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만 가장 소중한 건 일상의 여유
내 직업은 백수다.
정확히 말하자면 백수 1달 차.
요즘 주변에 백수인 친구가 많다. 언젠가 백수라는 직업도 누가 만들어주려나.
백수 생활을 하다보니 이것도 직업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그만한 용기가 있어야 하고 쌓고 다져온 시간들이 있어야 가능하다.
불안함은 백수를 버티게 할 수 없기 때문.
서론이 길었다.
오늘은 퇴사 후 좋은 점에 대해서 간단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갑작스런 퇴사 이후 1달 밖에 지나지 않아 별다른 건 없는 일상이지만 ‘백수’라는 한 단어가 직장인에게 주는 다름이 있지 않을까? 남들에게 괜히 부럽기도 하면서 궁금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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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다음 날, 바로 방콕으로 여행을 떠났다. 돌아와서는 바로 양양을 다녀왔다. 일주일 동안 푹 쉬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경험을 많이 미뤄왔구나. 경험한다고 쫓았지만 더 큰 경험을 찾으려고는 하지 못했구나’였다. 더 넓은 세상을 많이 봐야 하는 건 언제나 맞는 말이고 그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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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춥다는 핑계로 미루던 러닝을 다시 시작했고 필라테스를 최소 주 2회 이상 다니고 있다. 그동안 망가진 몸을 원상복구 시켜야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했는데 아침 이른 시간에 운동을 끝내면 하루가 더 생기 있고 알차게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쉰다고 나태해지고 싶지는 않아서 회사를 다닐 때와 비슷하게 일어난다. 대신 여유롭게 아침을 맞이하고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다 보면 오전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가버린다.
좋은 점은 체력이 방전된다는 느낌을 덜 받는 것. 퇴근하고 집에 오면 다른 걸 해야겠다는 마음이 식어버리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늦게까지 해야 할 일들이 손에 잘 잡히는 느낌이다.
내 체력과 몰입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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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가능한 속도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나를 돌아가게 하는 힘이 회사의 목표, 실적, 압박이었다면 지금은 스스로의 다짐, 결심, 동기라는 것이 가장 좋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나와 함께 할 공간을 정하고 그곳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건 꽤나 소중한 시간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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