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콘텐츠 제목

내 마음이 힘들 때 - 정혜신TV

by 김애니

회사 다닌지 7개월만에 다시 면접을 봤다. 회사가 코로나로 경영이 어려워져서 9월 4일 지난주로 나는 권고사직 대상자로 퇴사했다. 퇴사하고 불안한 마음에 부지런히 다음 일자리를 일하듯이 열심히 알아봤다. 나에겐 5년 안에 순자산 1억을 모으고 싶은 목표가 있었고, 일이 주는 효용감을 꾸준히 느끼고 싶었다.


어떤 일자리든 일만 시켜주면 된다는 심정으로 구직사이트를 샅샅이 모조리 뒤졌다. 내 강점 중 하나가 팔 때까지 인터넷에서 파는 건데, 구직할 땐 이런 건 좋았지만 시간이란 에너지를 양껏 써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글로 쓰니까 내 강점이 정리되는데 어젠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면접 가는 날인데 마음이 떨려서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소파에 누워서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렸다. 허기도 덜 느껴져서 라면으로 점심을 후딱 해치웠다. 아침부터 면접가기 전까진 면접볼 회사 조사를 했다. 열심히 했다.


내가 유튜브에 무엇을 검색했는지 모르겠지만 정혜신TV채널까지 흘러들어 갔다. 유튜브 콘텐츠는 제목이 정말 중요하다. 정혜신채널도 제목이 일을 다했다.


- 제 마음을 물어봐줄 한 사람이 없어요

- 일도 가족도 너무 버겁습니다

- 어떻게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 이제는 자기 비난의 악순환을 끊고 싶습니다

- 너무 막막해요



정혜신TV채널에 업로드된 영상들의 제목은 아무에게도 꺼내지 못했던 내 마음을 열어놓은 듯했다. 제목이 내 마음을 텍스트로 옮겨놓았다.


퇴사 후유증이 없다고 섣불리 판단했다. 이별하고 이별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정신없이 다른 것들로 대체하느라 아등바등한 내 모습이 자각됐다. 권고사직은 즐거운 경험이 아닌데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넘겨보려고 했다. 이번엔 잘 되지 않았다.


현실 육아를 시작하고부터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내 마음을 물어봐주지 않았다. 나 오늘 이런 일이 있었고 이런 마음이 있었고 하는 류의 이야기를 할 대상이 없어졌다. 공허한 마음이 계속 이어졌지만 일상이 바쁘단 이유로 내팽겨둔 게 권고사직을 계기로 밖으로 튀어나왔다.


외로워서 가상세계에 몰두했고 아무런 답도 소득도 없어보이는 끄적임을 이어갔다.


내가 아는 정혜신 씨는 정혜신의 사람 공부 작가로 기억한다. 상담하는 정혜신 씨는 영상 콘텐츠에서도 차분하고 위로하는 목소리를 가졌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라 나긋한 톤의 그에게 직접 상담받고 싶단 마음까지 일었다.


면접장에서 영상편집에 관심 있다고 쓴 걸 보곤 내게 어느 정도 영상을 다룰 줄 아냐고 질문했다. 내가 떨리는 마음에 보고 온 정혜신TV를 보여줬다. 그 정돈할 수 있냐고 물었다. 나는 오래 걸리겠지만 가능하다고 답했다. 자신들이 찍은 다른 영상을 보여줬다. 앞, 왼쪽, 오른쪽 컷 편집이 들어갔고 셀레브 자막 스타일까지, 나는 하지 못하는 걸 자꾸 요구받는 것 같다고 집에 와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강점이 무엇인가요?


면접에 가면 꼭 듣는 질문 중 하나인 위의 예시에 나는 콘텐츠 기획, 제작, 편집, 홍보가 가능하다고 답했지만 그들과 잘 소통되지 않았다.


나는 더 어필하고 더 어필했어야 했다. 그래야 했다.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은 에디터 쓰는 사람이고, 콘텐츠 마케팅은 부수적으로 할 줄 아는 정도의 수준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케터가 되고 싶지만 태생이 에디터에 가까운 사람이다.


면접을 다녀와서 내 상태가 어떤지 객관적으로 더 보게 됐다. 이상하게 멈추고 싶지 않고 계속 달려야만 불안한 마음이 놓이는 몹쓸 완벽주의의 폐해 덕에 매일 허덕이고 있다. 내 경력이 혹은 경험이 어떤 대표에겐 반짝거리는 보물이 되지 않아도 스스로 괜찮길 바라고 바란다.


난 안돼, 불안할 때 유튜브플레이리스트


정신과 의사 선생님들의 채널 중엔 Q&A 형식이 잘 보인다. 자신이 가진 정보가 있거나 알려줄 전문가들이 가장 쉽게 지치지 않고 보여줄 만한 콘텐츠 양식이란 생각이 든다. 어려운 경험 이후에 그것을 자신의 목소리로 차근차근 나눠주는 채널에서도 위로를 받는다.


정신과의사정우열

https://youtu.be/7vW053H_CmE

에브리마인드 https://youtu.be/N5jf3gZ-H_E

양브로의 정신세계 https://youtu.be/AUxkBVS5jEc

허지웅답기 https://youtu.be/lEiMC_Sgn8w

곽정은의 사생활 https://youtu.be/JBM0IWlhTbM

콘텐츠 활어

https://brunch.co.kr/@dobob5/404

https://brunch.co.kr/@dobob5/407


keyword
작가 프로필 이미지 멤버쉽
김애니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구독자 941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매거진의 이전글당신의 일과 경력을 결정하는 힘은 당신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