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야기 끝에, 어느덧 이 시리즈의 마지막 에필로그에 다다랐네요. 철학, 그중에서도 존재론에 대해 가볍고 재미있게 써보겠다고 했는데 독자님들이 정말 그렇게 느끼셨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혹 내용적으로 가볍지는 않았다고 해도, 여러분이 ‘누군가의 사유의 여정’을 함께하는 일로서 의미를 함께해 주셨다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사실 저만의 존재론이라며 거창하게 이야기를 들려드렸지만, 대부분 정답은 없고 논할 수 없다는 결론이 많긴 했지요. 그렇지만 저는 세상 모든 문제에 명쾌한 답을 낼 수 없다는 이야기 또한 전하고 싶었습니다. 요즘 세상사를 보면 다들 자신만이 옳다고 ‘정답’만을 주장하며 싸우는 모습을 참 많이 볼 수 있지 않던가요? 그래서 저는 존재론이라는 소재를 빌려 어떤 정답을 논하기에 우리의 인식은 보잘것없고 부족하다는 겸허함 또한 전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겸허함 속 완벽하지 못한 이 존재론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존재가 있게 하는 소중한 존재임은 변하지 않는 사실일 것입니다. 이 글만 해도, 이 글이 제 머릿속에만 있었다면 여러분께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에 불과했겠지만 여러분이 이를 읽음으로써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는걸요.
그렇습니다. 모든 존재는 분명 혼자서 존재하지 못합니다. 이는 저의 존재론에서 뿐만 아니라 과학적, 사회적으로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 거대한 세상을 혼자 살아가야 한다면 정말 막막할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존재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너와 내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 그 이상의 목적이 있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그렇기 때문에 서로를 잘 대해야 합니다. 친구나 가족과 같은 가까운 사람은 물론 지나가다 잠시 마주친 사람도, 길고양이도, 가로수도 그 순간에 나를 존재하게 하는 존재론적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손을 맞잡으며 세상을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시작은 저 혼자만의 ‘존재에 대한 사유’였지만 결국 저를 넘어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군요. 우리는 그렇게 존재하며 의미를 만들고, 교차하며 세상을 이루어 갑니다. 수많은 존재와 의미가 만나 이루어지는 게 세상이라고 생각하니 세상은 정말 복잡하면서도 아름답다고 느껴지는군요. 추후 다음 시리즈에서도 모두가 만들어가는 세상 속,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재로 여러분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즐거운 사유의 여정을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