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시리즈] 백합

흐려지지 않은 꽃

by dodamgaon

고요한 정원 한가운데, 하얀 백합이 피어 있었다.

꽃잎은 눈처럼 맑았고,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은은한 향기가 퍼져 나갔다.


아이의 눈에 백합이 들어왔다.

“왜 백합은 이렇게 하얄까?”


대답은 들리지 않았지만, 꽃잎은 햇살을 받아 더욱 빛났다.

마치 세상의 먼지가 닿아도 흐려지지 않는 마음처럼.


밤이 되자, 달빛이 백합 위에 내려앉았다.

순백의 꽃잎은 등불처럼 환하게 빛나며, 곁에 있는 사람의 얼굴까지 맑게 비췄다.

향기는 바람을 타고 번져 나가, 멀리 있는 이에게도 전해지는 듯했다.


아침이 밝았다.

백합은 여전히 고요히 서 있었고, 그 향기와 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잠시 스쳐 가는 꽃이 아니라, 오래 기억 속에 남는 꽃이었다.




※ 작가의 말

시간이 흘러도 오래 남는 건, 결국 가장 맑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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