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점프 Jun 23. 2022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는 것_오리고기 파는 판사

그냥 생각


바보같은 나라도
부둥켜 안고 살아갈 용기




판사를 그만두고 오리고기 식당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었다.


처음 드는 생각은


'뭐야? 판사??

내가 아는 그 법원의 판사?'



'말도 안돼,,,,,

다 내려놓았다고?

미친거 아니야..?'


글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겠다고 결심했다네."



이 새벽에,,,, 갑자기,,

눈물이 왈칵...


뜨거운 무언가가 언치부터 식도까지 솟구쳐 올랐다.


'좋겠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나는 무엇을 좋아했더라...

내가 무엇을 할 때 기뻤었지...?


바닥부터 천장까지

켜켜이 쌓여있는

숙제들을..


정신없이 하나씩 헤치우느라..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들을

다 잊어버린 것 같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것들을

자꾸자꾸 미뤄놨었다.



"그래.. 다음에 하자..

조금만 더하다가.. 나중에..

숨 쉴 여유있을 때..

그때 하자"



그렇게 치즈들을

한쪽에 미뤄놓고 미뤄두다..


어느 날 돌아보니

썩어서 뭉그러져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썩은 치즈를 부둥켜 앉고 사는

멍청한 쥐가 되버린 것 같다.


구멍난 쌀자루를 낑낑대며 짊어지고 가다

세월이 지난후 뒤돌아 보니

빈 껍데기가 어깨에 척 걸쳐져 있는 느낌이랄까..


하늘도 파랗고

날씨도 쨍한데


나는 왜 여기있는지 모르겠는 느낌.



오리고기를 굽는 판사가 부럽다.

자기 안에 강렬한 무언가를

알아채는 사람이 부럽다.



다행이다. 지금이라도,,

내안에 썩어있는 치즈라도

알아채서 말이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내 안에 무엇가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낸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일이다.




오늘 아침엔,,,,


멍청하고 바보 같은 나라도

부둥켜 안고 화해할 용기가 필요한

아침이다.







작가의 이전글 (서평) 소설 '하는,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