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노래를 통한 공감과 위로

by 제이

발라드, 인디 감성, 잔잔한 음악을 좋아한다.

그저 멜로디가 좋아 자주 듣고 따라 부르다가 어느 날엔 가사가 귀에 쏙 들어오고 마음에 확 꽂히는 노래가 있다.


다른 이야기지만 갤럽 강점검사에서 나의 첫 번째 테마는 '공감'이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인생이나 상황에 나를 이입하면서 감정을 잘 느끼는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생각을 기록하고, 에세이를 읽고, 일상 브이로그를 좋아하는 것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멜로디로 시작해서 가사에 빠지게 되는 과정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쓰는지, 혹시 나와 같은 경험을 한 것일까 신기해하면서 또는 노래를 들으며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네, 나만 슬픈 건 아니구나 하며 제삼자인 척 나를 보며 감정을 정리하기도 한다.


몇 달 전 이미 가슴은 철렁했다. 가사가 우리 상황 같고 헤어짐의 전조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노래를 들으면서도 슬프고 많이 불안했다. 그 노래는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이다. 처음 들을 땐 가사는커녕 제목에 대한 이해도 없었다. 그러다 어떠한 대화였나 다툼을 통해 막연하게 느꼈던 불안감이 사실로 밝혀지고 이 노래를 듣는데 우리의 상황 같아서 너무 슬펐다. 생각이 많은 건 말이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첫 구절부터 시작해서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없어지는 것까지 마치 내 현재와 미래 이야기 같았다.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 새로운 길 모퉁이 /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 둘 추억이 떠오르면 / 많이 많이 그리워할 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솔직히 두렵기도 하지만 / 노력은 우리에게 정답이 아니라서
마지막 선물은 산뜻한 안녕


그 후로도 불안함 속에서 흐린 눈을 하며 사랑을 이어가긴 했다. 사랑은 기준을 무너뜨리고 스스로 눈을 멀게 했다. 어쩌면 그냥 눈이 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머리로는 알면서도 감정은 그게 잘 안 됐다.


몇 달 후 정말 이별을 한 뒤 원래도 좋아했던 가수 모브닝의 노래가 또 콕 마음에 박혔다. 제목은 사해. 영원한 건 없고 너 또한 그렇다는 노래 가사. 또 다른 노래의 제목은 "나 홀로 마음껏 그대를 사랑하는 밤". 제목부터가 이미 완성형이다. 그리고 무기력한 마음을 잘 표현해 준 "DEADLINE"까지. 이 가수는 어떤 사랑을 했길래 이런 노래를 만들까. 노래는 슬프지만 위로가 된다. 한 번 듣고, 또 들으면서 공감을 하고 위로를 받고 슬픈 감정도 조금씩 옅어진다.


올해는 모브닝의 공연을 한번 가야겠다. 그때쯤이면 이 감정도 많이 희미해지지 않을까.



번외로 모브닝 노래 중 "너의 이름, 청춘"과 "보통의 외로움", "21세기 나의 사랑에게"도 정말 좋으니 이런 감성을 좋아한다면 꼭 들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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