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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팔이오 Nov 24. 2023

춤꾼이 대학원생 된 사연

신 방통 선생 편

  좌우로 나뉜 계단식 강의실에는 좌우 각각 여섯 줄씩 긴 책상이 있고, 각 책상에는 5명이 앉을 수 있도록 의자가 준비되어 있다.  그러므로 좌우로 30명씩 60명이 수강할 수 있는 강의실이다.  매 학기 강의가 시작되면 앞에서 보면서 학생들의 위치와 얼굴을 사진처럼 인식하여 기억한다.  어느 자리가 비었다면 그곳에 있던 얼굴을 기억하고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러면 누가 결석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어느 해, 본과 3학년 1학기 수업시간.  가운데를 기준으로 왼쪽, 맨 뒷줄에는 가운데로부터 여학생, 남학생, 여학생 순으로 앉아있었다.  얼굴이 뽀얗고 귀여운 얼굴의 남학생이 두 여학생 사이에 앉아서 매시간 웃으면서 열심히 수업을 듣는다.  어떨 때는 얼굴이 뚫어져라 응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흠, 마취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인가 보군...'  


  어느 날 우연히 눈팅만 하는 페이스북에 잠시 들어갔다가 익숙한 얼굴을 보게 되었다.  그 얼굴 뽀얀 학생이 춤을 추고 있다.  그것도 수준급이다.  '오~, 대단한데!'  수업시간에 질문도 자주 하더니 실습시간에는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흠, 신통방통하군!'


  그 신통방통한 학생이 본과 4학년을 마치더니 대학원에 오고 싶단다.  마취가 제일 재미있단다.  못 이기는 척하면서 "그래, 그럼 지원서 쓰고 열심히 해보자!  대신 진인사대천명이다."    


  신 방통 선생은 대학원에 입학하고 전임수의사를 하면서 운동도 열심히 했다.  마취통증의학과 구성원들이 동물병원 바로 앞에 있는 체육관에서 수영과 다양한 운동을 같이 했다.  공부를 열심히 하려면 역시 건강해야 하니까.  


  신 방통 선생은 지삼성 성 선생과 주제 하나를 놓고 끊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화두를 하나 던져주면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어느새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온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새로운 생각에 대한 거부감 없이 언제나 열려있는 마음으로 농담처럼 하던 얘기를 실제 진행해 보는 것이 마취통증의학과의 장점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에도 신 방통 선생과 지삼성 성 선생의 끊임없는 얘기가 한 시간 동안 지속되었다.    

 

  우리의 신 방통 선생은 열심히 공부만 하는 줄 알았더니, 어느 날 주례를 부탁하러 왔다.  세 번째로 신 방통 선생과 예쁜 신부의 주례를 기쁜 마음으로 진행했다.  신 방통 선생은 지금도 전문연구요원으로 열심히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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