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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촌닭 Mar 02. 2024

2023 가을방학 1.

in 스페인 마요르카

야호 기다리던 가을방학(2023년)이다!!! 이번 방학은 좀 더 특별하다.

왜냐면,  함부르크에 사는 민기랑 같이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이지!

원래 함부르크와 내가 사는 니더작슨은 방학기간 다른데 이번엔 똑같았다(독일은 주마다 방학이 다름)

상황도 여차저차 딱 맞아떨어져서 함께 준비해 보기로 했는데, 민기엄마는 민기한테 얘기도 안 했다고 한다.  혹시 같이 못갈경우 민기가 실망해서 울고불고할까 봐란다.

민기야... 네가 무슨 아기도 아니고...ㅋㅋ 그렇지만 나도 민기만큼이나 많이 기대되는 건 사실이다. 너무너무 설렌다.

우리 집은 대부분 비행을 아빠회사 직원티켓을 사용하는데 그 티켓은 다 스탠바이티켓이다.  비행기에 여유좌석이 있으면 탈 수 있고 없으면 못 타는 거다.

우리 가족 넷이랑 민기엄마랑 민기. 총 5 좌석(이때 얀네가 2살 되기 한 달 전이라 엄마가 안고 타는 게 가능했다)

제발 꼭 다섯 좌석이 비어야 하는데 때는 방학 때라 거의 모든 비행기가 만석이다.  독일사람들한테 제일 중요한 건 여행.  방학시작과 함께 다들 여행을 가니 미리미리 다 예약해 둔다.  이번에 우리는 예약해 두고 못 오는 가족좌석을 노린다고 했다. 사실 매 시간 변하는 상황에 엄마아빠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하는데 나는 뭐 가기만 하면 된다.  우리의 목적지는 스페인의 마요르카섬이다.

마요르카는 8월에 엄마랑 얀네랑 셋이서 다녀와서 별로 기대는 되지 않지만 이번엔 아빠도 친구도 같이 가니까 뭔가 더 특별하겠지!

방학식이 금요일이라 대부분 금토일요일날 출국할꺼라생각하고 우리는 일요일 아니면 월요일로 출발해 보자 하고 준비했는데 일요일은 실패했고, 월요일도 힘들 거 같다고 해서 포기하고 월요일 아침에 방에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아빠가 출발하쟈! 그랬다

엄마는 바로 민기엄마한테 전화해서 지금 당장 출발가능한지를 묻고 공항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 사이에 아빠는 우리가 묵을 호텔을 예약했다

우리는 후다닥 짐 정리하고 출발준비를 마쳤다.

여행 가면 누군가가 우리 토끼를 돌봐줘야 하는데 이번에는 내 베프쌍둥이 친구들에게 부탁했다. 그래서 쌍둥이네 집에 급히 가서 집 열쇠랑 토끼정보를 전달하고 바로 출발하려는데 아빠여권을 집에 두고 온 거다

빠는 스페인은 유럽연합이라며 여권필요 없다고 했는데 엄마가 가져가야 한다고 막 우겨서 집에 다시 가서 여권을 들고 왔다. 아빠 말로는 일 다닐 때 유럽 내 비행은 여권 안 가져가도 된다며 안 가지고 다닌다나 뭐라나.

여하튼 집에 들러 여권 챙겨 공항출발.

호텔은 아침에 예약, 항공은 보통 공항에서 짐 보내기 직전에 예약을 하는데 공항에 도착해서 민기만 나 항공예약을 하려고 보니 아빠가 지갑을 통째로 안 가져온 거다. 대박.

그래서 민기엄마카드 빌려서 항공권예약을 마치고 제발 우리가 다 같이 비행기를 탈 수 있게 기도했다.

만약 한 비행기에 다 같이 못 탈 경우 동생 나 엄마, 민기 민기 엄마 우리 아빠 이렇게 두 비행기에 나눠 타기로 정했다.

민기랑 민기엄마는 아빠랑 같이 비행해야만 같은 직원가격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때 함부르크-마요르카 직원항공권은 35유로였다.

이때가 너무 성수기라 모든 항공이 엄청 지연됐었고 우리는 스탠바이 티켓을 받아 출국장으로 향했다.  출국장에서 놀고 밥 먹고 또 놀고... 비행기는 언제 타나...

두세 시간 정도 지연됐던 것 같은데 다행히 한비행기에 다 탈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얀네는 잠들고 민기랑 나는 아빠랑 게임하며 놀았다.

마요르카에 도착해서 호텔까지도 꽤나 멀었는데 택시가 너무 비싸서 우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버스도 갈아타야 했고 짐도 너무 많고 엄마는 멀미하고, 얀네는 오줌 싸고 다들 배도 너무 고프고 긴 이동시간에 너무 지쳤었다.

밤 9시쯤 호텔에 도착했는데 체크인하고 바로 밥 먹으러 달려갔다.  호텔이다!!!! 뷔페다!!!!!!

민기는 자꾸 자기 태권도장 친구 라쎄를 봤다며 얘기했는데 우리는 다들 저녁시간 끝나기 전에 음식 나르고 먹느라 정신도 없었고 민기엄마도 라쎄닮은아이겠지 하며 믿지도 않았는데, 대박!!!

진짜 라쎄엄마가 우리 테이블에 나타난 거다.  어쩜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 방학이 같으니 같은 기간에 마요르카에 올 수는 있지만 마요르카에 호텔이 수천수만 개도 넘는데 같은 호텔이라니 너무너무 신기했다.

저녁 먹고 로비에 맡겨둔 짐들을 찾아 방으로 가고나서부터 나는 오늘 오후부터 조금씩 아팠던 귀가 급기야 엄청 아파왔고, 열도 나서 울고불고 난리를 쳤더니 엄마가 얀네 재우고 로비 가서 약 달라고 하니 비상약 없다 그러고 주위에 살 수 있는 곳도 없고 열 식히게 얼음이라도 달라고 해서 얼음 받아오는 길에 라쎄 엄마를 만났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아프단 얘기하며 약 있냐 물어보니 비상약이 종류별로 다 나왔단다.  엄마는 라쎄엄마한테 좌약과 진통제를 받아왔는데 내가 울고 난리 치는 동안 나도 모르게 좌약 집어넣힘을 당하고 나는 그 길로 깊게 깊게 잠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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