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쓰기 챌린지 10(오글챌)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죽을 걸 알면서도 살아가는 게 인생, 끝을 알면서도 시작하는 게 관계인 것처럼.
아니, 사실 끝을 모르고 싶다. 알고 싶지 않다. 좋은 결말만 있었으면 좋겠고 새드엔딩은 싫다.
어쩌면 아슬아슬했을 우리의 사이. 사랑엔 의지가 전부라고 생각하며 해결 방안은 찾지 못한 채 좋은 것만 보려 했다. 희망을 붙잡고 싶었는데 행복회로도 돌려봤는데 그동안의 데이터는 현실을 말해줬다. 덤덤히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전혀 덤덤하지 않았다. 한동안은 마음이 뻥 뚫린 채로 살아가겠지. 어쩔 수 없이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믿으며 지금의 슬픔을 견뎌야겠지. 현실은 이렇게나 잔인하다.
누군가를 잃는 것에서 오는 슬픔은 나이랑은 상관이 없나 보다. 한두 살 나이를 먹는다고 무뎌지는 것도 아니고 어째 이별을 맞이할 때마다 더 슬퍼지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슬퍼서 다행이다. 끝과는 별개로 내 마음은 진심이었다는 뜻이니깐. 사랑을 가득 주고받은 좋은 시절이었다.
마음속 가득 찬 슬픔을 제외하고 남은 다른 감정은 아쉬움과 약간의 후련함이다.
아쉬운 건 사랑을 유지하지 못한 것, 실패했다는 느낌 때문인 것 같다. 누구를 만나도 나와 100% 맞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끝까지 맞춰보고 싶었다. 어쨌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나를 고쳐서라도 그의 마음에 들고 싶었다. 정말 노력의 문제였을까? 결국 맞추지 못해 끝이 났다. 맞춘다는 건 도대체 뭘까? 왜 못 맞추고 실패한 걸까. 맞춘다는 게 잘못된 거였을까. 사랑은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면 된다고들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내가 했던 건, 그가 했던 건 존중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그냥 안 맞았던 걸 수도 있다. 마치 학부생 때 회계원리를 삼수강 했는데도 실패하고, 작년에도 공교롭게 회계 관리 비슷한 팀에 들어가서 고통받은 것처럼. 안 맞는 상대를 사랑하려고 쥐고 있던 걸지도 모른다. 사랑한 만큼 상처도 컸으니까, 그리고 이젠 더 이상 받을 상처가 없으니 조금은 후련하다.
'다름'에서 오는 불안함이 난 여전히 힘들다. 성격의 다름, 가치관의 차이. 다른 것을 인정하면 같이 갈 수 있는 걸까? 정말 달라도 함께할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어떻게 조율을 해야 하는 걸까. 서로가 서로인 채로 존재하는 것.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것. 부정하지 않는 것. 내겐 부족한 기술이라 이번 사랑도 끝이 났나 보다. 사랑은 기술이라니깐 많은 연마가 필요해 보인다.
모처럼 다시 혼자다. 마치 서로가 서로의 삶에 존재하지 않던 것처럼 각자의 삶을 살겠지.
여전히 슬프고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다. 어쩔 수 없이 홀로 잘 견뎌야 하는 날들, 젊은 나이니 이번 이별이 끝도 아닐 거다.
현재에 눈이 멀어 미래를 닫지 말고 앞으로는 언제든 끝날 수 있다는 걸 계속 인지시켜야겠다. 이별이 무섭다고 끝사랑이길 바라지도 말아야지. 매일 죽음을 향해 가는 것처럼, 모든 관계도 끝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겠다.
그래도 끝이 무섭다고 시작도 하지 않는 바보로 살지는 않을 거다. 인생은 길고 사랑은 계속될 테니깐. 다가오는 날엔 또 다른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 거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