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집중되는 대학 진학에 대한 여러 생각들

by 도도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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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시철이 지나면서 네이버 글 중 입결 관련 글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아래 글은 제가 생각 나는 대로 써내려가는 글임을 먼저 밝힙니다.


과거보다 형편 없어진 지거국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저는 부산대학을 나왔습니다. 전공은 신문방송학이죠. 개인적으로는 고3 시절, 부산대와 중앙대, 한국외대를 붙었죠. 당시엔 수시로는 거의 뽑지 않았습니다. 이름도 수시가 아니라 특차였죠. 거의 수능 정시로 대학을 가던 때였습니다. 이름이 정시지, 당시엔 내신 점수도 들어갔고 논술도 쳤습니다. 가, 나, 다군 세 번의 원서를 쓸 수 있었습니다.

중앙대는 경영학과, 한국외대는 신방과, 부산대도 신방과였습니다.

가고 싶었던 대학은 당시 인기가 절정이었던 중앙대 광고홍보학과였습니다만, 배치표상 성적이 부족했습니다. 지금 같은 인터넷이 없던 시절, 입시 업체에서 나눠주는 종이 배치표를 기반으로 판단하고 지원해야 했죠. 합격해야 한다는 목표로 적정한 수준의 대학들에 지원을 했습니다. 지금처럼 지원자를 기반으로 진학사 막대 갯수 같은 건 없었죠. 재수는 대안에 없었습니다. 안정 지원으로 셋 모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합격 후, 같은 신방과라면 한국외대 보다는 그저 집과 가까운 대학을 가는 편이 좋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당시에도 서울에 대한 동경은 있었지만 지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집에서 대학을 다녔죠. 국립대라 학비도 절반 이하로 쌌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집을 떠나 서울에 살고 싶지 않았고 지금도 저는 지방분권주의자입니다.


졸업 후, 회사도 그룹 공채로 미디어사에 들어갔고, 영화 전공으로 동대학원도 졸업했죠. 즐거운 추억들입니다. 첫 발령도 경남으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지금의 바른공부연구소까지 부산, 경남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만약 제 아이나 제 제자가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면 저는 서울을 추천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물론 저렇게 지원하지도 않았겠죠. 취업에 더 용이한 계약학과나 대학, 특성화 진로를 선택할 가능성도 높았을 겁니다. 이제는 적성 같은 것, 재미있을 것 같은 것 보다는 미래 취업,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된 현실적이고 지능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당시 아버지께서는 세무공무원이셨죠. 그리고 그 일을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고2 무렵 진로를 고민할 당시부터 안정된 직장을 추천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공무원이신 아버지의 생활이 싫었습니다. 9 to 6의 삶이 무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대에 가고 싶기도 했고요. 예술이 하고 싶었습니다. 회사에 박혀 월급쟁이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대를 선택하기에는 제 용기가 약했습니다. 현실을 이겨 나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예술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문과 내 전공들을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신문방속학이었습니다. 당시엔 드라마의 영향으로 문과에서는 신방과, 이과에서는 건축학과가 말도 안되게 인플레이션이 심했습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환경도 변합니다. 지금의 저라면 어떤 진로를 선택할 지 사실 고민도 어렵습니다. 그저 취업이 어려운 현실이니 밥벌이만 괜찮은 진로면 적성과 상관 없는 지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반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시대는 변하고 작금은 그 어느 때보다 변화가 심하고 쉽게 미래를 단정하지기도 어려운 시대가 되어 버였습니다. 지금 트랜드를 쫓는 선택은 미래에 좋지 못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평생 인생에 아쉬움을 남길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진로 상담을 할 때 일단 가슴 뛰는 미래가 무언지 생각해 보게 끔 합니다. 모든 자신의 미래는 거기에서 시작되어야 하니까요. 이는 존재론적 질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 세태는 인서울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당연 10% 이내의 대학이라면 서울로 가야겠지만, 그렇다고 행복한 미래가 담보되는건 아닙니다. 현 세태와 상황이 그러하니 확실히 미래가 담보되는 의대의 인기가 미친 듯이 오른 거겠죠. 지금까지 변해온 것과는 몇 배나 더 사회의 변화 속도는 빠를 겁니다. 사실 의사들 역시도 20년 후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저 최고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니 덜 불안하긴 할 겁니다. 어른들은 이해하겠지만 인생은 늘 불안의 연속입니다. 대기업을 가더라도 언제 도태될 지 모르고, 공무원은 적은 보수에 늘 불만입니다. 전체 기업에서 10% 정도도 되지 않는 대기업도 그러니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죠.

이 대기업과 공기업의 상대적 안정성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무지막지한 공부의 스트레스를 강요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도 안타깝습니다. 일단 10%의 대학에 들어가야, 비슷한 수치인 10% 대기업에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제가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은 100% 확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0%면 우리가 알고 있는 중격외시 서성한 그 언저리에서 끊깁니다. 그럼 그 아래 건동홍숙이니, 국숭세단이니 이런 대학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런식으로 접근하면 10%에 들지 못할 경우 지역 할당제가 있는 지거국이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현재 지거국의 점수는 훨씬 떨어져 있지만 말이죠. 이렇게 꾸역꾸역 인서울 하는 것이 정답은 아님에도 너무나 서울 집중화 되어 있습니다. 쉽게 지역에 남으라고 조언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타인의 인생을 조언하는 일은 참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지방분권자인 저로서는 참 씁슬합니다.

단순 점수가 아니라 대학 졸업 이후의 삶을 생각해봅니다. 서울 경기에 인구의 50%가 산다는 말은 그 외 지역에 나머지 절반이 살아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일본은 우리의 서울대와 같은 동경대학만이 최고의 대학이 아닙니다. 교토대학도 동경대만큼이나 좋은 대학입니다. 각 지역에서 좋은 지역 인재가 몰리고 그 지역 인재가 졸업하여 지역에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래야 국가가 균형잡히게 발전합니다. 단순히 서울대 10개 만들기 같은 것에 찬성하는 말이 아닙니다. 지역에서 인재가 배출되어도 그 지역에서 정주하며 살지 못하면 서울대 10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단순히 교육부 관할 전략이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지역에서 서울로 대학을 보내면 쓰지 않아도 될 정주비를 지출하게 됩니다.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학비 외에 나가는 돈이 거주비와 식비로 5000만 원 정도 됩니다. 이미 시작부터 서울에 집이 있는 아이들과 지역에서 서울로 올라온 아이들은 차이가 나게 됩니다.

졸업 이후 취업한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졸업해 서울에서 취업하고 머무르게 될 경우 지방에 있는 부모님과는 1년에 한 두 번밖에 만나지도 못합니다. 점차 서울 속에서 섬 같은 존재가 됩니다. 내 자식을, 내 부모를 만나는 일이 연례 행사가 되어 버립니다. 서울에 사는 부모들은 손쉽게 손주들을 봐줄 수도 있죠. 여기서 지출되는 낭비는 너무 큽니다.

서울 출신 아이들은 이 이점들을 모두 안고 살아갑니다. 지방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너무나 손해가 큽니다.

누구는 지역 할당제가 서울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따져나가면 과연 역차별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아버지는 65살에 뇌출혈로 쓰러지셨죠. 16년이 지난 지금도 살아 계시지만 제가 서울에서 취업을 했다면 아버지는 누가 모시죠? 모든 책임을 어머니에게만 전가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부모님댁에 찾아갑니다. 운전하면 1시간 내외로 찾아갈 수 있죠.

자식으로 태어나서 언제 돌아가실 지도 모르는데 명절 마다 일 년에 한 두 번 본다면 10년을 더 사신다고 해도 20번 밖엔 만나지 못합니다. 20번 만나면 부모님께서 돌아가신다고 생각하면 너무 쓸쓸하지 않나요? 가족은 자주 만날 수 있어야 가족입니다.


저는 제 아이의 아이들을 가까이서 돌봐주고 싶습니다.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말도 아닙니다. 아이들의 가족과 가볍게 왕래하며 필요할 땐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는 거리에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웬만하면 모두 서울로 올려 보내야 합니다.

과연 어떤 선택이 우이와 우리 아이들을, 취업에서만이 아니라 진정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요?


저는 부산 지역에 살고 있고 서울 보다 훨씬 좋은 생활 여건이라고 확신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바다는 조금만 나가면 볼 수 있고 산도 가깝습니다. 서울에는 문화 인프라가 좋다고는 하지만 부산 정도의 도시는 문화에서 그리 밀리지도 않습니다. 공연이나 전시회 등이 부족할 순 있으나 매달 한 번씩 보는 콘서트를 위해 서울에 사는 선택을 하는 바보는 없습니다. 교통도 잘 되어 있어 뮤직컬을 보러 ktx를 타고 필요할 때 올라가면 됩니다.

문화 차이가 나니 서울이 좋다는 말은 완전히 잘못 된 말입니다.


지역이 무너지면 서울도 없습니다. 도시 국가도 아니고 서울 일극체제로는 모든 인구가 효율적으로 안락하게 살 수도 없습니다. 모든 시골 지역까지 살릴 순 없더라도 각 지역을 다극화해서 각 지역별로 지역민들이 정주할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역에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그 일자리에 필요한 인재가 지역에서 길러져야 합니다.


지금의 서울 중심으로는 도저히 미래가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시스템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과 그 부모들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라고 밖에 조언해줄 수 없는 현 상황이 씁쓸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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