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AI와 함께 짜는 자산 포트폴리오

자산도 생애주기와 함께 진화해야 한다

by 도진
“내 자산 포트폴리오,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재테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수록, 의외로 가장 어려운 질문은 '현재 내 자산의 구조가 건강한가'다. 월급을 모아 예금하고, 여윳돈으로 주식을 사고, 내 집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면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불안하다. 정작 언제, 어디서 문제가 생길지 모르겠고, 무엇보다 이대로 가도 노후에 충분할지 확신이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건 객관적인 진단이다. 그리고 요즘은 그 역할을 AI가 해낼 수 있다. 데이터 기반의 재무 분석, 자산 구성의 밸런스 점검, 생애주기별 리밸런싱까지. AI는 이제 ‘정보 제공자’에서 ‘전략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그 누구에게도 꺼내놓기 어려운 자산 정보를 조용히, 솔직하게 털어놓고 분석을 의뢰할 수 있는 존재. 포트폴리오 설계에 있어 이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가 있을까.



금융 중심 자산관리의 한계와 현실


포트폴리오를 이야기하면, 대개는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주식, 채권, 예금, ETF, 펀드, 최근엔 암호화폐까지. 상품은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핵심 자산은 ‘부동산’이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 거주자들의 경우, 실물자산이 포트폴리오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구조는 여러 의미를 지닌다. 자산 증식과 보존에 부동산이 유효한 수단이었던 한국적 현실, 주택에 대한 사회문화적 기대, 금융시장의 상대적 불안정성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변화의 조짐도 뚜렷하다. 빌라, 다가구 등 일부 부동산 유형의 수익성과 유동성에 대한 회의감, 금리 상승에 따른 기회비용의 증가, 그리고 자산의 현금화가 어려운 비유동성 리스크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이제는 실물자산과 금융자산 사이에서 보다 정밀한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 단순히 ‘건물주’라는 정체성에 기대기보다는,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실물자산인지, 보유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지, 포트폴리오 전체의 조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



연금자산, 자산 구성의 숨은 축


포트폴리오 설계에서 자주 간과되는 축이 바로 연금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 개인연금보험까지 포함하면 연금자산은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가시성’이다. 지금 당장 수익을 내거나 유동화할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자산의 일부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은퇴 이후를 시뮬레이션해 보면, 연금이 자산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고정적으로 유입되는 현금흐름의 가치는 시장 변동성이 클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 AI 기반 자산 분석 툴은 이러한 연금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통합적으로 반영한다. 수령 시점, 세후 수령액, 다른 자산과의 보완 관계 등을 계산해 실제 리스크를 낮추고, 생애 주기별 수익 구조를 재구성한다.


예컨대 AI에게 “내 연금자산을 포함해서 전체 자산구조를 재조정해줘”라고 요청하면, 기존 금융/실물자산과 함께 연금의 보완적 역할까지 분석해 최적의 리밸런싱을 제시해 줄 수 있다.



AI에게 묻는 전략적 질문들


AI가 자산 파트너로 진가를 발휘하려면, 질문의 수준이 중요하다. 막연하게 "괜찮은 투자처 추천해 줘"보다 훨씬 전략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내 자산의 구조적 편향은 무엇인가?”

“부동산에 70% 이상 쏠린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미치는 영향은?”

“연금 자산이 커버할 수 있는 은퇴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현금흐름 부족 리스크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세대별 포트폴리오 기준과 내 현재 상태를 비교해 줘.”


이런 질문은 재무컨설턴트에게도 꽤 시간이 걸리는 분석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AI는 입력된 데이터만 정제되어 있다면, 수초 내에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도출할 수 있다. 게다가 AI는 오직 사용자와 1:1로 대화하는 구조다. 누구에게 보여주거나 평가받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사람보다 더 솔직해질 수 있고,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자산 전략의 출발점이 된다.



자산도 생애주기와 함께 진화해야 한다


흔히 포트폴리오의 황금비율을 이야기한다. ‘금융 50%, 실물 30%, 연금 20%’ 같은 수치는 참고는 되지만, 정답은 아니다. 중요한 건 각자의 생애주기, 거주지, 직업 안정성, 가족구성, 그리고 목표의 유무다.


가령 서울에 15억 원 상당의 자가 아파트를 보유한 40대 중반과, 지방 중소도시에 2억 원 주택을 소유한 동연령대 직장인의 전략은 완전히 달라야 한다. 현금흐름이 부족한 부동산 중심 포트폴리오는 유동성 위기를 만들 수 있고, 반대로 연금 의존도가 너무 높은 구조는 자산 증식 여력을 떨어뜨린다.


AI는 이런 다층적 변수들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내 생애와 가장 어울리는 자산 배분을 설계한다. 단순히 상품을 조합하는 수준을 넘어, 인생의 페이스에 맞춰 자산의 성격과 비중을 조정하는 일. 그게 진짜 의미 있는 포트폴리오다.


다음 이야기: 재테크의 숨은 변수, 세금

포트폴리오의 구조가 아무리 완벽해도, 세금 전략이 없다면 실질 수익은 왜곡된다. 양도소득세, 배당소득세, 보유세, 연금 수령 시 과세까지… 세금은 자산 운용의 결과를 결정짓는 ‘숨은 변수’다.


다음 장에서는 ‘재테크의 숨은 변수, 세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어떤 세금이 어떤 자산에 붙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며, AI가 어떤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지 함께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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