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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코치 Aug 11. 2016

2편 : 책과 저자에 관한 흔한 오해

책 쓰는 직장인

 [책 쓰는 직장인] #2. 책과 저자에 관한 흔한 오해 – LG그룹 공식 블로그   



책 쓰는 직장인 시리즈 연재

①② 책과 저자에 관한 흔한 오해
③ 저자가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세 가지
④ 책 쓰려면 이것부터 준비하라
⑤ 본격적인 책 쓰기 도전
⑥ 저절로 팔리게 만드는 책 홍보 기술


직장인으로서 저자를 꿈꾸시는 분들이 알아둬야 할 ‘몇 가지 오해’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저자가 된다’는 장밋빛 꿈에 부풀어 책을 출간했다가, 냉정한 현실에 실망할 수도 있기에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신 후에 책 출간에 도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적는 글입니다.



오해 1. 인세가 짭짤하다?

제가 책을 내고 나서 주변의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와~ 인세 받아서 짭짤하겠네요. 부러워요!”라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책을 내기 전에는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책을 팔면 ‘적어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은 벌겠지?’라는 허무맹랑한 기대를 했었죠. 그런데 막상 계약서를 체결하고 나니 현실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책이 판매되기 시작하니 책 인세가 얼마나 돈이 안 되는지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출간한 후 한 달 뒤 회사 내 사내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인이 저자가 되니 회사에서 관심을 받게 되어 강연 요청을 받게 된 것이죠. 책 출간 후 인세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은 터라 어느 정도 오해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강연 도중 청중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책이 600권 팔렸는데 제가 인세로 얼마를 받을까요?”
그 질문에 “100만 원이요.” “200만 원이요.” 같은 대답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즉석에서 제가 받게 되는 인세를 계산해서 알려주니 모두들 ‘그것 밖에 안 돼?’라는 표정이었습니다. 책 내기 전에 제가 그랬던 것처럼 인세라는 것이 돈이 되는지 잘 모르는 분들이 대다수인 것 같습니다. 저자가 되고 싶은 직장인 여러분도 마찬가지겠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5,000권의 책을 판다고 했을 때 들어오는 인세 수입은 몇 백만 원 수준입니다. 투입된 시간이나 노력에 비하면 작은 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5,000권을 팔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작가들이 책 인세로만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짭짤한 인세를 기대하고서 책을 써볼까 하는 생각은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주위에 책 내신 분이 있다면 부럽다는 말씀은 안 하셔도 됩니다. 책 인세로는 여러분이 부러워할 만큼 돈을 잘 벌지 못합니다. 



오해 2. 책 쓰느라 일을 안 했을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출판 제안을 받아 덜컥 계약을 하고 나서 정신없이 집필을 하다가 정작 책 출간이 다가오자 고민에 빠졌습니다. 왠지 직장 상사가 “일은 안 하고 책만 썼어?”라는 말을 할 것 같았고, 혹시나 제 직장 생활에 불이익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 것이죠. 업무가 아닌 개인의 일에 더 집중하는 것은 어떤 조직이라 할지라도 반기지 않는 상황이니 책이 출간된 후 혹시라도 오해를 받게 될까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낸 것을 회사에는 알리지 않기로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출간 후, 생각과는 다르게 회사 내 많은 분들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 긍정적으로 말씀해 주시고, 사장님과 임원 분들도 ‘책을 낼 수 있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고 아무나 못하는 일’이라고 칭찬을 해주셔서 한숨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

제가 했던 고민처럼 ‘책 쓰는 직장인은 일 안 하고 땃짓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많은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죠. 정말 그럴까요? 저에게 그 질문을 던진다면 단연코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책 쓰느라 업무를 내팽개쳤다면 조직 생활에서 금방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직장을 곧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 일 자체를 소홀히 하고 엉뚱한 일에 몰입한다는 것은 직장인 입장에서 득보다 실이 훨씬 큰 일입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도 눈치채지만 서슬 퍼런 눈으로 직원들을 지켜보는 팀장이나 임원 눈에는 부하직원이 일에 몰입하는지 안 하는지 훤히 보입니다. 직장 생활을 10년 이상 하신 분들은 이 말에 공감하실 겁니다.


그러면 업무 외의 한정된 시간에 어떻게 책을 썼을지 의문이 들 것입니다. 직장인인 저도 책을 써보니 업무 이외의 충분한 여유 시간을 확보하는 게 정말 어려웠습니다. 결국 개인 시간인 잠자는 시간, 술 마시는 시간, TV 보는 시간을 줄여서 시간을 아끼고 아껴 글을 써야 했죠. 예전보다 더 부지런해야 했으며 그날 해야 할 업무는 그날 반드시 처리해야 했습니다. 그래야 밤 시간에 마음 놓고 글을 쓸 수 있었죠. 40대가 된 이 나이에 회사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면 책 쓰는 일에도 제대로 몰입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둘째, 자신의 업무 분야에 대한 책은 아무나 쓰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회사 내 직장 동료조차 인정하지 못하는 실력이라면 그것을 책에 담는 것 자체가 민망한 일이겠죠. 자신의 직무 경험을 책에 채우려면 일에 대한 식견과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식견은 일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오랜 기간 체득해야 쌓을 수 있습니다. 체득하기 위해서는 일에 몰입해야 합니다. 몰입하게 되면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회사 업무에 관한 책을 쓴다는 것은 딴짓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해 3. 저자에게는 책을 무상으로 준다?

결론적으로 무상으로 주는 책은 불과 10권도 안됩니다. 계약서 상에 저자에게 증정하는 책이 몇 권인지 명시되어 있습니다. 나머지는 저자도 출판사나 서점을 통해 책을 직접 구매야 합니다. 제가 체결한 계약서에는 저자에게 8권을 제공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만약 주위 지인이 저자가 되어 책을 줬다면,그것은 책의 가치를 떠나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사준 것이기 때문에 받는 사람은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이 때문에 저자에게 책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특히 읽지도 않을 거라면요.)


일부 책은 홍보의 목적으로 특정인에게 증정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책 홍보 방안으로 증정하는 것이죠. 당연히 책 판매 촉진에 얼마나 효과적이냐에 따라 증정 부수는 결정이 됩니다. 필자의 경우 SNS에서 인기가 있거나 중요한 직책에 있는 분들에게 출판사에서 50권 정도의 증정을 했습니다.


만약 저자와 출판사의 계약에 있어서 ‘저자가 최소한 보증해야 할 판매 부수(일명 개런티)’가 있다면 저자 입장에서 판매가 쉽지 않을 경우 그 책들을 자기 부담으로 지인들에게 선물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 출판사에서 먼저 출판 제의를 하였기 때문에 별도의 개런티가 없어서 그런 문제는 없었지만, 이렇게 개런티 계약 형태도 꽤 있다고 들었습니다.



오해 4. 지인들이 책을 사줄 것이다?

식당을 개업했을 때나 보험 판매를 시작할 때 흔히 빠지는 유혹 중 하나가 ‘주위 지인들에게 의존’하는 것이죠. 책 판매도 별반 차이가 없는 듯합니다. 책을 낼 때 가장 기대하는 것 중에 하나가 주위 지인이 ‘열심히 홍보해주거나 책을 사주겠지?’라는 기대감이죠. 기대가 클수록 실망은 클 것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만큼 주위 지인들이 여러분의 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주지 않습니다. 책을 사지 않는 경우도 많죠. 저도 그런 기대를 했었는데 그 기대가 산산이 깨지더군요.


참고로 제가 평소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40여 명의 대학생들에게 직무 관련 지도를 하고 있는데, 40여 명의 멘티 중 책을 사서 읽은 멘티는 10명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멘토링 하는 직무와 관련된 책인데도 관심이 없더군요. 왜냐하면 요즘 사람들이 그만큼 책을 읽지 않기 때문입니다. 평소 책을 안 읽는데 지인이 책 출간했다고 해서 평소 안 가던 서점을 가서 책을 살리는 없습니다. 만약 책을 샀더라도 제대로 읽어보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책을 주위에서 사 줄 것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서점이나 블로그에서 책 소개 글을 읽고 책을 펼쳐보는 독자에게 어필하시길 바랍니다.



오해 5. 책을 내면 저절로 팔린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지세 수입이 생각보다 적어 실망하게 되지만, 그래도 책이 얼마나 팔릴지 신경을 쓰게 됩니다. 모든 책의 뒷면 앞장을 보시면 이런 문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책 제목 하단에는 ‘초판 1쇄 발행‘이라는 문구가 보이는데요. 책 판매 부수의 기준이 되는 단어는 ‘판’이나 ‘쇄’라는 단어입니다. 책을 처음 낼 때는 ‘초판’으로 발행이 되고 내용이 변경될 경우 ‘개정판’이 되죠. 내용 변화 없이 출판된 부수를 의미할 때는 ‘쇄’라는 단어가 쓰입니다. 일반적으로 1,000부를 기준으로 1쇄, 2쇄, 3쇄로 늘어나는 것이며 숫자가 높아질수록 많이 판매되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나 출판사 입장에서는 출간되자 마자 불티나게 책이 많이 판매되어 2쇄, 3쇄를 빨리 찍어 낼수록 흥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책을 처음 출간하는 초보의 경우, 책이 저절로 팔릴 것이라 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인맥을 총동원해서 홍보하고 판다고 해도 실제로 1,000부를 넘기기 어렵기 때문에 2쇄부터는 책 자체의 콘텐츠, 출판사의 마케팅 능력, 독자들의 입소문, 언론 홍보 등 매우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판매량이 결정됩니다. 책도 쇼핑몰에서 파는 상품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방송 출연과 같이 운 좋게 언론을 타는 행운을 만나지 않는 이상 자연 판매를 통해 저절로 판매되는 데에는 매우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직장인처럼 외부 강연 기회나 언론 노출 기회도 적고 외부 활동을 할 시간조차 부족한 경우에는 책 홍보에 있어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직장 다니는 동안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리라는 낙관적인 생각은 접어두시는 게 좋습니다.



오해 6. 베스트셀러가 좋은 책이다?


그렇다면 책 출판이 많이 된 책, 소위 베스트셀러가 항상 좋은 책일까요? 책을 많이 읽어본 분은 동의하시겠지만, 저자로서가 아닌 독자로서 수백 권의 책을 읽은 경험으로 비춰보건대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국내 독자의 경우 특정 분야의 책에 쏠리는 현상이 심합니다.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 같은 책, 이슈가 되는 책들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죠. 최근에 알파고가 큰 이슈가 되었을 때 알파고 관련된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고 판매가 되었죠. 그리고 출판사의 마케팅에 의해 광고나 홍보 채널에 노출되는 경우 책 자체의 콘텐츠 품질보다 자본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좋은 책과 잘 팔리는 책은 다른 것 같습니다. 좋은 책임에도 알려지지 않아 묻히는 책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독자 스스로 책의 가치를 알아보고 주위 지인에게 입소문으로 퍼져서 알려지지 않는 이상, 저명한 인사(종교인, 연예인, 정치인)가 쓴 책이나 시의적으로 이슈가 되는 책, 그리고 출판사 마케팅이 강한 책 중심으로 베스트셀러가 될 수밖에 없죠.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출판사나 대형서점도 어쩔 수 없이 좋은 책보다 잘 팔리는 책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 또한 독자의 판단이며 독자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이니까요.



오해 7. 책 쓰는 데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만약 출판 계약을 맺었으나 아무런 원고의 기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몇 달이 꼬박 걸릴 것입니다. 수백 페이지에 이르는 원고를 써내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법이죠. 하루 1~2시간만 글을 쓰게 될 경우 회식과 같은 저녁 약속이 있을 수도 있고, 몸이 피곤해서 글 쓰는 맥이 끊어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렇지만 미리 준비를 해둔 상태라면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작년 12월 초에 출판 계약을 맺고 12월 중순부터 써서 2월 중순에 원고를 마무리했습니다. 퇴근 후 밤에 1~2시간 정도 쓰고 주말에 쓰니까 대략 60~80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원고 집필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불과 1주일 정도에 책 한 권을 쓸 수 있었던 거죠.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원고의 기반이 되는 재료, 써둔 글이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3년 동안 LG CNS 사내 블로거 활동과 LG그룹 블로거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적어둔 글들을 간단하게 수정만 해서 활용했던 것입니다. 마침 그동안 써온 블로그 글 주제가 회사 업무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아이디어’, ‘기획’, ‘비즈니스’라는 세 가지 키워드 범위 내에서 일관성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이라는 책의 주제와 잘 맞아떨어져 쉽게 책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평소 업무를 통해 알게 된 경험과 지식을 ‘노트에 메모해두는 습관’도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어디에 활용될지 몰랐지만 책을 쓸 때 중요한 핵심 내용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겁니다. 꼭 책을 쓰기 위해서 메모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경험을 노트나 블로그 등에 꾸준히 기록해두면 그것이 훗날 책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평소 습관만 잘 갖춰 놓으면 책을 쓰기 위해 갑자기 많은 시간을 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독자이자 저자로서, 책 출간에 대한 오해에 대해 개인적 경험을 기준으로 써봤습니다. 주관적 의견이 많이 투입된 글이지만, 책 집필을 준비하시는 직장인이시라면 미리 생각해두면 좋을 부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책 쓰려면 이것부터 준비하라’라는 주제로 책을 쓰기 전에 미리 준비하면 좋은 것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강석태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도서출판 타래)의 저자. LG CNS에 재직 중이며 14년 동안 서비스 기획 및 신사업기획 업무를 맡고 있다. 노트북을 매일 끼고 살지만, 종이 위에 그려지는 그림과 글씨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지금껏 수만 장의 문서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읽는 이가 저절로 납득할 수 있는 문서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원본 출처

http://www.lgblog.co.kr/life-culture/business/56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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