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헬스장의 사람들

헬스장에서 생각한 삶의 방식

by 김이후

나이가 들면서 건강을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회사에 가기 전 헬스장을 찾는다.

매일 아침 이불속을 벗어나는 일은 여전히 힘겹다. 오늘은 10분만 해도 좋다는 자기 위로를 하며,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헬스장까지 걸어간다. 그렇게 가기 싫어도 막상 정문을 통과하면 출근 시간까지는 운동을 하게 된다. 루틴은 내 게으름보다 강하다.


새벽의 헬스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입장할 때부터 헤드셋을 끼고 있다. 시작부터 종료까지 매 분, 매 초 해야 할 운동과 무게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 누군가가 떨어뜨린 덤벨소리에도 눈길하나 주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루틴을 수행한다. 대체로 그런 이들은 근력운동에 집중하고, 몸도 울그락불그락하다.


또 다른 부류도 있다. 이들은 무리를 짓는다.

오늘도 왔다며 서로를 반기고, 운동 중간중간 대화를 나눈다. 각자가 싸 온 간식거리를 나누고, 운동을 봐주고 가르쳐준다. 그 시간은 운동이기도 하지만 관계이기도 하다. 가끔은 운동보다 대화가 더 길어질 때도 있다. 웃음소리가 새벽 공기를 채운다.


나는 전자에 속한다.

하지만 완전히 속하지는 않는다. 늘 혼자만의 루틴을 지키려 하지만, 그 안에는 타협이 섞여 있다. 근력을 키우는 일에 아직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 모양이다. 겨우 몇 세트를 쳐내고 나서야 스스로 만족하는 유형이다.


나는 후자를 부러워한다.

나를 반겨주고, 내 운동에 대해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나의 사회성은 아주 보잘것없고, 함께 운동할 사람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일은 귀찮다. 그래서 나는 혼자 나온다. 혼자가 편한데, 혼자가 아쉬운 상태로.


헬스장의 모습은 삶의 방식과도 닮아 있다.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 사람들과 함께 서로를 북돋으며 살아가는 사람.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쪽으로만 매몰되기보다는, 혼자 하되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함께하되 혼자인 사람을 배려할 수 있다면 그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니 자신의 성향을 받아들여야 한다.

혼자인 삶을 살면서 반대편을 부러워만 할 이유는 없다. 그렇게 되면 매 순간이 불행해진다.


지금의 나는, 이 새벽 헬스장에 혼자라도 나와 있다는 사실에 먼저 점수를 주고 싶다.

이곳은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꺼내 놓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어찌 되었든 이불속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었기에, 나는 오늘도 스스로 만족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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