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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촌닭 Feb 29. 2024

2024 Zeugnisferien(성적표방학?)

in 독일 sylt

3학년 반학기를 보내고 성적표와 함께 목, 금요일 방학이다!

방학은 언제나 좋다!!! 수요일에 학교에서 성적표를 받고 보드게임하고 놀다가 11시에 마쳤다.  베프 카타린이 아파서 못 와서 같이 놀지도 못하고 아쉬웠다.  성적은 아직은 점수로 나오지 않고 선생님이 내 학습과정을 글로 써 주시는데, 독일어를 집에서 읽고 쓰고 공부 좀 시키라고 쓰여있었다.

수학은 엄마가 엄청 스트레스 주면서 시키고 독일어는 따로 시키지는 않았는데 이번 성적표를 보더니 엄마가 안 되겠다며 이제부터 시키겠다고 했다. 난 죽었다.

내 성적표

어쨌거나 난 짧은 방학이다.  그래서 가족들과 같이 Sylt라는 섬에 갔다. 동생이 기차를 타고 싶어 해서 기차를 타고 갔는데 어차피 거긴 섬이라 차로는 못 가고 무조건 기차를 타야 한다(차도 기차에 태워서 들어가야 함).  

기차에 태워진 자동차들.  차 안에 사람들도 다 타고 있다

우리는 함부륵기차역 근처에 주차를 해두고 기차를 타러 가려고 했는데 주차장소를 못 찾아서 결국 기차를 놓치고 다음기차를 타야 했다.  시간이 남아서 기차역에서 노는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다.  어떤 사람들이 막 싸워서 경찰이 왔는데 경찰한테 니 목을 잘라버릴 거라며 막 소리를 질러댔다.  어떻게 경찰한테 그런 말을 하지? 진짜 이상한 사람이다.  또 엄마가 여긴 독일 CU네 라며 들어간 슈퍼에는 거지 같아 보이는 할머니가 빵을 손으로 막 만졌는데 점원이 손으로 만진 거 다 계산하라고 소리쳐서 할머니가 또 막 뭐라 하면서 도망가듯 나가고, 다른 슈퍼에선 아기가 귀 떨어지게 울고... 이른 아침의 기차역은 이상했다.  그래여기저기 구경하고 나름 재밌었다  참 내가 좋아하는 크루아상도 기차에서 먹으려고 샀고, 기차에 볼 잡지도 샀다.

서점이랑 꽃집 구경
내가 좋아하는 크루아상

3시간 반동안 기차를 탔는데 기차에서 먹고 게임도 하고 잡지도 보고 화장실도 왔다 갔다 하고 좀 지겹기도 했고... 그러다 도착했다.  도착해서 호텔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려는데 아빠가 또! 또!! 또!!! 카드를 놔두고 온 거다.  지난번 가을방학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 또 그런 거다.  잃어버린 것 같다며 부랴부랴 은행에 연락하고 또 난리였다.  기다리며 얀느는 유모차에서 잠이 들었는데 역시나 북쪽이라 바람이 무진장 불었지만 다행히 비가 안 왔다.  근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날아갈 것 같았다

버스기다리며 / 조형물

기차역 앞광장에 조형물들이 넘어지는 것처럼 비스듬하게 서있었는데 바람 많이 부는 곳이라 그걸 표현한 건가 싶기도 했다.  호텔에 도착해서 방에 짐만 놔두고 바로 밥 먹으러 갔다.  엄마는 얀네가 유모차에서 자서 방에 못 왔는데, 내가 방이 두 갠데 싱글침대 있는 방을 혼자 쓰겠다고 하니 안된다며 작은 침대두 개에 아빠랑 얀네랑 같이 자기 싫단다.  그렇지만 난 그 작은 방이 마음에 쏙 들어서 꼭 거기서 자고 싶었다.  엄마는 오늘 아빠랑 같이 자면서 내 두 번째 동생 만들어주면 되겠네라고 말하니, 엄마는 엄마가 작은방에서 잘 테니 나보고 아빠랑 얀네랑 셋이서 자라고 했다.  그렇게 엄마랑 말다툼하며 내가 좋아하는 Gosch레스토랑에 갔다.  

내가 먹은 메뉴

나는 자주 먹는 연어구이와 누들을 먹었는데 오늘 먹은 게 최고로 맛있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여러 지역의 Gosch레스토랑에 많이 갔는데 처음으로 선물도 받았다.  작은 랍스터인형인데 마음에 쏙 들었다.  얀네는 자고 있어서 인형 못 받았는데 일어나서 나랑 같이 받으러 가서 하나 더 받아왔는데 엄마가 잘했다고 잘했다고 엄청 칭찬해 주셨다.  

Sylt 섬

밥 먹고 바닷가 산책하는데 바람도 너무 많이 불고 다리 아프고 힘든데 아빠는 계속 걷고, 걷다가 얀네랑 나랑 엄마만 놔두고 유모차랑 함께 사라져서 엄마는 또 아빠 혼자 갔다고 투덜거리고 얀네는 자꾸 안아라고하고 주위에는 죽은 까마귀가 여러 군데 있어서 엄마가 보고 계속 소리 지르고... 아... 힘들어... 빨리 호텔 가고 싶다...  결국 너무 많이 걸어서 버스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엄마는 짐 풀더니 피곤하다며 씻고 일찍 잘 거라며 얀네랑 씻었고, 난 아빠랑 호텔에 있는 사우나에 갔다.  그런데 아빠도 피곤했던지 사우나밖에서 잠이 들어버린 거다.  혼자 사우나 더 하다가 아빠 깨워서 방으로 왔는데, 아빠가 몸이 아프다며 자기가 먼저 자겠다고 내방을 뺏았다.  사실 호텔 와서도 엄마랑 방으로 싸우다가 엄마는 아직도 삐져있는데 아빠한테 방을 뺏기다니...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지.  얀네랑 나는 잠이 안 오는데 엄마아빠는 이미 잠들어있었다.  어린이는 안 자는데 어른들이 먼저 자서 우리는 이방 저 방 뛰어다니며 놀다가 잠들고 아침 7시에 눈을 떴다.  조식은 8시부터라 기다려야 해서 일단 얀네부터 깨웠다.  왜? 심심하니까.

아침 먹으러 갔는데 작은 호텔이라 그런지 엄청 아기자기하게 예뻤다.  큰 호텔뷔페랑은 느낌이 달랐는데 엄마는 이게 독일호텔만의 매력이라고 했다.

아침 먹으며, 내 랍스터인형은  램프 위에 있음

아침에 엄마가 초콜릿 먹지 말라고 했는데 몰래 먹다가 딱 걸려서 혼날뻔했는데 레스토랑이 너무 조용해서 엄마가 야단 못 쳤다. 휴 다행이다.  아빠는 또 호텔주인할머니할아버지랑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 우리는 먼저 먹고 놀았다.  오늘 집에 돌아간다고 하니 좋아하는 음식을 챙겨서 가면서 먹으라고 하시며 음식봉투도 챙겨주셨다.  커다란 기차놀이 장난감도 선물해 주셨는데 엄마는 차도 없고 들고 가기 힘들어서 안 받고 싶어 했는데 거절을 못해서 받았는데 나랑 얀네는 새 장난감이 생겨서 너무 좋았다.  호텔을 나와서 실내수영장에 가려고 했는데 아빠가 몸이 안 좋아서 시내구경 조금 하고 함부르크로 돌아오는 기차를 탔다.  뭐 대단한걸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엄마아빠가 내 방학이라고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줘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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