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루나
[본 글은 2022.05.13 본인 Medium에 게재된 글을 옮긴 것 입니다]
최근 들어 루나에 대한 이야기가 주변에서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말들이 많은 걸까요?
그 이유는 4월 초까지만 해도 15만원을 향해 달리던 루나가 단 한 달만에 1원이 되는 기적(?)을 낳았기 때문입니다.
투자나 블록체인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번 사태는 추후 관련된 시장에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어 루나에 대해 전반적으로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루나’를 알기 위해서는 그 전에 알아야 할 몇 가지가 있습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기본 상식은 아래 글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이란?블록체인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비트코인? 메타버스? 디파이?
자, 그럼 본격적으로 들어가 볼까요?
테라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티몬을 설립한 신현성(미국국적) 공동창업자와 Kwon Do로 업계에 유명한 권도형(한국국적) 대표가 함께 2018년에 Singapore에 설립한 Terraform Labs에서 개발한 국내 대표 Blockchain Network
테라 블록체인상에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T, KRT 등)와 테라의 가격 유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발행/소각되는 ‘루나’가 존재 (추후 설명)
루나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루나가 support 하고있는 테라가 무엇인지, 또 테라를 알기위해서는 stable coin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아야 합니다.
블록체인 생태계 개발자들을 끝없이 고민하게 하는 아젠다가 있습니다.
“어떻게하면 코인이 실생활에 사용될 수 있을까?”
현재의 시점에서 코인이 실생활에 쓰일 수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i) 느리다! TPS(Transactions Per Second) 부족
네트워크가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거래정보량를 말해주는 TPS는 비트코인 6, 이더리움 15, 비자카드 24,000 정도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음식점에서 식사 후 결제시 결제완료까지 10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말이죠.
안그래도 성격이 급한 우리 한국인들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느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ii) 불안하다! 높은 가격변동성
치킨집 사장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고요. 결제를 코인으로 하겠다는 고객이 있습니다.
사장님은 고객으로부터 치킨값 20,000원을 코인으로 지불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코인을 댓가로 받자마자 코인 가격이 출렁이기 시작합니다. 사장님은 패닉에 빠집니다. 그리고 사장님은 결심합니다.
내가 다시는 코인으로 결제 안받는다
이렇듯 코인의 높은 가격변동성은 큰 hurdle 중 하나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코인의 단점인 높은 가격변동성을 $1로 고정시키는 ‘peg’ 작업을 통하여 가치를 안정화시키고, 이를 통하여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게끔 개발된 코인군을 말합니다.
이제는 치킨집 사장님도 코인을 받을 유인이 생기게 되는거죠!
스테이블코인이 $1로 pegging 되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법정화폐담보방식: 실제 $1 지폐를 맡기고 $1 가치의 스테이블코인 수령
암호화폐담보방식: 특정양의 x코인을 네트워크에 맡기고 해당 가치의 70–80% 수준의 y코인을 수령 (왜 더 낮은 비율인지는 다음번에 설명할게요)
알고리즘방식: 담보없이 네트워크상의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으로 $1 가치를 유지
여기서 우리는 궁금해집니다.
알고리즘이 얼마나 똑똑하길래 담보없이 코인이 $1가 유지된다고?
테라는 위 언급된 세 가지 스테이블코인 방식 중 세번째 알고리즘방식이 차용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여기에서 바로 모두를 울고 웃게한 ‘루나’가 등장합니다.
간단하게 줄이자면, 테라는 시뇨리지 방식의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T, KRT)’를 $1에 peg 시킵니다.
참고로 시뇨리지란,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의 실질가치에서 화폐 주조가치인 발행비용을 차감한 차익을 말합니다. (몰라도됩니다)
그럼 이제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해보죠.
테라 블록체인상에는 두가지 코인이 존재하는데, 스테이블코인 테라와 테라를 $1로 맞추기 위하여 발행/소각되는 도우미 코인 루나가 존재한다고 말씀드렸죠?
“테라와 루나는 서로 엿바꿔먹기를 통해 테라를 $1로 고정시킨다”
예시1) (1UST = $1.5일 경우)
테라네트워크는 UST를 $1로 끌어내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네트워크 이용자들에게 말합니다.
“자자, $1 가치의 루나를 반납하시면 1UST를 드립니다~”
$1 루나를 반납한 사람은 1UST를 받아와서 팔면 0.5UST의 차익을 먹는거죠
이를 통해 테라 네트워크는 UST가 $1로 떨어질 때까지 UST를 발행합니다.
예시2) (1UST = $0.5일 경우)
테라네트워크는 UST를 $1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네트워크 이용자들에게 말합니다.
“자자, 이번에는 1UST를 반납하시면 $1에 해당하는 루나를 드립니다~”
1UST를 반납한 사람은 $0.5 루나의 차익을 바로 얻을 수 있는거죠.
이렇게 1UST = $1가 될 때까지 루나를 발행합니다.
즉, 테라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재정거래(Arbs, Arbitrage Trade)를 허락함으로써 담보물 없이도 테라와 루나의 유통량만을 통하여 테라를 $1로 peg시키는 것을 가능하게한 것입니다.
자, 이제 여러분은 우리가 애초에 궁금했던 루나 폭락 사태를 제대로 이해할 수준이 되셨습니다.
이번 루나 폭락 사태는 아래의 요인이 한 번에 작용하면서 터졌습니다.
글로벌 매크로 상황
앵커프로토콜 이자율 하락
루나 매도 공격
블록체인을 공부한 사람들은 늘 궁금해왔습니다.
지금이야 코로나 사태로 정부가 시장에 돈을 풀어서 유동성 파티가 지속되고 있다고 치지만, 이 파티가 끝나고 수영장에 물이 빠지면 과연 이 무담보 알고리즘 살아있을까?
파티의 끝을 알리는 신호탄은 한국시간으로 2022.05.05에 터졌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높은 인플레이션을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로 한 것이죠.
금리 인상도 기존 변동치 0.25% 포인트가 아닌 그 두 배인 0.50% 포인트로 말 그대로 ‘big step’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발표를 한 것이죠.
(참고로 금리는 댐의 수위 조절 장치와 비슷하여 미국 연준의 발행량을 통제하는 수단입니다. 금리를 높이면 댐의 수위가 높아져 시장에 유통되는 화폐가 줄어들게 되고 금리를 낮추면 그 반대가 됩니다)
실제로 위에 첨부해드린 루나 가격 차트를 보시면 5월 5일 이후로 가격이 요단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앵커프로토콜이란, 테라네트워크에서 런칭한 DeFi dApp 입니다.
(디파이, dApp이 무엇인지는 차후 설명)
테라네트워크가 성공하기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인 UST가 성공해야하고, UST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UST의 use-case (사용처)가 있어야겠죠?
그 사용처 중 하나가 바로 앵커프로토콜 dApp입니다.
애플스토어= 테라네트워크
애플스토어의 앱 (App)= 앵커프로토콜 (dAPP)
즉, 애플스토어의 KB스타앱처럼, 테라네트워크에도 은행앱 중 하나가 앵커프로토콜인 것이죠.
앵커프로토콜의 기능은 간단하게 은행의 적금 시스템인데 적금이자가 무려 20%입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열광했습니다. 은행에 맡기면 해봤자 2%인 적금인데 그의 열 배를 준다니까 말이죠.
(defi, yield farming, staking, governance token, 이자율수익배분 등 자세한 사항은 다음에 설명드리겠습니다)
문제는 이 20% 연이자를 어떻게 유지하냐? 였습니다.
UST 수요 증가 -> 앵커프로토콜 UST 대출 증가 -> 앵커프로토콜 이자율 증가 -> 앵커프로토콜 LP 증가
(LP란, Liquidity Provider로 탈중앙 디파이 생태계에선 은행이 대출준비금을 마련하는 대신, 테라 네트워크 사용자들이 앵커프로토콜에 코인을 제공하고 일종의 지분증서 코인인 Governance Token ANC를 받아 이자율을 ANC 지분율만큼 share하는 구조입니다)
즉, 위의 선순환이 반복되기 위해서는 UST 대출 수요가 핵심인 것이죠.
하지만 4월말, 테라네트워크는 앵커프로토콜의 이자율을 5월 1일부터 18%로 하향조정될 수도 있다는 예고를 합니다.
이는 즉 앵커프로토콜의 선순환구조에 금이 가고 있다는 증거였죠.
안그래도 테라네트워크 상에 몇 안되는 앱인 앵커프로토콜이 금이 간다?
이는 곧 테라, 루나의 지속성과 직결되는 문제였습니다.
위 두 가지 사태 + 평소에 테라의 무담보 알고리즘에 대해 의문을 품은 한 세력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는 생각합니다.
“루나 무너지기 좋은 각 씨게 잡혔다”
그리고 일생일대의 베팅을 합니다.
“테라와 루나 숏을 치자”
숏은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위에서 테라의 가격이 $1 미만일 경우에는 루나를 발행하여 테라를 사들인다고 하였죠?
그렇다면 테라의 가격이 $1 미만 상태에서는 루나의 공급량은 계속 늘어납니다.
이 상황에서 테라와 루나를 동시에 숏치면 어떻게 될까요?
테라 숏 -> 테라 $1 미만으로 계속 하락 -> 루나 발행 -> 루나 발행량 증가 -> 루나 가격 하락 -> 루나 숏 -> 루나 가격 추가 하락
즉, 숏을 통해서 테라와 루나를 동시에 가격을 하락시키는 공격이었습니다.
물론 테라네트워크는 이러한 점을 대비하여 비트코인 수조원어치를 reserve 하고 있었지만,
이번 공격자는 그보다 더 많은 비트코인을 가진 whale이었습니다.
결국 알고리즘은 무너졌고, 한 달 전만해도 15만원이던 루나는 현재 시점 기준 1원이 되었습니다.
6/ 미래는?
루나의 폭락 사태를 바라본 시장의 반응을 한 줄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담보 방식 스테이블코인 미만잡”
실제로, 폭락 사태 이후 테라 대표 Do Kwon은 본인의 트윗을 통해, UST를 새로 재건하면서 메커니즘을 무담보에서 담보방식으로 바꾼다고 언급하였습니다.
또한 이번 사태를 통하여 평소에 각을 재던 미국 정부 역시 코인 규제에 다시 시동을 걸었습니다.
미국은 평소 달러 패권을 수호하고자 하였으며, 달러에 도전장을 내밀던 페이스북의 리브라 등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쳐내왔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또한 달러에 대한 위협이었고, 이번 루나 폭락 사태를 통해 미국 정부에 코인에 대한 규제에 또 다른 명분을 제공했다는 것이 이번 사태에서 눈여겨볼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블록체인에 관심있고, 생태계가 성장했으면 하는 입장에서 마냥 반가운 소식은 아닙니다.
권도형 대표가 5/17 “Terra Ecosystem Revival Plan”이라는 글로 테라2.0 런치 의지를 밝혔습니다.
기존 알고리즘 기반 UST 코인의 실패는 인정하나, 루나 프로젝트 전체의 실패는 아니며, 때문에 기존 커뮤니티는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기존 테라를 Hardfork하여 테라2.0을 런치할 것이며, 기존의 루나는 루나클래식(LUNC)으로 이름이 바뀌게 됩니다.
새로운 루나(LUNA)는 테라2.0 런치와 더불어 에어드랍 될 예정이며, 배분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5/7 기준 루나 홀더 (35%)
커뮤니티 및 개발자 풀 (25%)
5/7 기준 UST 홀더 (10%),
5/27 기준 UST 홀더 (20%), 루나 홀더 (10%)
테라 2.0은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5/18: Governance Proposal 제출
테라2.0 블록체인 주요 앱 등록 마감
테라 2.0 런칭 및 루나 에어드랍
하지만, 테라커뮤니티는 고래들만 배불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소각 및 tax를 통해 기존 루나 (LUNC)를 되살릴 방법을 찾으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권도형 대표가 사기죄가 아님을 입증하기 위하여 보여주기식 피해보상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