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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촌닭 Mar 13. 2024

2023 봄방학 2.

in 두바이

두바이는 따뜻하고 화려하고 건물들이 높다.  그리고 정말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일하고 있고, 여러 나라 사람들이 여행하고 있었다.  쇼핑센터는 엄청나게 크고 가지고 싶은 건 너무나도 많았고 가격은 대부분 다 비쌌다.  호텔 근처 바닷가 놀이터에서 노는데 외할머니네 동네처럼 보였다.  거기도 건물이 높고 바닷가이며 보트들이 세워져 있는데 내 기억에 여기랑 비슷하다.

해운대 같은 두바이

엄마한테 "엄마, 여기 할머니집 같아"라고 하니 엄마가 진짜 그러네 하며 웃었다.  아빠는 해 떠있으면 수영하고 달이 뜨면 산책하며 엄청 좋아했다.  원래일정은 4박 5일인데 가기 싫다며 며칠 더 있자고 해서 결국 7박 8일 동안 두바이에서 놀았다.

물에서 안나오는 아빠 / 밤산책에 신난 아빠

하루는 아빠가 구시가지에 가자고 해서 다 같이 가서 시장구경하고, 금방골목에 가서 금도 구경했다.  엄마가 내 팔찌를 골라서 채워주곤 가격흥정을 해서 하나 사주는 줄 알고 엄청 기대했는데 엄마는 두바이 금값이 궁금해서 가본 것뿐이라고 했다.  나는 금은보석 이런 거 엄청 좋아하는데 엄마는 그런데 전혀 관심이 없어서 나랑 안 맞다. 흥.  그런데 그날 시장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렇게 우린 걸었는데 시장이 너무 커서 길을 잃었고 갑자기 남자어른들이 여기저기서 막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진짜 많은 남자들이 끝도 없이 나오는데 엄마는 너무 무섭다며 빨리 나가자하는데 골목은 끝이 없고 큰길이 보이지도 않았다.  한 시간 넘게 사람들을 피하며 큰길로 걸었다.  얀네는 아빠가 품에 안아 숨기고, 나는 엄마가 얀네 유모차를 돌려서 엄마 쪽을 보게 해서 앉게 해 줬다.  그런데 끝도 없이 나오는 아저씨들이 지나가다가 얀네 이쁘다고 만져서 엄마가 내 딸 만지지 말라며 엄청 소리 지르고 아빠한테 애 똑바로 안으라고 하고 진짜 무서웠었다.  그때 해가 떨어지고 라마단이 끝나서 사람들이 몰려나온 거라고 했다.  하필 우린 그때 길을 잃었고...  

겨우 큰길로 나와서 지하철을 타러 갔는데 지하철에도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엄마는 저기에 애들 데리고 못 타겠다고 돌아가려는데 제일 첫 칸은 그래도 탈만해서 달려가서 탔다.  자리가 하나 나서 나랑 얀네랑 앉았는데 옆에 큰언니들이 우리랑 놀아줘서 같이 얘기하고 노는데 여기는 Gold Class 석이라는 거다.  우리는 일반 티켓을 가지고 있어서 여기 못 타는데 모르고 들어온 거다. 그럼 그렇지... 이상하다 했다... 다행히도 컨트롤을 피해 무사히 호텔로 돌아왔다.

골드 클래스

나는 편식이 심하다고 한다.  그냥 먹기 싫어서 안 먹는 것뿐인데... 사실 먹는 게 몇 가지 안 된다.  밥, 고기, 소시지, 햄, 면 종류 먹고 채소, 과일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그래서 과일잼도 안 먹고, 과일주스도 마시지 않는다.  안 그래도 먹는 게 힘든데 두바이호텔음식은 조금 더 힘들었다.  그래서 빨리 한국에 가고 싶었다.  마지막날 엄마는 호텔삼촌들이랑 인사하며 너희 동생 한국에 있으면 내가 한번 만나보겠다니 아니라며 고맙다고 또 놀러 오라며 정말 따뜻하게 우릴 보내줬다.  우리는 두바이가 아닌 아부다비에서 출발하기로해서 아부다비로 택시로 이동했다.  택시기사님은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고 중간에 두 번 차를 멈추고 이슬람사원에 들어가서 그들의 예배를 드리고 나왔다.  아빠는 두바이에서 휴가를 다 써버려서 우리를 인천공항에 데려다주고 바로 독일로 돌아가고 우리는 일주일 한국에서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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