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닭가슴살을 드시고 계신가요?
지난 시간에는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든 '초가공식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첨가물들이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었죠. 몸에 좋다더라, 하는 음식을 찾기 전에 식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이러한 초가공식품을 멀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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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우리는 초가공식품을 얼마나 먹고 있을까요?
2018년 한국인 영양 조사를 바탕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은 전체 음식의 약 30%에 가까운 양을 초가공식품을 통해 얻고 있습니다. 이는 50%가 넘는 미국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이지만, 점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초가공식품의 섭취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20-30대의 경우 나트륨과 당류의 제1 섭취 급원이 초가공식품이었습니다.
이런 초가공식품의 섭취의 가장 심각한 결과는 무엇일까요?
바로 비만과 암입니다.
대부분의 초가공식품은 대부분 영양학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연구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열량과 당류, 지방, 포화지방, 나트륨 섭취량은 증가하며, 탄수화물,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섭취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가공식품은 이러한 성분의 차이뿐 아니라 맛 자체도 자극적이기 때문에 과식을 유도하게 됩니다. 또 장기간 섭취 시 장-뇌 신호 전달에 영향을 미쳐 단맛과 기름진 맛에 대한 갈망을 높일 수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사람의 뇌는 단맛 혹은 기름진 맛 한 가지에 대한 갈망보다는 두 맛을 동시에 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각각의 맛이 다른 경로를 거쳐 뇌의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공식품들이 당류와 지방을 포함시켜 제품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야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렇게 지방과 당류가 많은 식사는 필연적으로 체중증가, 비만에 영향을 미칩니다. 초가공식품 섭취가 늘어날수록 과체중 위험은 36%, 비만은 51%, 복부비만은 49%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만은 그 자체만으로도 암 발생에 기여할 수 있고 당뇨와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특히 초가공식품과 암의 발생이 연구가 많이 되었는데 특히 초가공식품 섭취가 10% 증가할 때마다 전체 암 위험과 유방암 위험이 10% 이상 증가하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 외에도 대장암, 위암, 난소암과의 관련성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정상 체중인 사람들도, 지방, 나트륨, 당류가 높지 않은 제품을 먹었을 때에도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암 위험이 여전히 높았다는 점입니다. 즉, 닭가슴살 완제품처럼 ‘건강식’을 표방하며 저나트륨, 저지방으로 만든 제품이라 해도 초가공식품이라면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죠.
대체 왜 그럴까요?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개별 식품 첨가물은 인체에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섭취한 모든 식품의 누적 섭취량과 여러 가지 첨가물을 동시에 먹었을 때의 상호작용(칵테일 효과)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또 대부분의 물질이 동물 대상 연구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발암성에 대해서 인간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또 첨가물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아도, 조리 과정을 거치면서 발암물질이 생성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질산나트륨이 포함된 육가공품의 경우 고기를 태우거나 너무 익히면 발암성 니트로사민이 형성될 수 있고, 대장암 유발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감자튀김, 비스킷, 빵 또는 커피와 같은 초가공식품에서 가공 중에 오염물질(예: 아크릴아마이드)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최근 연구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도 아크릴아미드 섭취가 늘어나면 신장암 및 자궁내막암 위험이 늘어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현재 유럽식품안전청은 아크릴아마이드를 독성 물질로 분류하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환경호르몬’이라고 부르는 ‘내분비 교란 물질’들이 초가공식품의 또 다른 문제점입니다. 이들은 초가공식품의 플라스틱 포장을 통해 체내로 흡수될 수 있습니다. 내분비 교란 물질들은 우리 몸의 단백질 수용체에 대신 결합해 불필요한 세포 반응을 유도할 수 있고, 결국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초가공식품의 특징들이 우리 건강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초가공식품들은 비만, 암을 높인다는 근거는 뚜렷합니다. 이 외에도 초가공식품의 섭취는 전체 사망률, 당뇨, 심장 혈관 질환, 기능성 장장애, 우울증 발생까지 높인다는 연구들이 존재합니다.
어떠세요? 저는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우리의 식탁을 돌아봐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누구나 삼시세끼 집에서 밥을 해 먹을 수 있고, 자연식을 먹을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 우리는 자주 놓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조금씩 바꾸어가면 좋을까요?
함께 한 번 생각해 봅시다.
■ 간식이나 가공식품을 일상적으로 사두지 않습니다. 먹고 싶다면 그 순간 필요한 만큼만 사서 먹습니다.
예) 추천하는 간식 : 고구마, 과일, 요구르트, 견과류, 우유, 두유, 차류 등 자연식품
■ 자주 먹고 있는 초가공식품이 있다면 대체품을 찾아봅니다.
예) 닭가슴살 완제품 → 순살 닭가슴살 정육
단백질바 → 두유 + 견과류 + 계란
베이컨 → 대패 삼겹살이나 목살
■ 가공식품 고를 때 첨가물 적은 것 찾아봅니다. (최소한 이것만은 피해 보세요)
예) 당류 (과당, 콘시럽, 액상과당, 설탕, 백설탕, 물엿, 시럽, 과즙), 유지 (팜유, 야자유, 콩기름, 쇼트닝),
아질산나트륨(발색제), 안식향산나트륨(보존제), 아황산염(표백제), 캐러멜 색소, 타르색소
■ 가공식품 노출 빈도 자체를 줄이면서 집밥을 늘려봅니다.
예)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직접 조리해서 먹어보기
자연에 존재하는 식품을 직접 조리해서 먹는 것이 가장 건강한 방식입니다. 아무리 자연식품이라 할지라도 유통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첨가되기 쉬우니까요. 결국 집밥을 사수하는 것이, 내 건강을 지키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바쁜 현대사회에서, 과연 어떻게 조금이라도 집밥을 사수하는 생활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요?
다음 글 예고 : 나의 집 밥 수준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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