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의사의 스승님 그리고 저는 그저 학생입니다.

지금 저의 스승님은 오직 환자분들입니다.

by 고기완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지만

환자는 의사의 이 피곤한 마음을 치유해 주시는 의사의 치유자이며 저의 스승님이십니다.


평생 35년간 어려운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왜 이렇게 치료가 잘 안 될까? 밤잠을 설치며 집에 돌아와 수많은 책을 찾아보며 공부를 계속하게 됩니다. 왜 이리 나는 실력이 없을까? 스스로에게 원망을 하고 의학적 지식과 임상경험이 부족하여 제대로 환자분들께 치료를 제대로 못 해 드려 치료 효과를 못 보게 되었던 수많은 스쳐간 그 환자분들을 생각하면 나는 너무 나도 미안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쌈짓돈 몇천 원일지라도 그 할머니에게는 소중한 돈이 실 터인데 침 한방에 해결하고자 하는 나의 욕심은 역시나 빗나가게 되었고 잘 치료가 왜 안되냐고 불평불만의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세월은 나의 인생 이력에 도배가 되어 있고 지금도 이력서에 올라갈 예비 경력들로 준비되어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저보고 석사 3개에 박사 2개 그리고 수많은 대학교에서의 강의와 학회 활동 및 화려한 경력을 보며 학위를 수집하러 다니는 취미생활자라고 놀리지만 저는 그저 제자신이 너무나도 아는 게 없고 부족한 열등감 속의 몸부림의 흔적들이고 지금도 밤낮없이 책을 뒤적거리며 공부하는 그저 호기심 많은 학생일 뿐입니다.


그렇게 살아온 35년의 임상의로서 난치환자를 매번 볼 때마다 저 자신이 왜 이리 초라하고 부끄러운지 모르겠습니다.


환자는 의사의 이 마음을 이렇게 치유해 주시기에 의사는 다시 피곤한 마음을 다시 잡고 행복하게 오늘도 진료를 시작합니다.


이러한 환자분의 격려와 사랑은 더 많은 어려운 환자를 보게 해 주시는 제 삶의 원동력 보약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