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식 분석 - 열등감과 생활양식
상담심리치료전공 직장인 대학원생이 과제를 모아서 한 권의 책 쓰기(03)
<Microsoft Bing Imagecreator(AI)로 생성한 이미지><상담이론과 실제> 수업 과제를 구실로 연재하는 세 번째 글이다.
이 주제로 학기를 마칠 때까지 총 10편의 글을 써서 공개할 계획이다.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이해하고 주요 개념인 열등감과 생활양식을 바탕으로 자기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고백하건대, 상담 관련 국가자격증 취득을 위한 문제은행 키워드 암기가 아닌 진정한 공부로서 아들러의 이론은 생경했습니다. 학부 시절에는 반증 불가능한 비과학적 이론이라고 치부하며 허투루 보았고, 미움받을 용기가 베스트셀러에 오를 때에는 자기계발서에 대한 삐딱한 시선으로 외면했습니다. 얕게나마 다시 공부해 보니 목적론적 관점이 상당히 진보적이며, 개인심리학에 대한 이런 태도야말로 열등감과 생활양식으로 다루기 좋은 소재라는 역설을 느낍니다.
아들러도 프로이트와 같이 5세 이전의 경험이 성격 형성에 주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프로이트가 성격 구조를 3차원(원초아, 자아, 초자아)으로 분리한 것에 반하여, 아들러는 더 쪼갤 수 없는 통합된 구조로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프로이트는 개인 내 분자적인 정신역동으로, 아들러는 원자적인 개인의 정신과 사회의 역동으로서 성격구조를 달리 제시한 셈입니다. 아들러는 성격을 생활양식이라 명명하였고 사회적 관심과 활동 수준이라는 두 축에 따라서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데, 저는 회피형에서 사회적 유용형으로 나아가는 중이라 판단합니다.
두 살 터울 누나를 둔 둘째이자 막내로 태어났으며, 주양육자인 부모님은 한국 나이로 여섯 살 때까지 적정한 수준의 관심과 통제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일곱 살(만 5세)부터는 환경이 바뀌어서 다소 방임하였습니다. 유치원 대신 선행학습 학원에 다녔는데, 아마도 영민했던 누나를 양육한 경험과 경제활동 필요로 인한 판단이었을 겁니다. 오후 2시까지 선행학습 수업을 듣고 태권도, 미술, 피아노 학원까지 돌면 땅거미가 지었습니다. 집에서 혼자 또는 누나와 함께 라면을 끓이거나 달걀을 부쳐서 간식으로 먹곤 했습니다. 자립심을 배양했다면 좋았으련만, 낯선 환경에서 소극적인 태도로 지내는 고립된 일과에 익숙해졌습니다.
신체적으로는 또래보다 건장한 편이었으나, 집에서는 누나와 동네에서는 함께 노는 형들과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국민학교 1학년 신체검사 시간에 비만한 친구들의 큰 몸집에 엉뚱하게 매료되어, 과식을 일삼다가 그만 소아비만 상태에 이르렀지요. 이전까지는 또래들과 달리기를 하면 항상 상위권이었는데, 갑자기 꼴찌에 가까워졌습니다. 외모를 비하하며 놀림을 당하는 일도 잦아졌고요. 이런 신체적 특징은 소극적인 대인 관계와 사회적 관심 저하 즉, 열등 콤플렉스로 이어졌습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도 외모에 대한 지적은 소위 발작 버튼으로 유효합니다.
이렇듯 유년기에 형성한 회피형 생활양식은 공교육 기간에 다소 내성적이고 냉소적인 성향으로만 잠복하다가 독립생활을 시작한 대학교 새내기 때 부적응으로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다소 폭력적인 선배들과 갈등하며 피해자로 지구대에 가는 일까지 겪었습니다. 사건의 여파로 2년여간 어려운 시기를 보내다가 사회학을 접하였고 작게나마 대학교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전까지의 생활양식을 전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로는 약점이었던 예민함을 섬세함으로 활용하여 사회 문제 해결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보상). 아들러는 프로이트와 달리 유년기에 형성된 생활양식을 개인이 창조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 그의 관점에 따르면 회피형에서 사회적 유용형으로 거듭난 사례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참고문헌
1) 권석만. (2012). 현대 심리치료와 상담이론: 마음의 치유와 성장으로 가는 길. 학지사.
2) Thomas J. Sweeney 저, 노안영 외 공역. (2005). 아들러 상담이론과 실제. 학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