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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코치 Feb 21. 2016

아이디어에도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링 (2편)

                                                     

지난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링 1편(http://blog.lgcns.com/1026)’에서는 기업을 이해하는데 있어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을 설명해 드렸는데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다룰 때에도 비즈니스 모델은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아이디어를 설명하려고 할 때 ‘이 아이디어의 비즈니스 모델이 뭐야?’라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신규 사업 발굴을 담당하는 조직에서 이런 질문은 아주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사업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는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이란 단어가 낯선 용어일 수 있죠.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하는 수익 모델을 의미하는 것인지, ‘어떻게 사업을 할 것인가’ 하는 일하는 방법을 묻는 것인지 갈피가 안 잡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단순히 아이디어에만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까지 물어보는 것일까요? 



아이디어의 종류는 매우 다양할 수 있지만 아이디어의 레벨을 구분하자면 3가지 범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레벨에 따른 아이디어의 분류>


기능 레벨의 아이디어는 일상 생활 속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불편한 점으로 인해 ‘이런 게 필요하다’라고 생각해 낼 수 있는 누구든 쉽게 낼 수 있는 아이디어 수준입니다. 기존의 상용화된 제품이나 서비스에 필요한 부가적인 기능을 생각해 내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정수기에 얼음을 제공해주는 기능을 넣거나 TV에 이어폰을 연결할 수 있게 만드는 등 기능을 추가하거나 개선하는 아이디어 유형입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경우에 따라서 제품을 획기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제품 자체의 본원적인 기능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제품•서비스 레벨의 아이디어는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에 대한 아이디어를 말하는데요. 제품이나 서비스는 사용자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거나 해결해주는 것이므로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레벨의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디어이기도 한데요.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을 팔 경우 소위 ‘대박’이 나서 돈 방석에 앉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판단이 되면, 누구나 ‘대박’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죠. 여담이지만, 필자 역시 최종적으로 사업화로 이어진 ‘톡 간편 주문’이라는 TV홈쇼핑 주문 서비스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그런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서 바로 실행할 수는 없습니다. 비즈니스 수준에서 아이디어를 실행하는데 필요한 요소를 갖추었는지를 먼저 검토해봐야 하기 때문인데요. 필요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면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용이하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투자 대비 수익성 등 많은 요소를 고려해봐야 합니다. 


비즈니스 수준에서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훨씬 복잡한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아이디어를 제품이나 서비스로 만들어내려면 공장과 같은 인프라, 인력, 유통망 등을 새롭게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죠. 필자가 아이디어를 냈던 ‘톡 간편 주문’이라는 서비스 아이디어도 투자를 해서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해야 할 뿐만 아니라 TV 홈쇼핑에 영업을 하고 고객이 직접 써볼 수 있도록 홍보도 해야 했습니다. 서비스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지만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가치사슬(Value Chain) 단계까지 사전에 검토를 해야 하는 것이죠. 


이렇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요소와 이를 수익으로 연결되는 방식을 정의한 것을 비즈니스 모델이라 하고, 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비즈니스 모델링(Business Modeling)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를 보통 신사업 개발 과정이라 부릅니다.



여러분의 아이디어가 기능 단위의 아이디어라면 비즈니스 모델은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속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본질적으로 다를 경우, 반드시 아이디어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링을 해봐야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이디어는 실행되기 전에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머리 속의 추상적인 가설일 뿐입니다. 아무리 탁월한 아이디어라고 주변에서 칭찬하더라도 그 본질은 개인의 경험이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가설일 가능성이 높죠. 그래서 아이디어를 스스로 냉정하게 평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디어에 대해 맹목적이 되고 누군가 아이디어를 비판하더라도 방어적인 태도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보호하기 급급해집니다.


사실 아이디어는 기술적인 이슈나, 경쟁 관계, 고객 가치, 실패한 사례 등 수많은 이유로 실행하기도 전에 기업 내부에서 반대에 부딪히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라도 주변의 선입관이나 경험을 이유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도 전에 사장될 위험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아이디어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지 않는 이상 아이디어의 생명은 아이디어를 낸 본인에게 온전히 달려 있는 것이죠. 


따라서 아이디어에 대한 구체화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주변이 반대하더라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득해낼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링은 추상적이면서 관념적인 아이디어를 실제 비즈니스에 가깝게 구체화 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모든 회사는 본연의 비즈니스 틀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신사업 아이디어라고 하더라도 기업의 근본이 되는 비즈니스 틀을 바꾸면서 실행하기란 매우 어렵죠. 제조회사가 서비스 회사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킨다거나 통신사가 제조회사의 비즈니스 모델로 바꾸는 것은 매우 도전적이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라는 것은 기능 수준이든, 제품 수준이든, 비즈니스 수준이든 기업이 보유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닌지 미리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아이디어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잘 맞아 떨어진다면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훨씬 쉬울 것입니다. 기존의 유통망이나 브랜드 가치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제품기획서나 서비스기획서 수준으로만 구체화시켜도 아이디어를 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존 사업 방식과 다른 아이디어라면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문제는 없는지, 지속적으로 경쟁우위를 갖출 수 있는지, 어떤 새로운 자원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입니다.


아이디어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다르다면 그것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많은 요소를 새롭게 갖춰야 합니다. 즉 기존의 자원이나 자산을 많이 활용하지 못하고 새롭게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통신회사가 아이디어 제품에 대한 제조를 직접 시도할 경우 제품 기획자, 공장 인프라, 물류 인프라 등을 모두 새롭게 갖춰야 합니다. 통신사의 강점인 통신 네트워크나 대리점 영업망 등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다른 자원을 확보해야만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그것이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되기 위해 일정 수준으로 품질을 올리기까지 시행착오를 거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 실패의 위험이 따르게 됩니다. 


반대로 제조회사가 서비스 플랫폼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획자, 개발자를 새롭게 채용하고 육성•관리하는 등 많은 인건비 투자를 수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쉽게 투자할 수 있을지 몰라도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것을 비즈니스 모델링하여 현재 기업이 보유한 비즈니스 모델과 비교해봄으로써 어떤 자원이 필요하고 그것을 기업이 갖추는데 있어서 비용 등의 이슈가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는 실행을 통해서만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실행하기 전에는 그 어떤 것도 아이디어의 가치를 미리 판단할 수 없습니다.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활동을 나열하고, 무엇이 우선인지를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제휴 체결이 우선인지, 기업고객 대상의 영업이 우선인지, 플랫폼을 확보하는 게 우선인지, 진입장벽을 구축하기 위해 특허를 출원하는 게 우선인지, 수익 모델을 설계하는 게 우선인지 등을 정해야 하는 것이죠.



비즈니스 모델링은 아이디어에 대한 전체 비즈니스 요소를 청사진 형태로 볼 수 있어 사업화 과정에 필요한 활동이나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도출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마치 사업계획서의 추진계획과 추진상세사항처럼 말입니다.


잘 만들어진 아이디어의 비즈니스 모델은 사업 계획서 자체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아이디어를 낸 당사자뿐만 아니라 협업하는 직장 동료들에게도 많은 이점을 가져다 줍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면 꼭 비즈니스 모델링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카카오톡으로 채팅하듯 TV 홈쇼핑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톡 간편 주문’ 아이디어 사례를 통해 실제 비즈니스 모델링을 어떻게 하는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글 ㅣ 강석태 차장 ㅣ LG CNS 블로거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타래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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