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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코치 Oct 15. 2015

1편: 피곤하고, 피하고 싶고, 초보 티 나는PPT

1편: 피곤하고, 피하고 싶고, 초보 티 나는PPT, 어떻게 할까요?

PPT, 직장인들의 가장 흔한 고민



한 달에 한번쯤 직장맘인 아내는 주말에 쉬고 있는 필자에게 숙제를 던져줍니다.회사 직원들에게 발표할 자료를 수정해 달라는 지시(?)를 내려주곤 하죠. 회사에서 PPT 만드는 게 일상인 저와 달리 회계 업무를 맡고 있는아내는 PPT 만드는 게 큰 스트레스인가 봅니다. 발표 내용이회계에 관한 것이라 제가 내용을 새롭게 구성해 줄 수는 없고, 그저 보기 좋게 다듬어 주는 정도이긴합니다. 한 두 시간의 PPT 작업이 끝나면 아내는 기분좋은 표정으로 마치 자기가 만든 것인 양 의기양양하게 완성본을 메일로 발송을 한답니다. 아내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PPT 작성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거라 생각합니다. 



PPT, 왜 어렵게 느껴지는 것일까요?

직장인들이 PPT 보고서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아래와 같은 이유라생각됩니다.


첫째, 워드나 엑셀과 달리 파워포인트는 정해진 서식이 없기 때문에 작성자가 서식을 만들어야 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게됩니다. 워드의 경우 글머리 번호 매기기를 제외하고선 특별한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죠. 엑셀 또한 행과 열에 맞춰서 필요한 블록을 지정해서 내용을 입력하면 됩니다.그렇지만, PPT의 경우 작성자에 따라 문서의 형식이 달라집니다. 문장을 나열하거나 글머리 꼴을 써서 워드처럼 작성한 PPT가 있는반면,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그래프로 한편의 비디오를 보는 듯한 PPT도있습니다. 작성자의 스킬에 따라 문서의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죠. 이렇게 문서의 실력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은 바로 서식이 자유롭고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PPT는 혼자 만의 문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부분 직장 상사에게보고해야 하거나, 임직원들 앞에서 문서를 발표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사실 이런 용도에 적합한 게 바로 PPT이기도 합니다. 메모처럼 작성해도 되는 문서가 아닌, 깐깐한 직장 상사에게 검토받고 승인 받아야 하는 문서가 대부분이기에 PPT 문서 작업은 항상 신경 쓰일 수 밖에 없죠.


셋째, PPT 보고서 작성에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몇 시간 후에 보고해야 하는 경우도생깁니다. 제안서 조차도 갑작스럽게 발표 일정이 잡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필자 또한 PPT 문서를 만드는데 충분한 시간은 그다지 없었던 것같습니다. 늘 부족한 시간 속에서 문서를 만들어야 하는 게 직장인들의 숙명이죠.


이런 이유로 PPT 보고서 작성에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이 많다 보니 인터넷에는 PPT 문서작성스킬을 알려주는 수 많은 글들이 있고, 그 글들이 공유 기능을 통해 끊임 없이 전파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PPT,멋지게 꾸미는 것이 정답일까요?


가끔 인터넷을 떠도는 PPT 템플릿이나 보고서 작성 사례를 보면 디자이너 수준에 버금갈 정도로 화려하게 꾸며진 문서들이 많이 있더군요. 슬라이드 효과와 같은 파워포인트의 고급 기능을 완벽하게 활용하고, 이미지나도형을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여 포토샵에 가까운 문서로 승화시킨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파워포인트의기능이 더 다양해지고, 사용하기 쉬워지는 것도 많은 이들이 고급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배경이 될 수도있었겠죠.


그렇지만,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비즈니스 문서에 파워포인트의 고급 기능을 넣어서 문서를 만든 사례는 극히 보기 드물더군요. 대부분의 문서는 흑백의 단조로운 색이 주로 사용됩니다. 애니메이션효과는 대중들에게 강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고서나 제안서에는 사용되는 경우도 드뭅니다. 어쩌면 인터넷에서공유되고 있는 파워포인트 팁의 대다수는 거의 활용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파워포인트의고급 스킬을 배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더군요. 마치 그 스킬을 배우게 되면 보고서를 빠르고, 깔끔하게, 그리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스킬을 배우면 분명 빠르게쓸 수 있는 것은 사실 입니다. 필자 또한 PPT의 다양한단축키 등을 활용해서 작업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있습니다. 깔끔하게 문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간결하고 명확하게’는파워포인트 스킬과는 전혀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PPT보고서가본질적으로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가 ‘어떻게 간결하고 명확하게’작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어렵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즉, PPT 보고서가 어려운 본질은 글 쓰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글을쓰기 위해 논리적으로 내용을 구성하는 사고하는 능력이 충분하지 않아서입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내용을구성하기 위해서는 보고서가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한 자료와 연관 지식이 부족해서 입니다. 주제에 대해충분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구성하여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PPT 보고서는 단 한 장으로도 충분합니다. 오히려 시간이 부족한 임원들은간결하고 명확한 단 한 장의 보고서를 선호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료 조사가 충분하지 않거나, 논리적으로 구성되지않아서 보고서를 읽어보면 이해하기도 어렵고, 장황한 문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PPT는 다른 문서 양식과 달리 논리적 전개의 취약성이 쉽게 드러나게 됩니다.그것도 공개된 장소에서의 프레젠테이션에서는 PPT 내용의 수준이 확실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파워포인트 스킬로는 결코논리적 전개나 사고력을 키워줄 수 없습니다. 아무리 PPT 파워포인트기술을 완벽하게 습득한다 해도 가장 기본적인 논리적 전개나 업무 전문성이 없으면 PPT 스킬은 겉치장에불과할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PPT보고서를 잘 만들려면 글 쓰는 능력부터 키워야 합니다. 자료를수집하는 노력부터 기울여야 합니다.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그 속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발견할 수있는 직관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논리적인 전개를 시킬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배워야 합니다. 다만 이 능력들이 결코 단시간 내에는 이뤄질 수가 없죠. 그래도보고서를 잘 쓰고 싶다면 스킬을 배우는 것보다 논리의 기술을 배우는 게 선행해야 합니다. 



PPT,왜 초보티가 나는 것일까요?


그런데 전문적인 지식을보유하고 있는데다가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것 같은데 왜 내 문서만은 유독 초보처럼 보이고 정리가 안된 듯한 느낌이 드는 걸까요? 필자가 보고서를 취합하다 보면 개발자나 영업 담당자처럼 특정 영역에 충분한 지식을 보유한 직군담당자가 작성하는보고서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문서에 적은 내용 외에 나머지는 물어보면 언제든 대답하겠소’라든가 ‘문서보다 실제 실행이 중요한 게 아니겠소?’라는 투로 내용을 제대로채우지 않는 경우도 가끔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내용이 부족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오히려 부족해 보일까 봐 슬라이드에 내용을 더 채우려고 하거나, 제대로전달이 되지 않는 듯 하여 문서를 더 꾸미려고 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보고를 받는 이가 잘 이해를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류의 문서들은 보는이가 답답할 정도로 여백 없이 공간에 내용이 가득 차 있습니다.  문단이나 단어들이 가지런히 정돈이 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도형의 색깔이나 굵기 등도 기본 도형만 주로 사용합니다. 내용 면에서도중복된 문장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거나 불필요한 문장도 문서 중간 중간에 눈에 띕니다. 문서를 처음 보면왠지 준비 안 된 듯 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물론 이런 보고서들은 산업과 직무에 대한 전문지식을 보유한 이들의 보고서이기에 시간을 두고서 찬찬히 읽어보면 꽤 괜찮은 내용인데 왜 성의가 없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문서를 제대로 가다듬지 않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문서는 ‘채우고, 꾸미는 과정’이아니라 ‘채우고, 가다듬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다수의 초보들은 슬라이드에 내용을 많이 채우려고하고, 멋지게 꾸미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본 PPT의 고수들은 채우려 하지 않고 간결하게 하려 하고, 꾸미려 하지 않고 가다듬는다는 것입니다. 




PPT,꾸미려 하지 말고 가다듬으세요


글자 단락 간격만 일정하게맞춰줘도, 가지런히 정렬만 해줘도, 중복되고 불필요한 단어나문구만 지워줘도, 여백만 적절하게 줘도 됩니다. 문서를 꾸미지않고 가다듬는 것 만으로도 여러분의 보고서가 고급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직장인들은가다듬는 이 과정을 소홀하게 생각합니다. 오히려 꾸미는데 시간을 더 들이죠. 그래서 다양한 색의 글씨체를 넣어 문장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또나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에 밑줄을 긋거나 박스를 표시해둡니다. 그렇지만, 여러 폰트를 쓰는 것보다 단조로울지라도 회색과 검정색의 폰트로, 여려가지를강조하는 것보다 텍스트 박스와 도형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것 만으로도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모든것이 중요한 듯 내용을 채우는 것보다 꼭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만을 담아서 표현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채우지 말고 비우고, 꾸미지 말고 가다듬는데 집중을 해보시면 문서의 수준이 확실하게 달라집니다. 필자는블로그를 통해 지금껏 경험해왔던 문서 작성 경험을 토대로 PPT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공유 드리고자합니다. 또한,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실제 비즈니스 문서작성 사례도 공유드릴 것입니다. 물론 저의 PPT보고서 작성법은하나의 방법에 불과합니다. 다만, 저 또한 읽는 이가 저절로납득할 수 있는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에 분명 저의 고민과 경험이 여러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의 보고서가 간결하고 명확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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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LG그룹 블로그의 필진으로서 본 게시물은 LG블로그에 게시된 글입니다.  


글 ㅣ 강석태 차장 ㅣ LG CNS 블로거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타래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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