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립미술관
✔ 전시 관람 중 작품을 보며 생각나는 것들을 짧게 짧게 적었어요.
✔ 작품을 보며 연상되는 작품이나 평소 썼던 글도 함께 첨부했어요.
✔ 글을 보시다 전시에 호기심이 생기고 궁금한 게 생기신다면! 미술관에 가 보시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2025 오산시립미술관 특별기획 [한국근현대미술 명작전]
전시 기간 2025-06-03 ~ 2025-09-21
전시 시간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장 소 제1전시실, 제2전시실, 제3전시실
관람 연령 전 연령
입 장 료 무료
문 의 처 031-379-9940
가을비가 한두 방울 내리는 금요일 오산시립미술관 고고!!!
9월 21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라 부랴부랴 다녀왔다.
마음이 뭉클해진 작품, 오늘 나의 원픽!!
변시지 작가의 <까마귀 울 때, 1980> 작품이다.
서로 기대고 있는 소나무 두 그루 때문이었을까?
수평선 근처 홀로 떠있는 배 때문이었을까?
온통 황톳빛으로 물들여진 그림 한 폭에 마음을 빼앗겼다.

<한국근현대미술명작전>은
오산시립미술관 개관 13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특별 전시로,
고려대학교박물관 및 국립현대미술관이 오랜 기간에 걸쳐 수집하고
보존해 온 근현대미술 걸작을 한자리에 모아,
20세기 초 개화기의 숨결부터 다원화된 미술의 발달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의 굵직한 흐름을 한눈에 조망하는 전시이다.
오산시립미술관
4F
계승; 전통을 이어가다
실제로 본 운보 김기창(1913-2001)의 <모란도, 1935>
비단에 스며든 색채에 감탄, 또 감탄!
https://blog.naver.com/docent_ac/223919807294
수용; 사실을 재현하다
3F
미석 박수근(1914-1965)의 <세 여인, 1961>
묵직한 느낌의 작품. 세 여인의 마음을 헤아려보려 한참 들여다봤다.
한국 전쟁 이후 여인들은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 여인들 앞에 손님들이 줄을 섰기를,
얼른 팔고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향하기를,
그림을 보며 조용히 속삭여보았다.
대향 이중섭(1916-1956)의 <사슴과 두 어린이, 1950년대 전반>
작지만 존재감 가득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 포스터 중앙에 멋지게 자리 잡기도 했다.
아이 그림 같은 장욱진 작가의 <나무가 있는 풍경, 1965>
그림을 그릴 때면 아이처럼 영혼이 맑아지는 것일까?
그림을 그리다 보니 영혼이 맑아졌을까?
기분 좋아지는 장욱진 작가의 작품이다.
양면시계처럼 전시된 변영원 작가의 <자화상, 1946>과 <여인, 1946>
통통한 자화상은 페르난도 보테로(1932-2023, 콜롬비아) 작품을 떠올리게 했고,
행복해 보이는 여인은 에바 알머슨(1969-, 스페인)의 작품 속 여인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아이를 위해 나비를 잡으려고 살금살금 다가가는 엄마.
한 손은 나비를 향하고,
한 손은 딸의 손을 꼭 잡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엄마들의 자식사랑

나도 천경자 화가처럼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고흥, 이라는 출생 고장을 보며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작가와 친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4학년 때 짝꿍이 고흥에서 전학 왔더랬지~^^)
<청춘의 문>
여인의 얼굴이 인상 깊은 작품.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듯한 그림. 현실과 이상을 표현한 것일까?
그림 중앙은 흑백으로, 위아래는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된 것도 재밌고
그림 아래쪽 화사한 꽃은 '샤갈' 작품을 생각나게 한다.
"우와! 엄청 잘 살았나 봐. 집안에 도르래 우물이 있어."
"등나무 향기가 나는 거 같아."
그림은 혼자 봐도 재밌고, 함께 보면 더 재밌다.
함께 간 동생과 이응노 <등나무> 앞에서 수다를 떨어봤다.
그림자와 어우러진 송영수 작가의 <순교자, 1967>
제목을 모른 채 바라본 조각은 울부짖는 한 아이 같았다.
이 작품은....
음......
해바라기?
우와! 해바라기다.
혼자서도 재밌게 본다.
거북이 등딱지처럼 딱딱해 보인다.
남관(1911-1990)의 <푸른 환상, 1968>.
깊고 깊은 Blue에 빠져들고팠다.
신비롭고, 영롱한 블루.
환기블루와는 또 다른 느낌의 남관블루(이렇게 불러보고 싶었다)~!
따뜻한 그림이다.
달빛이 조명이 된 듯 까마귀를 감싸주는 그림.
이규호 작가의 <야화, 1981>
도자기 작품과 또 다른 테라코타.
* 테라코타는 흙으로 형상을 빚어 구워 것으로 여러 가지 형상의 조각이나 벽돌, 기와, 토관, 기물, 건축 장식용 제품 따위를 점토로 성형하여 초벌구이를 한 것이다.
* terracotta는 적갈색 점토를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운 것이다.
오묘한 빛깔의 유강열 작가의 <작품>
판화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랬다.
판화로 이런 신비한 색과 무늬를!!
2F
내가 보아왔던 김환기 작가의 작품과 질감도, 색감도 새로왔던 <무제, 1960년대> 작품.
이 속에 삼원색, 점, 선, 면이 함께하고 있다.
간결하면서도 힘찬 풍곡 성재휴 작가의 <산수, 연도미상>
선에 있는 점들에 자꾸 눈길이 간다.
사람일까?
나무일까?
히히~ 혼자 상상하다 웃는다.
그래프가 떠오르는 건 나만?
제주에 정착해 제주의 색, 세차게 부는 바람에 날리는 모래로 덮인 황토색을 찾아낸 우성 변시지.
제주도를 떠올려본다.
이런 누런 빛은.... 귤?

신기하게도 황톳빛 그림에 뭉클해진다.
세로로 긴 바다 그림이 끌린다.
얼마 전 이대원 작가의 <배꽃> 작품을 보며 글을 썼는데,
실제로 작품을 보니 찍히고 또 찍힌 점들이 만들어내는 색감에 감탄을 하게 되었다.
김환기 화백은 수많은 점들을 찍어 우주를 만들었다면,
이대원 화백은 나무를 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구나!
https://blog.naver.com/docent_ac/223994200572
간결하면서 색감이 예쁜 오승윤 작가의 <무제> 작품들로 마무리되었다.
한국 근현대미술작가 중 아는 작가이름과 작품이 조금씩 생기는 도슨트 전애희.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연결 짓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곧 수원시립미술관에서도 한국근현대미술 <머무르는 순간, 흐르는 마음> 전시가 시작된다.
오산시립미술관에서 한국근현대미술의 흐름을 봤다면,
수원시립미술관에서 화가 나혜석의 사진첩에서 시작된 머무르는 순간에서 마주한 가족사진을 통해 가족의 모습이 담긴 여러 작가들의 작품, 여행 속에 등장하는 장소와 연결된 작가들의 작품, 나혜석 이후 넓은 세계를 경험하며 예술로 표현한 여성작가들의 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사람은 하나를 더 보면 더 본 이만치
자기 생활이 신장해지는 것이오, 풍부해지는 것이외다.
나혜석
나혜석의 말처럼 오산시립미술관에서 마주한 예술을 통해 성장하고, 삶이 풍부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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