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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인 Feb 20. 2024

나의 독서 여정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전권 완독

지난해 8월부터 읽었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완독을 향한 대장정을 드디어 마쳤다!!



2009년 10월, 김창석 번역의 국일미디어에서 나온 1권을 호기롭게 구입했으나 차일피일 읽기를 미루게 됐고, 김희영 번역의 민음사에서 나온 1권을 2012년 9월에 구입했으나 그 후 5, 6권까지 나오는 족족 구입하기만 했다.

2016년 아들이 군대에 있을 때, 1권을 다시 읽기 시작했으나 곧잘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나가버려 초반부를 넘기기 힘들었지만 기어이 1권을 다 읽었을 땐 큰 쾌감에 휩싸였었다. 3년 후인 2019년, 재도전하답시고 1권을 펼쳤으나 이내 내려놓고 그간 모은 책들을 모두 중고책방에 팔아버렸다. 내 생에 이 책은 절대 다 못 읽는 걸로 타협을 본 거다.

또다시 3년이 흐른 2022년, 가족여행으로 간 속초의 어느 책방에서 13권까지 모두 완간되었다는 꽃무늬의 이 책들을 발견하곤 가슴이 이상하게 설레어 1권을 구입해 버렸고 나만의 고독한 여정을 2023년 8월에 시작했다.

1권은 한번 읽었던 경험 덕에 무난히 읽혔고, 2권인 ‘스완의 사랑’은 책장이 술술 넘어갈 정도로 매우 재미있었다. 그 기세로 3권으로 넘어갔는데 청소년이 된 화자의 풋사랑에 미소가 번졌지만, 화자가 홀로 바닷가 휴양지로 여행을 떠난 후부턴 진도가 더뎌 독서 밴드 모임에 들어 숙제처럼 읽어 가게 되었다. 주 3일 이상 50페이지씩 나 스스로에게 과제를 부여해 읽어간 덕에 화자의 집착 어린 사랑과 다소 지루한 당시 정치 상황(드레퓌스, 제1차세계대전)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 13권인 ‘되찾은 시간’이었다. 이제껏 힘들게 읽었던 내 ‘시간’들이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는데, 1권부터 다시 읽고픈 마음이 부풀어 오르기까지 했다.



쉬어가는 코너로 <벨 에포크, 인간이 아름다웠던 시대>를 읽고 난 후 김창석 번역가가 한 권으로 편집한 8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벽돌 책을 읽은 후 1권부터 재도전하려 한다. 그땐 한 달에 1권을 목표로 찬찬히 문장을 씹고 음미하며 읽어갈 거다. 글로 쓴 인상파 회화가 어떤 것인지를 잘 알게 해준 명저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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