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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떠나기로 했다

부동산 소장님이 집을 둘러보는 순간, 묘한 기분이었다

by 김애니

결국 집을 내놓았어

어제, 지방 부동산 리스트를 정리해 소장님들에게 매도 문자를 보냈다. 부동산마다 반응은 제각각이었고, 그중 한 곳은 오늘 오전 10시에 현장 점검을 오겠다고 했다. 간혹 적극적인 소장님은 사진을 요청하는 곳도 있어서 직접 찍은 걸 보내드렸다.


오늘 부동산 소장님이 집을 둘러보는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 집은 원래 2년은 더 살 줄 알고, 700만 원을 들여 샷시를 교체하고 벽지도 합지 대신 실크벽지로 힘을 팍팍 준 공간이었다. 빌라에서 탈출하고 싶었고 아파트에 살고 싶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잘 지내고 싶었다.


‘이렇게 비용을 들였는데 좀 더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서울로 돌아갈 집도 없고 종잣돈도 부족한데 이게 맞나.’
머릿속에 질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온통 후회와 회한이 가득한 물음들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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