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om/shorts/9zpT0it6Wyc?si=38wI6Sm0J9vpnyI0
쇼츠를 보다가 이런 영상을 보게 되었네요~
순간 이게 뭐지? 하고 당황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일견 타당해 보이는 면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에 적극 동조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쿨하고 멋지고 효율적이니까요)
다만 지극히 자신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편협하고 위험한 시각이란 생각이 들어 글을 씁니다. 조정식 강사의 개인 전반이 아닌, 위 쇼츠에 나온 내용에 국한합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의 쇼츠를 학문의 상아탑이라는 대학 중의 간판, 고려대학교 학교 쇼츠로 올린다는 것도 참 씁쓸합니다.
조정식의 생각에 대해 제가 가지는 우려는
첫째, 조 강사는 학생들을 돈으로 보면, 오히려 내 생계를 책임져 주는 사람이기에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데, 이는 모든 것을 자본중심으로 치환하게 하는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식이면 일개 강사가 아니라 학교 선생님들 역시도 학생들을 돈으로만 봐야 합니다. 그 편이 더 학생들에게 잘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일은 해당 과목이나 분야 외에도 더 높은 윤리의식을 요구합니다. 그건 알게 모르게 가르치는 사람의 가치관이 배우는 사람에게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르치는 사람이 돈을 제 일 목적으로 두는 순간, 자신이 생각하는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못하는 학생은 더 이상 학생이 아니게 됩니다. 사회에서 강사와 선생을 다른 직업보다 인정해 주는 분위기는 그들에게 더 높은 도덕적 책임 의식을 지우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직업인인 강사라 생각할지 몰라도 이미 어린 제자들이 자신을 선생이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 강사 역시도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학생이 아니라, 제자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도 망각한 것 같습니다. 강사와 학생, 스승과 제자가 세트로 어울리는 어휘이기 때문입니다. 교육비즈니스의 정점에 선 조강사가 교육의 윤리적 도덕적 책임은 피해 가면서도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둘째, 조 강사는 아마도 자신은 대단위 강사이기에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1:1 이 아닌, 여러 명의 학생들을 두고, 또는 카메라 너머의 누군지도 모르는 다수의 인강 학생들에게 수업하는 조 강사의 입장에서는 그저 가르치는 데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런 환경에선 그것이 다수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제일 효과적인 방법임에도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조 강사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버리면 대부분 소수로 밀착해 공부를 가르치는 선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조 강사는 물론 잘 가르쳐야겠지만, 학생의 성적에 목숨을 걸 필요는 없는 입장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성공한 케이스도 많지만 실패한 케이스도 많은 것이 바로 대형, 인강 강가들이라는 말입니다.
조 강사의 수업을 듣는 많은 학생들 중 누구나가 1등급을 받지 못합니다. 조강사의 수업을 듣든, 그렇지 않든 두 집단의 성적 분포는 비슷하게 나옵니다. 즉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됩니다. 조 강사는 성공 케이스만 강조하면 됩니다. 하지만 훨씬 더 많은 실패 학생들이 있습니다. 성공하면 강사 덕, 실패하면 학생 탓인 구조 속에 있는 것이 조 강사란 말입니다. 어떤 학생이 실패했다고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위치에 있기에 아주 심플하게 학생을 대할 수 있습니다. 인강을 듣는 듣지 않든 그건 학생의 탓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 강사는 수업만 잘하면 되는 직업인에 가깝죠.
하지만 대부분 지역의 작은 학원, 좀 더 크게 잡아도 중형 학원들은 강사와 학생들이 상호 밀접하게 소통해야 합니다. 공부란 것이 강의만 가지고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생과 직접 대면해 농담도 하고 그 학생의 멘털도 관리해 주고 친구 관계까지 조언해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강사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학원들은, 수업하면서 인강 찍고, 조는 학생이 보이면 강의실에서 내 보내기만(조 강사가 다른 영상에서 자신은 졸면 자신의 강의실에서 내 보낸다고 했었습니다) 하면 되는 학원들이 아닙니다. 잘하는 아이들만 받아 핵심 강의만 해도 되는 학원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부모님 상담도 해야 하고 학교 내신도 개별로 봐줘야 하고, 틀린 문제도 친절하고 차분하게 몇 번이고 가르쳐 줘야 하는 게 선생과 강사의 역할입니다. 공부 중 피곤하면 농담도 좀 해서 환기도 해주고 때론 연애문제도 상담해서 집중에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해 주기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조 강사의 생각은 대부분 강사들의 생각과 행위가 잘 못 되었다고 지적하는, 즉 대다수 강사들의 생활과 생각을 무시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강사의 층위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모두 사교육 강사라는 말로 묶어 버린 것이 문제입니다.
셋째, 조 강사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쇼츠에 나와 있습니다. 쓸데없이 선생이라고 무언가 아는 체하지 말고, 꼰대 마인드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죠. 저는 이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정승제 강사가 자신을 선생이 아니라 생선이라고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하죠. 선생들 중에서는 자신이 무엇이라도 되는 양, 학생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과목 외에 학습과 관련 없는 가치관들을 주입하려는 잘 못된 생각을 가진 선생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건정하고 바람직한 생각이 자본추구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거기에 혼자서 생각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입 밖으로 그 생각을 발설하는 순간 모든 의미는 퇴색됩니다. 쇼츠에서 조 강사는 과목에 대한 지식, 그리고 학습 태도만을 강사는 말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돌아다니는 쇼츠들을 보면 누구 보다 더 열심히 학습태도 개선, 정신 교육이라는 명목의 인생 설파를 많이 하는 것이 조 강사 본인입니다. 말과 행동이 다릅니다. 왜냐하면 학습태도라는 것은 학습이 붙어 있을 뿐, 기본적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강사 본인은 학습태도만 이야기했다고 착각할 수는 있습니다만, 학생의 태도를 이야기할 때, 학습과 관련한 부분만 때어서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삶에 대한 바른 자세, 노력의 중요성 등 인생 전반과 관련한 사항을 설파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강사와 선생입니다.
처음 말한 대로 돈을 주기 때문에 쿨하고 열심히 잘 가르친다면 똑같은 돈을 주는 학생 중 질문을 많이 하는 등, 품이 많이 드는 학생은 자본의 논리에 따르면 비효율적인 학생이니 얼마너치 질문을 받았으니 이제 질문은 그만해라! 고 말해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조강사는 스스로 자신의 생각인 그런 서비스 강사(물론 저 역시 일개 서비스직인 강사에 불과합니다만)에 머무르면 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가 선생으로 불리고(본인은 제대로 가르치기만 하면 되는 강사 나부랭이가로 생각할지라도) 있고, 학부모, 학생, 그리고 무수히 많은 강사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파급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학교나 학원 선생님들 중에도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받은 만큼 일한다는 이유로, 학생들과 인간적 관계를 맺으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학생들과 일정 거리를 두는 선생들이 많습니다. 과연 이 것을 교육이라 할 수 있을까요?
좋은 선생이 되려면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선생과 강사들이 좋은 선생이 되지 못합니다. 그저 선생, 강사 나부랭이나 되는 거죠.
저 쇼츠의 청자가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대형 학원 강사들에게 하는 말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넘어갈 수는 있겠습니다. 다만 불특정 다수가 보는 쇼츠에 올렸다는 것은 일반 강사, 교사, 교강사를 준비하는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까지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을 판단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냥 자신의 주변에 있는 선후배 강사들에게만 자신의 비법이나 강사의 태도 tip 정도로 풀어냈어야 할 발언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학 시절부터 품었던 생각 하나가 떠오릅니다.
“모든 선생은 윤리 선생이어야만 한다~”
저역시도 학생들에게 돈 내고 배우는 거니 쌤을 괴롭혀서 나한테서 많이 뽑아가라고 말합니다.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이나 성적이 좋지 않아 에너지가 많이 드는 학생들은 교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그때일수록 누구보다 돈에 구애받지 않는 선생이란 이름을 새기며 학생들을 대합니다. 그래야 매번 진정성 있게 학생들을 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일들이 자본으로 치환됩니다.
하지만 가르치는 모든 일까지 받은 만큼 가르친다(이 말은 받은 게 적거나, 학생의 효율이 떨어지면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는 말과 같습니다)는 말로 치환된다면 인간 사이의 진정한 관계는 다 허물어질 것입니다.
“난 받은 만큼 최선을 다해서 가르쳐요~!” 일견 쿨하고 멋져 보이고 효율적인 멘트인 것 같습니다만 과연 이 안에 어떤 진정성 있는 관계의 씨앗이 싹틀 수 있까요?
그저 조강사가 학생과 직접 개별적 소통이 필요 없는 대단위, 인강 강사이기에 할 수 있는 말 정도로 생각하렵니다. 잘 가르치고 알아서 집중해서 인강 듣고 깔끔하게 헤어지면 되는 쿨한 관계니까요.
제가 이런 멘트를 이 작은 공간에 긁적인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겠죠. 다만 이 글을 통해 조강사의 말에 솔깃했던 대부분의 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계신 분들에게 생각할 계기를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조정식 #가르치는일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