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같이 먹고 싶어요,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기업의 꿀
운 좋게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담임 멘토로 일을 했던 나는 몸 담고 있던 기관이 다음 해 창업지원기관으로 선정되지 못하여 계약 만료로 퇴사가 결정되었다.
다른 기관보다 크게 잘한 것은 없었지만, 또 크게 못한 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나는 내년에도 지금처럼 계속 일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10년 전부터 본 이곳은 이렇게 일해도 계속 일 할 수 있는 곳이었으니까. 일을 제대로 못해도, 일을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계속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을 봤으니까. 이런 사람들도 아직까지 이곳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나도 당연히 계속 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왜... 나만... 저들은 지금까지도 잘만 꿀 빨고 있는데... 왜... 나만...'
퇴사가 결정되고 나는 참 많이 억울했다.
나는 사회적경제가 아닌 곳에서 일한 적이 있다. 나는 그곳에서 너무나 힘들었다. 하루하루가 치열했던 그곳... 그래서 나는 여기의 소중함을 잘 안다. 나는 따뜻하고 달콤한 이 꿀, 이 사회적경제의 소중함을 너무나 잘 안다. 소중함을 알기에 나는 잃고 싶지 않았다. 나는 계속 꿀을 빨고 싶었다.
그런데 나만 빨대가 사라졌다. 여전히 저기서 사람들이 계속 꿀을 빨고 있는데 나만 빨대가 사라진 것이다.
'왜... 나만... 저들은 오늘도 내일도 계속 꿀 빨고 살아갈 텐데... 왜... 나만... 억울해. 억울해. 너무 억울해.'
퇴사한 지 몇 달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억울했다.
"멘토님, 오랜만이에요.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다름이 아니라 여기 지원센터에 자리가 하나 났는데... 지원해 볼 생각 없으세요? 생각이 나서 연락드립니다."
입 안에서 단내가 느껴졌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꿀의 향기였다.
"아...! 그렇군요...! 제가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깊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연락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지원 기간이 다음 주까지군요. 시간이 좀 있네요, 하하. 심사숙고한 후 지원하겠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달콤한 꿀을 빨 생각에 나는 그간의 억울함이 싹 사라졌다.
잘하면 나도 다시 꿀을 빨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들처럼.
나는 다짐했다.
'이번엔 절대로 내 빨대를 잃지 않으리...'
보면 볼수록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 여기에는 논리나 이유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