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 취업 후 상환
내가 대학원에 가다니...
작년, 감사한 기회로 컨설팅회사에 소속되어 ESG 경영 컨설팅을 경험했다. 한 대기업의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한 협력사 현장 실사 위원 역할을 한 것이다. 생산 공장을 직접 찾아다녀야 했고, 덕분에 전국의 공장단지와 산업단지를 돌아다녔다.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공단, 산단이 이렇게 많은 지 몰랐지.
'지속 가능 경영' 분야에 나름 오래 관심을 가지고 몸을 담그고 있었지만,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 관련 정부 지원과 사업들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였기 때문에 정작 나의 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 않았다.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마침 단기 계약직으로 ESG 공급망 현장 실사 위원을 하게 되었다. ㄷㄷ지속 가능 경영의 흐름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용어의 탄생 배경, 평가 문항과 적격 증빙 자료를 익혔다.
부족한 내가 누군가에게 '전문가'로 여겨지는 건 두렵기도 했지만, 그만큼 빠르게 습득하고 성장하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내가 먼저 익힌 지식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걸 확인했을 때 얻는 보람이 컸다. ESG 경영이 억지로 하는 의무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래서 ESG 전문가가 되기로 했다. (ESG라는 용어도 언젠가 바뀔 수 있지만)
어떻게..?
사실 나이가 어린 사회 초년생이나 막 대학을 막 졸업한 사람에게는 '인턴'이라는 기회가 많이 있다. 그런데 나는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고, 경력은 애매하고, 어떡하지. 근데 주변에 대학원 나온 사람들이 좀 있네...? 그리고 입사지원을 할 때 '석사'를 우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ESG MBA를 하자 마음 먹었다.
MBA는 한 학기에 등록금이 무려 천만 원이다.
회사를 다니면 회사에서 지원해주기도 하고, 혹은 동문이면 할인을 해주기도 하고, 공무원이나 경찰 등 신분에 따라 등록금 감면 혜택이 있는데
나는 무직 백수요. 동대학원도 아니요. 집에서 지원받을 수도 없다.
쌩으로 내돈내산 해야 할 위기
그래서
대학원 합격증을 받고 기쁜데 슬펐다.
하지만 걱정 없죠. 나에겐 한국장학재단이 있으니까!
학자금대출 신청을 하고~ 가족관계증명서도 내고~ 학자금대출 가구원 정보제공 동의까지 완료하니
바로 다음 날 학자금대출 심사승인 완료되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이건 심사 승인이 완료되었다는 것이고, 실제로 등록금 납부기간 내에 학자금대출 실행을 완료해야 한다. 본인납부금액을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0으로 비워뒀다.
아 맞다 예치금 50만 원은 필요하다. 아예 0원은 아니네. 예치금은 1월 6일에 냈었다. 이걸 안내면 합격이 취소됩니다.
학자금대출 실행을 누르면 대출금이 내 통장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학교 납부 계좌로 바로 입금된다. 전산 시스템 신기하고 똑똑한 듯.
사이버머니 같은 내 빚 천만 원!!!
아직도 안 믿긴다.
그래도 대출 금리 연 1.7%면 감사하다.
혹시나 대학원에 가고 싶은 데 돈이 없다..?
이렇게 한국장학재단이 잘 되어있다는 걸 기억하시길
당신도 MBA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