준다. 큰 기회나, 큰 딜만 포착하는 것이 아닌 세세한 것에 대해서도 자신의 원칙을 중시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돈 꼴레오네의 사업적인 적은 있어도, 개인적으로 그를 존경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아들 소니가 처참하게 암살당했을 때도 변호사인 톰 하겐에게 눈물을 보이며 이것은 그들에게 단지 사업이었을 것이라며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한다. 돈 꼴레오네는 신의와 원칙을 내세우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의 아들 마이클 꼴레오네(알파치노)는 어떨까? 원래 그는 패밀리 사업을 하지 않으려 했다. 전쟁이 발발했을 때 해군에 자원하여 훈장까지 받은 장교다. 하지만, 아버지가 암살 시도를 당해 쓰러지고,  또다시 목숨을 위협받자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관련 인물을 제거한다. 이후, 형인 소니까지 암살당하면서 그는 패밀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결국 돈 꼴레오네로부터 대부를 승계받는다.



마이클 꼴레오네는 아버지를 존경하며 아버지에게서 배우려 한다. 절대로 속마음을 내비치지 않는 것 등에 집착하는데 돈 꼴레오네의 묵직한 성격과 달리 마이클은 그렇지 않은지라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추구하는 '나'와 현실의 '나'의 괴리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5대 보스를 만나 화해하자는 돈 꼴레오네의 의지와 달리 마이클 꼴레오네는 5대 보스를 모두 제거해야만 패밀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대부1에서 마이클 꼴레오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 5대 보스를 모두 암살한다. 형인 소니를 죽게 만든 동생의 남편도 죽인다. 마지막 장면에서 마누라가 그를 죽인 것이 맞냐고 묻지만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고 대부를 승계받으면서 끝난다. 


https://youtu.be/_tmKRk2AIJI?t=13s


가족을 지키겠다는 사명으로 대부가 된 것은 돈 꼴레오네와 마이클 꼴레오네가 일치하지만, 운영방식이나 원칙은 완전히 다르다. 돈 꼴레오네는 '원칙'과 '신의'를 중시했다면 마이클 꼴레오네는 '공포'를 중시했다. 배신하는 기색이 있거나 배신했다면 철저히 죽이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마이클 꼴레오네라는 사람을 비캔버스를 이용해 SWOT 분석하면 이런 표가 나온다. 인물분석은 현상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매우 유용하니 적극 활용해보길 권장한다.


인물 SWOT 분석 (beecanvas.com 이용)


표를 보면 알겠지만, 주변에 적이 많은 것이 마이클 꼴레오네의 약점이다. 능력이나 운 면에서는 아주 뛰어난 사람이 마이클 꼴레오네다. 실제로 돈 꼴레오네보다 마이클 꼴레오네가 오히려 패밀리 사업을 더 크게 키웠고, 아버지와 달리 덜 신뢰하지만 사업을 잘하는 적임자를 그곳에 앉히는 방식으로 사업을 키워나간다. 영화 초반부를 보면 형 소니가 마이클을 두고 아주 머리 좋은 대학생이라고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보면 알 수 있다. 돈 꼴레오네 집안에서 가장 머리가 유별나게 좋았던 사람인 것 같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마이클을 믿지 못했다. 자기 형 프레도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이유로 죽이고, 아버지의 참모진을 죽이는 등 너무 많은 사람들을 잔인하게 버리고 죽였기 때문이다. '패밀리'라는 것이 실리에 의해 묶인 조직처럼 변하는 순간 꼴레오네파의 운명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돈 꼴레오네에 대해 패밀리가 가졌던 존경심을 마이클은 가질 수 없었다. 결국 그렇게 멋있고 잔혹했던 보스 마이클의 운명이 어떻게 됐는지 보자. 대부3의 마지막 장면이다. 이 장면이 슬픈 이유는 마이클 꼴레오네는 절대 남에게 자신의 감정을 내비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절규하는 마이클 꼴레오네를 보고 사람들이 당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런 맥락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t50QSG-XKNA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잘 벌고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아닌, 확고한 원칙을 세우고 공포가 아닌 진정성 있는 마음을 갖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다 보면 본질을 잃게 되는 것이다. 대부를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꼭 보길 바란다. 나는 대부 1,2,3을 10번 가까이 봤다. 매달, 매년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다. 내가 성장하고 경험하는 만큼 같은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대부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강력 추천. '대부'의 명대사들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겠다.


작가의 이전글 초기 창업자에게 유용한 '린캔버스' 정복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