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사...사는 동안 행복하시오

오늘의 글쓰기 챌린지 3(오글챌)

by 제이

내 취미는 중국어.


중국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중드를 많이 보는 것도 아니고, 중국 노래를 자주 듣지도 않지만, 온라인 세상의 내 글쓰기 채널이니까 자신 있게 말해본다.


중국, 중국어, 중국 문화와의 인연은 대학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교 1학년 겨울, 단기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약 한 달 동안 상하이 동화대학교에 머물렀다. 2010년 겨울이었는데 그 시기엔 '중국어가 대세다'라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대학에 입학한 뒤, 여름 방학 특강으로 중국어 초급반 수업을 들었고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겨울 방학엔 상하이를 갔다. 이후 자연스럽게 중어중문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초, 중, 고등학교 12년 내내 공부만 하고 내 의지나 원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안 하며 살다가 맞이한 대학교는 참 쉽지 않았겠다 싶다. 그저 수능 공부만 하는 수동적인 인간으로 살다가 대학교에 오니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복수전공, 부전공, 연계전공 이런 게 뭔지도 다 모르겠는데 시간표도 짜고 찾아서 듣는 것이 엄청 어색했다(그냥 친구들 따라서 한 것도 많았다). 학창 시절에 그저 공부가 아닌 '나'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 선택하고 표현하는 법을 누군가 가르쳐주었다면 좋았을걸.


아무튼 큰 고민 없이(고민을 하긴 했지만) 덜컥 선택한 중어중문학과는 반 학기 후 내게 좌절감을 안겨줬다. 1학기 때는 성조 등의 기초 수업이라 쉬웠다. 2학기가 되니 갑자기 상승한 난이도에 수업을 따라가기가 벅찼다. 언어학과는 해당 국가에서 살다 오거나, 회화는 이미 잘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이제 막 중국어를 배우는 초급 수준의 나와는 차이가 났다. 게다가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1학년부터 토익 공부를 하고, 2학년, 3학년이 되며 점점 닥쳐오는 취업과 성적에 대학 압박, 갖가지 인간관계로 인해 걱정과 불안의 시간을 보냈다. 그런 시기를 보내다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갔다. 그래봤자 20대 초반이었는데 자주 걱정하며 살았다. 더 편해도 되었을 텐데 그땐 그랬다.


불안한 시기 속에서 또 부모님 품 안에서만 있다가 처음으로 일 년 동안 타지생활을 시작했다. 물론 초반 적응은 어려웠지만, 교환학생 시절의 1년은 내 20대 중후반을 견디게 해 줬던 아주 행복했던 기억이자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현지 친구를 사귀어 중국어를 배우고, 그들을 이해하니 중국 문화에 흥미를 느꼈다. 좋아하는 중국 노래가 생겼고, 영화나 드라마도 보기 시작했다. 아마 중국어에 대해 제일 자신감 넘치고 즐기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이후에도 중국어 스킬로 해외 인턴을 다녀오고, 알바를 하고, 직장을 구하는 등 새로운 문을 열어줬다. 어떤 암흑의 시기를 보내면서는 중국어 스킬이 새로운 문이 아닌 불행의 세계를 열어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여전히 중국어가 좋다.


한중전문통역사가 되고 싶어서 직장을 다니며 통번역 학원을 병행하기도 하고, 중국어 영상번역가가 되고 싶은 마음에 오전엔 알바를 하고 오후엔 수업을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중국어를 통해 통역사도 번역가도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가진 능력 중 하나이며 중국 노래를 듣거나 드라마 보기 또는 필사나 공부를 하며 힐링을 한다. 그러니 중국어는 취미가 맞다.


어쩌다 보니 또 쉬고 있는 지금,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점이 다시 왔다. 난 중국어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번 기회엔 그저 스쳐 지나가게 두지 말고 꽉 움켜쥐고 싶다. 아니 살살 쥐어도 되니까 조금씩 자주 기록하고 싶다. 그리고 이를 통해 행복하게 사는 것, 그것이 취미지!



작가의 이전글집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