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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애희 Aug 02. 2024

[전직유치원쌤의 일터] 유아동예술교육가

가장 멋진 모방

내 마음을 두드리는 글

"진심으로 행복하고 가치 있는 일임을 선생님이 표정과

온몸으로 보여준다면, 아이들은 평생 예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가장 멋진 모방을 하게 될 것입니다."

                           _ <아이중심 놀이중심의 예술수업>, 김태희

수원문화재단 CA, 유아동예술교육가 2기를 이끌어 주시는 김태희 강사님의 책을 읽다가 가슴이 뭉클해졌다.  글이 나에게 따뜻하게 말을 건네는 거 같았다.


나의 유치원교사 시절

유치원 교사 시절을 떠올리면 그냥 기분이 좋다.

아이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비눗방울처럼 떠오른다.

그 시절 난 머리에 안테나를 세우고, 뒤통수에는 눈을 몇 개 더 달았다. 교실 안에 서른 명 넘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려면 이 정도는 필수였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 리 오너라 업고 놀자." 수업 중에 <사랑가>의 한 소절도 부르며 아이들과 교실 안에서 지지고 볶았다. <사랑가>를 부르던 날 난 어떤 수업 중이었을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다 같이 웃고 있었던 건 확실하다. 난 아이들과 함께 하며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신났다. 물론 지치는 시간들도 많았다. 만 3세 반 아이들 담임을 할 때는 속옷에 붙어있던 O도 제거하고 애벌빨래한 후 담아서 보낸 적도 있었다. 내 비위가 강함에 감사했던 날이었다.(그 후로도 여러 번)


몸이 힘든 건 참겠는데, 신입교사 시절 머리가 많이 혼란스러웠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경험은 내 교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돌발상황을 대처하기엔 부족했다. '다른 선생님들의 교실 안은 차분한데 우리 반은 왜 이렇게 분주하지? 뭐가 문제지?' 멘붕(멘털붕괴)이었다. 하지만 경력이 쌓이면서 난 나 자신과 타협을 했다. 비교 대상 교실환경(몬테소리 교육 유치원)과 우리 반 교실의 환경(몬테소리 교육 +다양한 교육 유치원)이 서로 다르기에 아이들 분위기가 다르다고, 몬테소리 다경력교사와 몬테소리 신입교사는 다를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다양한 연수와 교육, 자체 연수 등을 통해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대화하려고 노력했다.

아이들에게 최대한 민주적인 교사가 되려고 노력했다.


아이들과 함께 나 또한 성장하며

8년이라는 시간을 교실 안에서 함께했다.

그 이후 6년간 원감이라는 이름으로

교실 밖에서 아이들과 함께했다.


잠시 경력보유자로(경력단절자 NO) 지내며 난 새로운 곳으로 눈을 돌려 뚤레뚤레 거렸다. 재미난 일터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안 나는 새로운 일터의 문을 두드려본다.


CA(유아동예술교육가) 2기_수원문화재단

지난 5월 수원문화재단에서 <CA, 유아동예술교육가 2기> 모집에 대해 알게 되었다. 모집 대상 중에 보육교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나에게 유아교육의 길이 새롭게 열리는구나!' 기쁨에 차서 지원서와 수원문화를 주제로 계획안을 만들었다. 운이 좋게도 1차 서류심사에 통과되었다. 2차는 면접, 그날만 떠올리면 아직도 떨린다. 나를 알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나만의 무기인 마냥 들고 갔다. 아이들에게 예술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냐, 아이들에게 문화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 등등 다양한 질문들이었기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른 예술가들과 의견충돌이 생기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이 새로웠다. 7월 첫 모임 이후 매주 월요일마다 소그룹모임을 세 차례 진행했다. CA 선생님들과 과제 연구 및  대화 잘 나누고 있다. 연극, 도예, 목공, 책놀이, 유아교육 서로 분야가 달라서 매번 새로운 세상을 배운다. 나를 나만의 세계에서 꺼내주는 것 같다.


이번주 월요일(7. 29) CA 2기 7명과 함께 김태희 강사님의 강연 및 워크숍으로 한 달을 마무리했다. 유아중심, 놀이중심 예술수업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2가지 활동으로 진행된  워크숍을 통해 내 안의 만 4세, 만 5세 아이들을 불러보았다. 신났다. 진심으로 아이들의 세계에 뛰어들어가는 법을 이제야 배우는 것 같았다.

CA유아동예술교육가로 4개월의 기간 동안 연구하고, 배우고, 시연도 하며 나만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있는 교육 현장에서 수업을 할 것이다. 아니 함께 놀아볼 것이다.


내 심장이 널뛴다.
다시 아이들과 현장에서 만나고 싶다.
더 품어주고 안아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즐길 수 있을 거 같다.


배움을 통해 난 바깥세상에서 배운다. 그리고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모방한다. 나도 모르게 모방한다. 나의 모방은 아이들에게 멋진 모빙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유아중심, 놀이중심 예술수업에 열정적인 김태희 강사님.
워크숍1
워크숍2

글쓴이 전애희

•전직 유치원교사 8년
•전직 유치원원감 6년
•도서관문화강사
_두빛나래어린이도서관 만 4~5세 10회 차 수업진행
_한림도서관 만 4~5세 6회 차 수업진행
_ 한림도서관 초1~2학년 학부모와 함께 1회 차 수업진행

•미술관도슨트 활동 중
•문화예술강사(수원청소년청년재단) 활동 중
_수원시초등학교에서 20회 수업진행(1교시-4교시)
•CA유아동예술교육가2기(수원문화재단)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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