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멀지는 않은 장소로의 여행
비가 하루종일 찔끔찔끔 내렸던 하루의 끝.
물을 한 잔 마시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문득 어떤 주제로 글을 써볼까 하다가,
가고 싶은 곳을 몇 군데 적어보기로 했다.
상상력이 풍부한 스타일이라,
생각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을 때가 있다.
오늘은 생각의 발자국을 따라 가보는 시간.
나는 온전하게 자유로워질 때 어디에 가고 싶을까?
일과 관련된 것은 빼고,
'나의 여행'이라는 주제에만 집중했다.
1. 크리스마스/호주 여행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이라,
겨울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풍경은 그대로이고, 날씨만 좀 따듯했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추운 겨울이 감당되는 건 크리스마스 덕분.
어딜 가나 화려한 장식이 있고,
서로의 선물을 준비하는 그 북적임이 설렌다.
또 한 해가 끝나고, 새로 올 한 해를 준비하는
12월의 느낌을 좋아한다.
이걸 다 만족시킬 수 있는 게 썸머 크리스마스 아닐까?
크리스마스에 호주 여행을 간다면
일단 진한 플랫화이트를 매일 마실 거다.
그리고 퀸즈랜드에 있는
Blue Pearl Beach에서 일광욕 하기!
노을을 보면서 노천에서 저녁도 먹고,
캐럴도 들으면 황홀하겠지.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공항 밖으로 눈이 내린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2. 바르셀로나 여행하기
스페인에 살 때 바르셀로나는 정말 많이 다녀왔다.
그래도 좋은 추억만 있어서인지,
슬슬 다시 가고 싶어 진다.
한때는 Catalan(까딸란 지역에서 쓰는 언어)만 아니라면 이곳에서 살고도 싶었다.
회사에 입사하고, 혼자 또다시 스페인을 갔을 때도
가장 좋았던 곳은 바르셀로나였다.
학생 시절과 다르게 직장인이 되어 여행을 할 때는
시간이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주머니 사정은 넉넉해서 먹을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지만, 일정이 촉박해
바르셀로나의 아주 일부만 구경했다.
해서 다시 바르셀로나에 가보고 싶다.
이곳은 날씨도 좋고, 스페인 다른 도시보다
경제 상황이 나아서인지 사람들도 더 친절하다.
이번에 바르셀로나에 가면
고딕지구 근처에 숨겨진 샵도 찾아다니고,
목적지 없이 해변을 따라 걸어보고도 싶다.
특히 바르셀로나의 오후도 만끽하자.
다들 집에서 낮잠을 즐길 때가 그때다.
아무 바에나 들어가 tortilla de patatas나
patatas bravas를 하나 시켜두고
Radeler를 한 잔 마시는 게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또 바르셀로나에는 멋진 카페가 많다.
나는 그중에서도 Satan's Coffee를 좋아했다.
호텔 옆에 있는 이 카페에서
조금은 불편한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기.
그리고 호프만 베이커리의 마스카포네 크루아상도
또 먹어야지.
혼자도 자주 갔던 바르셀로나인데,
또다시 혼자 가도 너무 좋을 것 같다.
3. 동해 여행
국내에서 제주를 제외하고,
내가 좋아하는 곳이 있다면 강원도.
강릉도, 속초도 갈 때마다 음식이나
카페 문화가 인상 깊었다.
어딜 가도 바다가 보이고,
음식도 정갈하고 심심하니 맛있는 기억.
그리고 숙소까지 좋다면 정말 푹 쉰 느낌이 들 것 같다.
나는 요즘에는 사람이 없고,
자연이 맞닿는 곳들을 도시보다 훨씬 좋아한다.
그래서 바다를 따라, 동해를 가고 싶다.
웰니스 프로그램이 있는 리조트에서 운동도 하고,
글도 쓰며 며칠을 보내고 싶다.
세상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연에서 조용히 쉬고 싶은 느낌이랄까.
4. LA여행
스페인 유학 당시 극장에서
라라랜드를 두 번이나 봤다.
내용도 내용인데, 대학생이었던 나는 '현실적인 사랑'이라는 주제를 온전히 이해했리는 만무하고.
그냥 이곳에 나오는 장소들이 예뻤다.
그리피스 천문대(좌측 사진)나, 엔젤스 플라이트(우측 사진) 같은 명소는 꼭 가보고 싶었다.
또 허모사 비치 피어에서 바라보는 태평양의 노을!
이런 것들이 LA를 가보고 싶은 이유다.
참! LA를 가는 김에 샌프란시스코의
타르틴베이커리도 들러야지.
넷플릭스 <Somebody feeds Phil>에서
필이 극찬했던 빵집이다.
홍대 라이즈 호텔(지금은 잠시 블루보틀 팝업으로 운영)이나 도산에도 타르틴베어커리가 있지만, 원조만 할까?
LA는 날씨, 풍경, 자연이 완벽한데, 도시의 느낌도 충분하기에 마음속에 늘 LA를 떠올린다.
아주 시간이 많거나,
마음이 홀가분할 때 가서 만끽하고 싶은 도시.
특히 영화 속 엠마스톤의 빈티지 원피스가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나도 예쁜 원피스를
여러 벌 가지고 가서 여행을 느끼고 싶다.
이렇게 가고 싶은 것을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쇼핑에는 큰 욕심이 없어서
정말 그곳이 좋아 가보고 싶은 곳만 추려봤다.
마음속에 이렇게 좋아하는
여행지를 떠올려 보는 것.
오늘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