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코치 Sep 10. 2017

25편. 비즈니스의 꽃 ‘영업’을 말하다

직장생활백서

제가 맡은 업무가 영업(Sales) 직군은 아니지만 영업 직군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사업을 만들면서 저 또한 영업을 함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2년 전 카카오톡 채팅으로 홈쇼핑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톡주문 사업을 하면서 정말 많은 기업 고객 담당자를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지난 번 LG CNS 블로그 독자 초청 세미나 발표를 위해 그 동안 만났던 기업 고객과 주고 받은 명함을 세어보니 500여장이 넘더군요. 2년 동안 이틀에 한 명 꼴로 새로운 기업 고객을 만났던 것이죠. 


Figure 1. 톡주문 서비스를 하면서 받은 500장이 넘는 명함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과정에서 영업은 필수일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을 통해 저 또한 영업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비즈니스의 꽃이라 불리는 영업에 대해 보고, 듣고, 느꼈던 경험을 글로 써보겠습니다. 



비즈니스의 꽃은 ‘영업’


흔히 영업 직군을 표현할 때 ‘비즈니스의 꽃’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영업이 비즈니스의 핵심 활동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죠.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비즈니스가 성공 하기 위해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아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창고에 수두룩하게 쌓여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또한 쌓여있는 재고로는 돈을 벌 수가 없어 현금 흐름이 막혀 더 좋은 제품을 만들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죠. 결국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 팔 수 있는 판로를 개척하는 일은 사업을 성공시키는 가장 기초적이면서 핵심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모든 회사에는 반드시 영업 부서가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필수적인 활동이라고 해서 동일한 방식으로 영업을 하진 않습니다. 영업 활동 방식은 어떤 업(業)을 영위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LG CNS 같은 B2B(Business-to-Business) 업종은 기업 고객을 직접 발굴하여 IT 서비스를 팔러 다닐 수도 있고, TV홈쇼핑과 같이 미디어를 보유한 기업들은 방송을 통해서 고객에게 상품을 파는 유통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익히 알고 계신 보험이나 방문판매의 경우 인맥을 통하거나 소셜 활동을 통해 고객을 직접 찾아가 서비스를 팔고 있죠. 은행이나 증권사와 같은 금융 업종은 접근성이 뛰어난 번화가에 지점을 개설하여 고객 접근 용이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금융 상품을 팔게 됩니다.



영업의 소명 ‘발굴하고, 유지하고, 파는 것’


영업은 고객을 발굴하는 것부터 수금까지 수없이 많은 일을 하지만 영업이 해야 할 소명을 정리하자면 세가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1.고객을 발굴하라


모든 기업은 영업의 대상인 고객을 가지고 있습니다. IT서비스 기업은 공공기관이나 금융사, 그리고 제조사와 같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과 같은 금융사는 직장인과 같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합니다. 어떤 사업이든 시작점은 제품을 팔 고객을 찾아내는 것이고 그 첨병의 역할을 하는 것이 영업입니다. 새로운 고객을 찾아내고 그들에게 회사와 제품을 알리는 것, 그것이 사업의 첫걸음 인 것이죠. 


만약 기업의 규모가 크고 그 수가 적다면 고객이 누구인지 포착하는 것은 쉬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은행과 같은 금융사가 대표적인 경우죠. 아무나 금융업을 할 순 없기 때문에 그 숫자는 명확하고 영업 담당자는 누가 고객인지,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업 고객의 규모가 작아지고 그 수가 많아지면 고객이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쉽게 정의하기 힘들게 됩니다. 대형병원과 개인병원의 차이를 생각해시면 쉽게 이해되실 것입니다. 이렇게 대상 고객의 규모에 따라 영업 인력도 달라지게 됩니다. 숫자가 늘어날수록 영업의 수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인건비 비용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죠. 그런 경우 직접 영업보다 더 효율적인 방안을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객을 찾는다는 것은 기업을 찾는다기 보다 그 기업 내 소속된 실제 구매 담당자나 현업 부서 담당자를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담당자나 현업은 실제 기업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영업은 그런 담당자를 제대로 찾아내야 합니다. 영업 활동 중 상당한 시간을 담당자를 찾는데 소모하게 되죠. 


이렇게 고객이 발굴되면 고객에게 제품을 팔기 위한 전략과 실행에 들어갑니다. 회사마다 영업 조직의 회의 방식은 상이하지만 대부분 어떻게 계약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낼까를 고심하는 시간들이라 할 수 있죠. LG CNS 사례를 들어보면 사업(영업) 조직은 매주 주기적인 수주 회의를 진행합니다. 수주 회의에서는 새롭게 발굴된 고객이 누구인지 그 고객에게 어떤 사업 기회가 있는지를 논의하고, 영업이 진행중인 고객사의 상황을 보고하며, 이를 토대로 어떻게 영업을 전개할 것인지 전략을 짜는 자리라 할 수 있죠. 사업 기회 단위라 할 수 있는 티어(Tier)를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량적으로 관리하기도 합니다.



2.상품을 팔아라


영업의 본질적인 임무는 바로 기업이 생산해내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알리고 파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고객이 생소하게 느낄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죠. 고객의 질문에 언제든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고객이 구매를 할 수 있으면서 적정한 이윤을 챙길 수 있는 가격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하죠. 


일반적으로 B2B 기업 대상의 거래 과정은 이렇게 진행이 됩니다. 우선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담당자와의 대면 미팅을 통해서일 수도 있고, 사업설명회나 제안 프레젠테이션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뤄질 수도 있죠. 이런 자리에서는 여러 경쟁제품과의 비교를 통해 이 제품을 도입할 것인지 검토 후 내부 보고를 통해 공식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게 됩니다. 더불어 가격 협상도 진행될 수 있죠. 


만약 경쟁제품을 제치고 입찰 대상이 된다면 후속 과정으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어 추가적인 협상이 진행됩니다. 제품 도입의 범위, 시기, 가격, 인도 방식 등을 협의하여 구매 대상 범위를 확정하는 것이죠. 계약에 대한 구체적 협상이 완료되면 계약서를 주고 받게 됩니다. 계약서는 온라인사이트에서 구매 과정이 이뤄지는 전자계약서의 형태와 종이 계약서의 형태로 진행이 됩니다. 



계약에 있어서 영업 담당자가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단계는 계약 문구를 양사가 검토하고 확정하는 과정입니다. 손해배상조건, 계약 파기 조건, 양도조건 등 수없이 많은 조건에 대해 법무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는 과정이고 계약 문구 하나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조직이 관여하게 됩니다. 계약이 완료되면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사에 인도 되거나 구축됩니다. 그에 따른 판매 대금을 청구하게 되고 수금을 하는 것이죠. 이 일련의 계약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영업 담당자가 됩니다. 



3.관계를 유지하라


고객에게 제품을 팔았다고 해서 영업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사와 지속적인 거래 관계를 유지하려면 핵심 담당자(Key Person)와의 관계를 꾸준히 이어나가야 하죠. 만약 고객과의 관계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면 사업 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기업 내부의 상황이 바뀔 수도 있고, 경쟁사 제품이 들어올 수도 있으며, 고객사 내부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영업은 기업의 대표 얼굴이자 시장에서 첨병 역할을 하면서 고객의 불만, 경쟁사 동향 등을 눈으로 보고 듣고 파악한 후 기업 내부에 전하게 됩니다. 그만큼 영업의 역할이 기업이 시장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한때 영업이 부정적 단어와 결합되면서 꺼리는 직업으로 인식된 때도 있으나 영업의 가치는 기업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 역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죠. 어떤 기업이라 하더라도, 어떤 시장 상황이라 하더라도 영업 인력을 축소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오히려 위기일수록 영업 인력을 충원하게 되죠. 기업 비즈니스 현장에서 현장을 누비는 유일한 인력이 영업이기 때문에 영업을 비즈니스의 꽃이라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필자 또한 영업 담당자와 함께 톡주문 사업을 위해 직접 영업을 해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사업을 진행한 2년 동안 성공과 실패를 겪으면서 알게 된 영업에 대한 몇 가지 지식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1.고객을 모르면 사업을 성공할 수 없다.


회사를 다니면서 특정 업무에 치중하다 보면 가장 흔한 단어인 ‘고객’의 존재가 참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월급이 어디서 나오나?”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고객이 지불하는 돈이라고 답하지만 우리 회사의 고객이 누구며 왜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선뜻 답하기가 어렵죠. 그런데 여러분이 현장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팔아보면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고객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실감하게 되죠. 개인적으로는 사업을 이해하는데 영업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톡주문이라는 신사업 개발 과정에서 영업을 직접 해보니 고객이라는 존재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고객이 누구인지, 고객은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고객은 지불 의향이 있는지.. 등 수없이 많은 질문들에 대해 영업은 답을 찾고 알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고객을 진짜 우리 회사의 고객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사례로서 톡주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고객을 찾아 헤맸던 경험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톡주문 서비스는 홈쇼핑 상품을 카카오톡 채팅으로 주문하는 서비스라보니 서비스가 상용화 되기 위해서는 홈쇼핑 영업이 필수였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모바일과 통신 쪽 일을 했던 저로서는 홈쇼핑이 너무 생소했고 더욱이 담당자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인맥, 전화 등 온갖 방법을 이용해서 홈쇼핑 담당자를 찾아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생소했던 T-커머스 회사를 무작정 찾아가기도 했죠. T-커머스 회사 중에는 사업권을 취득한지 얼마 되지 않아 홈페이지는 존재하는데 물리적인 회사는 만들어지지 않은 회사도 있었습니다. 그 회사에 아무리 전화를 해도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구글 지도와 네이버 지도를 이용해서 홈페이지 주소에 적힌 건물까지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지도를 들여다 봐도 주소에 적힌 빌딩은 존재하는데 정작 찾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더군요. 재차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한 여름 땡볕에서 주변 거리를 수십 번 헤매다가 결국 회사로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돌아보면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하고 그 열정이 대단했다고 생각되지만 고객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직접 체험해본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2.시간 나서 만나주는 고객은 없었다.


이렇게 어렵게 고객을 찾아낸다고 한들 환영을 보장 받지는 못합니다. 누군가를 대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려고 하면 사는 사람의 반응이 썩 좋진 못합니다. ‘또 뭘 팔러 왔나?’라는 의구심과 함께 상대방을 무시하는 말도 흔하게 하죠. 어렵게 전화 통화를 하면 ‘메일을 보내주시면 검토해보고 연락 드리겠다’라는 말을 남기곤 합니다. 그런데 정작 메일을 보내면 무소식이 되어 버립니다. 어렵게 마련한 미팅 자리에서도 연신 스마트폰만 쳐다보며 설명을 듣는 둥 마는 둥 하죠. 이렇게 영업 과정에서 계속 거절당하거나 무시당하다 보면 자신감도 많이 줄어들게 되고 사람 만나는 일이 점차 어렵게 느껴집니다. 


저도 톡주문을 처음 제안했을 때 대부분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직장인인 그들의 시간을 잡기가 매우 어려웠죠. 그런데 그것도 경험이 쌓이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특정 담당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채널을 통해 담당자를 추가로 확보하는 한편, 여기 저기 제안서를 보내 아이템에 관심을 갖게 만들거나 회사에 대해 미리 조사해서 그 회사에 맞는 서비스를 제안하려고 노력을 기울였죠. 실제 그런 준비들이 큰 효과를 발휘해서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고객의 거절에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거절 당해도 ‘그 사람이 이 미팅의 중요성을 아직 몰라서 그런 거야’라고 이해를 하거나 ‘내가 제대로 준비를 못했구나’하는 생각으로 제안 준비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 것이죠. 저에게는 고객의 거절이 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담당자가 어떤 스타일이냐에 따라 일의 성사가 결정된다.


GS홈쇼핑 이OO 과장님, 이니스프리 조OO 대리님, 뉴스킨 신OO 팀장님, 풀무원 김OO님, 쇼핑엔T 경OOO 차장님… 이 분들을 통해 톡주문은 세상에 나올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일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에 달렸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분들입니다. 2년 동안 60여개의 회사, 500여 명에 달하는 담당자들을 만나 제안을 했는데 어떤 회사는 경영진에 보고도 하지 않고 검토가 끝나버렸지만 어떤 회사는 서비스가 상용화되고 그에 따라 성과를 낼 수 있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다름 아니라 제안을 받은 담당자가 추진력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주도적으로 일한다는 것은 쉬운 말이긴 하지만 실제 실행하기는 매우 어렵죠. 상명하복 식의 조직 문화, 투자를 꺼리는 문화, 일을 벌이지 않으려는 분위기 등 여러 요소와 함께 담당자가 정해진 일만 하거나 지시 받은 일만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거나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시도하는 것은 월급 받는 직장인에게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런데 그런 시도를 하는 이들이 조직 내에는 꼭 있습니다. 그들은 뭔가 의미 있고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죠. 절대 시켜서 하거나 수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또한 내부적으로 반대가 있다 한들 그 벽을 넘고 일을 빠르게 추진하게 되죠. 영업하는 입장으로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행운입니다. 특히 신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안할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고객이라는 것이죠. 그러므로 영업 대상자가 어떤 스타일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가 주도적으로 일하는지, 시킨 일만 하는지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둘 필요가 있는 것이죠.



4.거래는 상호 win-win 게임이다.


보험을 떠올리면 흔히들 주변 지인이 부탁해서 가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입니다. 부탁 받을 땐 어쩔 수 없이 보험에 가입하지만 몇 달만 지나면 금방 후회를 하게 되죠. 거래를 했지만 누군가는 손해 보는 게임.. 그것은 잘못된 거래라 할 수 있습니다.


거래는 기본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 상호 이득이 되어야 합니다. 결코 관계에 의존해서 영업을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특히 술 접대가 대표적이죠. 흔히들 영업은 술자리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TV방송 등에서도 그런 장면들을 흔하게 볼 수 있을 뿐 더러 전통적인 영업 방식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죠. 물론 술자리는 분명 일정 부분 도움이 됩니다. 취기에 농담도 할 수 있고 사적인 영역도 얘기 나눌 수 있죠. 때에 따라서는 형-아우 사이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건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의사결정 권한을 전적으로 보유한 사람이 아닌 이상 도움을 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도움이 점차 한계를 가지는 형태로 기업 내부 구조가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공개 경쟁 입찰이나 IT시스템 기반의 전자계약도 공정한 거래 관계를 만들기 위해 늘고 있습니다. IT기술이나 규제로 인해 정보가 빨라지고 정확해지다 보면 사람의 인위적인 개입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죠. 형-아우라 부르는 사이도 이런 시스템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술이 아닌 업무의 도움이 오히려 담당자에게 더 가치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팔려고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기업에 도움이 되어야 하고, 담당자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죠. 그래야 상호 승리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상호 이득이 거래의 가장 기본이며, 고객과 갑을 관계라 할 수 있지만 서로 공생 공존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술을 잘 마셔야 영업을 잘한다는 것은 잘못된 오해입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고객의 잘 알려고 노력하고 고객의 말에 경청하는 이가 영업을 훨씬 잘하고 성과도 잘 냅니다. 



5.모든 것은 계약서에 달려 있다


일상에서 우리는 계약서를 많이 접하죠. 흔한 스마트폰 가입을 할 때도, 보험을 가입할 때도 계약을 하며 전세 계약을 할 때도 계약서에 사인을 합니다. 그런데 수천 만원에서 수억원의 부동산 거래가 이뤄질 때도 계약서를 제대로 읽어보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중개인이 뭐 속이겠어? 제대로 했겠지’라는 안일함과 법적 용어가 즐비한 계약서를 꼼꼼히 보는 것은 왠지 까탈스러운 성격같이 보일 까봐 대충 보고 덮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서라는 게 우리의 일상에서 흔한데 우린 좀처럼 계약서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이죠. 


혹 그런 분 들이 계신 다면 이제부터라도 계약서를 꼼꼼히 보시길 바랍니다. 그 계약서로 인해 법적 분쟁이 발생하고 손해배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과 고객 간의 거래도 계약서에 기반합니다. 그리고 그 계약서는 모든 거래 조건을 증빙하는 강력한 문서죠. 영업 과정에서 수없이 오간 전화 통화 상의 말과 약속은 계약서 앞에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러므로 영업 담당자는 계약서를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하고 계약서 문구 상에 리스크가 될 수 있는 항목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규모가 있는 기업은 내부에 법무팀이나 법무 담당자가 존재해서 계약서를 미리 검토하여 법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데 스타트업이나 소기업의 경우 이런 조직의 도움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그런 위험에 더 쉽게 노출이 됩니다. 회사의 시스템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여러 경로를 통해 그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법무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는 것이죠. 필자도 제휴 계약이 구매 계약을 체결할 때 법무팀 검토가 완료되었다 하더라도 계약서 각 항목이 무슨 의미가 있고 왜 이렇게 정의 되어 있는지 꼼꼼히 읽어봅니다. 나중에 법무팀의 도움이 없이도 웬만한 문구는 협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이죠.




영업의 경험에 대해 쓸 말은 정말 많은데 영업을 전문으로 하지 않는데다가 단편적인 개인 경험이어서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영업에 대해 중요하게 느낀 점 만을 담았습니다. 영업이 분명 힘든 일이긴 하지만 분명 직장인에게 고객과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데에는 좋은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꼭 영업을 경험 해보시길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왜 당신은 문제 해결형 인재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4편. 신사업 보고서의 작성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