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휴대폰비를 내지 못했는데 단 한 번도 전화가 오지 않아서 앱을 통해 알아보니 한 달 치만 미납이고 더 이상은 없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의아하게만 생각하다가 요즘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가서 잠시 잊고 있다가, 오랜만에 아들과 군대얘기를 나누다가 어렵게 무안한 듯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안드레아.
"엄마~, 미안해하지 말고 들어요. 그때 휴대폰 정지되고 나니까 불편하기도 하고 그랬어. 요금을 내는 것은 본인이 아니어도 되더라고. 내 용돈에서 한 달 치씩 나고 있으니 그냥...... 그냥... 알고만 있으라고 말하는 거야. "
미안하고 고맙다고만 했습니다. 차마 할 말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이 마음을 글이라는 형태로 적어낼 수 있을까요. 내 자신에게 화가 났고 어느 곳에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내가 선택한 인생의 길이 너무 바보 같았습니다. 소리 내어 울지는 못했습니다. 너무 복잡한 마음이다 보니 울음도 나오지 않더군요.
이렇게 착한 아들이 또 있을까요.. 이렇게나 한심한 엄마가 참 부끄럽습니다.
착한 아들로 자란 안드레아.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들 세례명은 안드레아입니다. 안드레아는 그리스어로 '남자다운'이라고 하네요. 열두 제자 중 한 분이시며 사도 베드로의 동생이시며, 세례자 요한의 제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온순하고 성실하고 신중하신 성격의 소유자이심이 복음을 통해서도 잘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공부한 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 그리스어 '안드레아'는 남자다움이란 뜻이라고 하는데... '용기'를 뜻함이라 하면 조금 그럴싸할까요? 순교를 당하실 때 몇 날을 그 형틀에서 복음을 끓임 없이 전하셨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남자다움은 조용하면서도 내적으로 강인하고... 신중하면서도 결단력 있고... 잘남을 잘난 것으로 내비치지 않아도 저절로 배어 나오는. 내 아들... 안드레아가 그리 커 주기를. 엄마가 다시 엄마다워질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