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을 "거절 당하는 일"이라 정의한 적이 있다. 신사업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절 당하는게 일상이기 때문에 그렇게 정의했던 것 같다. 거친 바람과 파도에 깎여 두리뭉실한 돌멩이가 된 것 처럼 꽤 긴 시간동안, 그리고 자주 거절당하다보니 왠만한 거절에도 멘탈에 흔들림이 없다.
AI튜터 사업을 하면서 공교육에 꼭 진입하고 싶었다. 큰애가 "아빠가 만든거는 왜 우리 학교에서 안써?"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래서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를 찾아 장학사에게 대뜸 전화를 걸었다. 장학사라는 직책도 그때 알았던 것 같다. 사무실 번호가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으니 얼마나 이런 전화가 많이 왔을까.. 첫 목소리는 아주 귀찮다는 느낌이 드러났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다시 전화를 했다. '검토하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짧은 말로 대화는 끝났다. 다시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다른 교육청 담당자를 찾아 또 전화를 걸었다.
1개월 후 서울시교육청과 공교육 스피킹클래스 도입에 대한 업무협약식을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었다.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가 되었다. 일주일 동안 각 시도교육청에서 연락이 왔다. 영어에서 다문화 한국어회화까지... 전화 한통화가 일으킨 파장은 내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특히나 교육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에서는 우리 팀이, 우리 회사의 결정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이었는지 "너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라는 말로 입증이 되었다.
이렇게 될 줄 예상을 못했다. 그런데 돌아보니 큰 애의 말에 거절당할 줄 알면서도 시도해본 내가 아빠로서 부끄럽지 않았다고 느꼈다. 안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머리 속에도 수만가지가 떠오른다. 또한 그 이유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산재해있다. 거절당하지 않는 용기처럼 그 장애물 가시를 상처를 내면서 나아가야 한다.
거절 당해도 아무 일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시도를 두려워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