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그래도 첫 글이니까 소개부터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이 불편해서 취직은 생각도 안 한 한량이었는데,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번역으로 먹고사는 일본어 출판 번역가. 책을 좋아해서 집에 책이 한가득이면서 또 사서 쟁이기가 특기인데, 이쪽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10명 중에 9.9명은 그럴 테니 대서특필할 것은 못 된다.
주 서식지는 경기도 OO시 한 아파트의 내 지저분한 방. 그리고 걸어서 5분 거리인 대형마트 내 카페이다. 약속이나 콘서트, 공연 등의 이유로 한 달에 두어 번 꼴로 서울에 출몰하는데, 사실은 3시간 이상 외출하는 것을 싫어하는 귀차니스트 집순이다.
소설과 에세이를 주로 읽고 번역하는 장르 또한 이쪽에 치우쳤다. 마음공부류 자기 계발서도 좋아해서 열심히 읽는다. 전공 성적도 별로였고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며 살지만 미련이 남았는지 신간 철학서를 보면 카드를 긁고 싶어 손가락이 꼼질거린다. 불교와 철학 공부를 다시 제대로 하고 싶다고 늘 생각(만) 한다.
3년 전부터 취미로 뜨개질을 시작했다. 동영상을 보며 따라 뜨는데(유튜브는 신세계) 조금만 어려우면 안 하려고 들어서 매번 기본적인 것만 뜬다. 창작과는 거리가 먼 초보 니터지만 번역 작업실 겸 뜨개 작업실 겸 서점 겸 카페를 차리는 것이 목표다. 코바늘보다는 대바늘이 성미에 맞고 주로 옷을 뜬다. 언젠가 내가 만든 옷을 돈 받고 팔아보고 싶다.
'팬질은 그대의 삶을 풍요롭게 하리라'가 신조다. 한 연예인의 오랜 팬이어서 활동기에는 팬 활동하느라 덩달아 마음이 분주해진다. '어덕행덕'과 '취향 존중'의 정신으로 살고자 하지만 몇 번 내가 불쾌한 일을 당하고 나니 이 사람에 관한 일이라면 예민해져서 파르르 떤다.
세상만사 ‘그러려니’나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살고자 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이리저리 흔들리고 울고 웃으며 살고 있다.
이 짧은 소개 글로 나를 전부 담진 못하겠지만 대충 이런 사람이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말하면서 살고 싶어서, 아무 말 넘치는 일상을 진지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아직 시스템을 파악하지 못했다. 좀 더 예쁘게 꾸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쓰다 보면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