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일자리 문제(7)
AI 에이전트에게 말 한마디로 코딩을 시키는 시대가 왔지만, 그 뒤에는 위험한 함정이 숨어 있다.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의 논평에 따르면, 개발자들은 AI 덕분에 작업 속도가 20% 빨라졌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19%나 더 느려졌다는 실증 연구 결과가 나왔다. AI가 눈 깜짝할 새 코드를 만들어내니 작업이 금방 끝나는 것 같지만, 정작 그 코드가 내뱉은 미묘한 오류를 찾아내고 수정(디버깅)하는 데 시간을 더 써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AI는 코드를 빠르게 작성할 수는 있어도, 인간의 엄격한 관리 없이는 오류를 눈덩이처럼 불릴 수 있다.
그렇다면 AI의 실수가 내 컴퓨터나 서비스 전체를 망가뜨리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개발 환경 또는 품질 검증(Quality Assurance, QA) 환경과 실제 운영 환경을 철저히 나누고, AI는 운영 환경에 아예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도커(Docker)나 가상 작업 공간 같은 컨테이너 기술을 활용해서 AI가 이 공간에서만 작업하게 할 수도 있다. 설령 AI가 그 안에서 "드라이브를 다 지워!"라는 명령을 실행하더라도, 그 영향은 격리된 방 안에서만 끝날뿐 사용자의 소중한 데이터나 실제 서비스에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게 된다.
코딩 방법론에 대해서도 몇 가지 추가로 제안하고 있다. '타입 안전 언어(type-safe languages)'라는 단단한 재료를 써서 코드를 짜는 것이다. C++, 러스트(Rust), 또는 (타입이 정의된) 파이썬이나 자바스크립트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언어들을 사용하면 컴파일러라는 검사관이 코드를 실행하기도 전에 "여기 변수 종류가 안 맞는데?", "이 연산은 위험해!"라며 오류를 확정적으로 잡아낼 수 있다고 한다. AI가 생성한 코드가 논리적으로 엉성하더라도, 언어 자체가 가진 엄격한 규칙 덕분에 실행 전 단계에서 수많은 잠재적 사고를 미리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코드를 짜고 나면 코드 리뷰를 해야 하는데, 이 리뷰를 AI에게 맡길 수 있다. 혼자서 글을 쓰면 오타를 발견하기 어렵지만, 다른 사람이 읽어주면 금방 눈에 띄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는 마치 다른 관점을 가진 두 명의 인간 개발자가 서로의 코드를 맞바꿔서 검증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방법을 통해 코딩 에이전트가 무심코 놓쳤던 보안 결함이나 논리 오류를 훨씬 더 정교하게 잡아낼 수 있다. 생성형 적대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GAN)처럼 거창한 기술 이론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AI 상호 감시 체계'를 만듦으로써 우리는 AI 혼자 일할 때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검증의 마지막 허들은 '단위 테스트'다. AI가 코드를 구현했다 하더라도, 그 코드가 정말 의도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시험지(테스트 코드)를 한 번 더 작성하게 만드는 것이다. 비록 구현과 시험지 모두 AI가 만들었을지라도, 모델이 동일한 문제에 대해 '동작 방식'을 두 번 추론하게 되므로 결함이 발생할 확률이 급격히 낮아진다. 이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한 번은 공식으로 풀고, 한 번은 숫자를 대입해 검산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과정을 거치면 AI가 대충 감으로 때려 맞춘 코드인지, 정말 원리를 이해하고 짠 코드인지가 드러나게 되며, 결과적으로 시스템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 모든 내용이 시사하는 것은, AI를 통해 엔지니어링 팀 규모를 안전하게 축소할 수 있다는 주장은 종종 “AI 워싱”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을 자동화의 성과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정한 기술적 성과는 결국 인간과 AI의 조화로운 협업에서 나온다. 사람은 아키텍처 설계, 보안, 인프라 전략 같은 핵심적인 판단을 내리고, AI는 반복적인 코드 작성이나 검증 같은 보조 역할을 맡는 것이 좋다. 결국 숙련된 엔지니어와 안전한 개발 프로세스에 투자하는 기업만이 AI를 단순한 대체재로 여기는 곳보다 훨씬 더 탄탄하고 미래지향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제어할 수 있는 유능한 드라이버는 여전히 우리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