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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닥도닥 Sep 27. 2020

우리도 파블로프의 개가 될 수 있다(?)

일상에서의 고전적 조건형성

도닥씨는 작고 소중한 회사원이에요. 도닥씨의 일상을 통해서 고전적 조건형성에 대해서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어제 밤에는 도돌씨가 야식을 맛있게 먹었는지 만족스런 얼굴로 집중해서 일을 하고 있네요. 

도돌 : (어제 주문한 택배가 지금 어디쯤 있지..오호..... 어제 밤 축구 경기 누가 이겻나...)

도딜씨가 딴짓을 하다 갑자기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네요.

도돌 : 아 팀장님 회의 들어가셨지 참 (마우스 딸깍딸깍)


어떻게 시간이 흐르는지 모르게 도돌씨는 계속 마우스질을 합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지이이잉(자동문이 열린다)"
도돌 : 타닥(Alt+Tab, 화면을 바꾼다)
팀장 : 다들 열심히 일 하고 있나요? (두리번두리번)


도돌씨의 뒤를 지나가는 팀장님이 도돌씨의 모니터를 힐끔 쳐다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도돌씨의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요. 그리고 너무 자연스럽게 도돌씨는 자기 일을 합니다. 옆에 앉은 도순씨는 늘 있는 일이라는 듯 대수롭지 않게 쳐다보고 도돌씨는 겸연쩍게 웃습니다. 


방금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요?


 도돌씨가 보인 행동은 고전적 조건형성이라는 행동심리학 용어로 설명할 수 있어요.

 고전적 조건형성은 무조건 반응을 일으키는 무조건 자극이 중립 자극과 연합되어 만들어진 조건 자극만이 제시되어도 조건 반응이 일어나는 현상을 뜻합니다. 원래 공부로 배우면 쉬운 것도 어렵게 들리는거 알죠? 그럼 쉽게 풀어봅시다.


사실 모니터가 노출되기 쉬운 출입구(자동문) 옆자리에 앉은 도돌씨는 이전부터 상사들에게 근무태도 때문에 잦은 지적을 받았어요. 한 번, 두 번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도돌씨도 방법을 마련했습니다. 바로 자동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바로 Alt+Tab을 누를 수 있도록!


도돌씨가 딴 짓을 할 때 상사가 들어와서 이를 보고 눈을 찌푸리거나 화를 낸다면(무조건 자극) 도돌씨는 기가 죽고 긴장하게 됩니다(무조건 반응).


처음에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지이이잉)는 도돌씨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중립 자극) 상사가 들어와서 본인의 모니터를 보고 기분이 나빠지는 것(무조건 자극)과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어요. 이 과정을 연합이라고 합니다.


이제 도돌씨는 자동문 열리는 소리(중립 자극→조건 자극)만 들려도 마치 상사에게 혼나는 반응(무조건 반응→조건 반응)이 상상되어 화면을 교체하는 행동을 하게 되었어요.

   
이처럼 고전적 조건형성은 우리가 경험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이제 도돌씨가 퇴근하고 있습니다. 터덜터덜 길을 가던 중 집 앞 모퉁이에서 갑자기 발을 멈춥니다. 늘 지나던 길이지만 어제부터 도돌씨에게는 다른 의미가 생겼거든요. 어제는 이 모퉁이 맞은 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강아지가 짖어대는 통에 강아지에게 물릴 것 같아 뒷걸음질 쳐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그 일이 생각나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두근 대고 무서운 느낌이 듭니다. 이 또한 고전적 조건형성으로 설명됩니다. 고전적 조건형성은 인간의 적응적 행동을 돕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특정한 공포증을 형성하는데 기여하기도 합니다.



글쓴이 : 곰곰이

심리상담사

사람을 만나고 마음으로 이야기 합니다. 심리학과 상담에 대해 나누고 싶어 도닥임을 시작합니다.


그린이 : NA (인스타@nabong_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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