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램
구월의 바람
파아랗고 높디 높은 하늘을 보면,
너와 내가
마음껏 生을 구가하기에 너무나 모자란 나날들
그 하늘을 물끄러미 보면서
하이얀 구름으로 어느새 너의 얼굴을 그리고 있다.
개기일식으로 한껏 뽐을 내었던 낮달은
다가오는 어둑한밤의 치맛자락에 앞에서는
어쩔수 없이 손톱 초생달을 만들며
전봇줄에 걸터 앉아 나를 내려다 본다.
달리는 퇴근길 버스에서,
창문을 열어 손을 내밀고
쫘악 편 손바닥으,로 구월의 바람을 애무한다.
그 순간 애매한 데쟈부가 엄습하는데....
그 촉감은
솜털 보숭보숭한 아이의 뒷 잔등이를
거친 손바닥으로 긁어주던
20년전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그랬다.
구월은 생애 첫아이가 태어난 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