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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촌닭 Mar 12. 2024

2023 봄 방학 1.

in 두바이

봄방학이다.  아빠에게 제일 중요한 건 방학 휴가 쉬는 날 여행.  아빠는 역시나 이번에도 나보다 더 신! 났! 다!  아빠가 이번 봄방학은 제주도에 가자고 한다.  작년 여름에 한국에 갔을 때 제주도에 가려다가 상황이 안 돼서 제주가 아닌 강원도에서 시간을 보냈었는데 아빠는 그게 많이 아쉬웠는지 봄방학에 제주도에 가자고 했다.  제주도에 엄마의 사촌오빠가 전원주택을 사서 가족들과 지인들 쓰도록 해줘서 할머니도 갔다 왔다고 하고 우리도 써도 된다고 해서 제주에서 2주 동안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합천에 사는 영준삼촌 감사해요!)  제주로 가는 여러 비행노선을 알아보며 우리는 최종적으로 싱가포르로 가서 거기서 며칠 보내고 싱가포르에서 제주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출발 며칠 전 싱가포르제주 노선이 만석이 되면서 결국 우리는 함부륵-뮌헨-두바이-서울-제주 노선으로 결정했다.  공항 가는 차 안에서 얀네가 똥을 쌌는데 너무 많이 싸서 카 시트까지 전부 똥이었다.  엄마는 얘 지금 이렇게 해서 비행기 못 탄다고 기저귀 가는 곳으로 갔는데 똥이 똥이 종아리에서부터 목 아래까지 묻어 있고 냄새도 엄청나서 캐리어 풀어서 새 옷 꺼내 다 갈아입고 물티슈로 목욕시키고 똥뭍은 옷은 다 버려버리고 나왔더니 아빠가 늦었다고 또 엄청 잔소리해서 엄마도 같이 싸우고 난리도 아니었다.  다들 무슨 정신으로 비행기 탔는지 기억이 없지만 어쨌든 무사히 출발했다.

기내에서 / 두바이 택시 안 신세계 영접

뮌헨-두바이 비행은 밤비행이라 비즈니스석으로 탔다(아빠 회사 직원할인을 받아서 이코노미나 비즈니스나 가격은 비슷하다) 비즈니스석은 밥도 맛있고, 텔레비전도 크고 불편하지도 않고 너무 좋아서 오래오래 타고 싶은데 비행시간이 6시간 밖에 되지 않아서 아쉬웠다.  도착해서 호텔로 이동하려고 택시를 타고 가는데 건물들이 엄청 높았다.  이런 걸 처음 보는 얀네는 진짜 신기해하면서 계속 뭐라 뭐라 얘기했다.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맡겨두고 산책을 나갔다.  아침일찍이라 체크인을 안 해줬었다.  날씨도 따뜻하고 바닷가 주변에 상점들도 엄청 많고 여기 맘에 들었다.  체크인하고 엄마는 얀네랑 낮잠 자러 가고, 나랑 아빠는 수영하러 갔다.  호텔직원분들은 특히 우리 가족에게 친절했다.  그러곤 우리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물어봤는데 엄마가 한국사람이라니까 자기 동생이 한국에서 공부를 했네, 자기가 한국을 좋아하네 어쩌네 하면서 늘 우리에게 잘해줬다.  엄마가 유모차 끌고 가면 짐 들어주고, 유모차 들어주고, 우리가 오면 자리 만들어서 파라솔 켜주고, 햇빛이 방향을 바꾸면 파라솔을 옮겨서 그늘을 만들어주고 뭐 하나라도 물어보면 다 해결해 주고 마주칠 때마다 늘 반갑게 아는 척해줬다... 엄마는 너무 고마워했고, 아빠는 자기 일 덜어줘서 편안해했다.(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샹삼촌 고마워!)

첫째 날 호텔에서 저녁을 먹다가 나는 레스토랑에서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시차도 맞지 않고, 지난밤 잠도 못 잤는데 첫날부터 수영하고 너무 열심히 놀았더니 밥 먹다 잠든 기억도 없이 잠들어버렸다.  

수영장 / 밥먹다 잠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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