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입원했다.

by 돌레인

쇼핑몰에서 휴대폰 배터리를 교체하는 동안, 엄마와 나는 잠시 카페에 들어가 앉아 있었다. 내가 피곤해 눈을 감고 있는 사이, 뭔가 이상한 기척이 느껴져 눈을 뜨니 엄마가 탁자 위로 엎어져 계셨다. 얼른 부축해 일으켜 보니 몸은 축 늘어져 있고, 콧물과 침을 흘리며 아무리 불러도 눈을 뜨지 않으셨다. 이마는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고 손과 몸이 차가웠다.


엄마 휴대폰을 집어 들고 급히 119에 전화를 걸었는데, 바로 뒤에 있던 어떤 여자분이 달려와 엄마를 바닥에 눕히고 맥박을 체크해주며 숨은 쉬고 있다고 알려주셨다. CPR까지는 필요 없는 상황이었고,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의식을 회복해 앉을 수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인 채, 구급대원들이 빠르게 도착하는 모습을 보자 그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여자분은 간호사였고, 엄마와 나들이 나왔다가 우연히 우리 뒤에 앉아 있었던 거다. 불과 1~2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는데, 그분이 아니었으면 어찌 되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정신없이 구급차에 오르느라 제대로 감사 인사도 못 드렸지만, 마음만큼은 꼭 전해졌으면 한다.


입원한 지 오늘로 5일째. 여러 검사를 받으면서 실신 원인이 뇌혈류 저하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다. 뇌 MRI에서는 혈관들이 많이 좁아져 있었고, 경동맥 초음파에서도 40% 정도 협착이 보였다. 그래도 수술까지는 필요하지 않은 상태라 불행 중 다행이었다. 골밀도 검사에서는 허리와 고관절이 약해져 넘어지면 골절 위험이 있고, 신장 기능이 떨어져 빈혈도 생겨 10개월째 먹고 있는 철분제를 당분간 계속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엄마의 여러 증상은 고혈압과 만성적인 수분 부족, 그리고 스스로 건강을 과신하며 제대로 챙기지 않으셨던 탓이었다.


입원 후에는 골다공증 주사를 맞고, 끼니마다 혈액순환제를 드시고, 오전에는 뇌영양제 수액까지 맞고 계신다. 다행히 상태가 많이 좋아져 내일이면 퇴원 예정이다. 여기 왜 있는지 계속 물어보시는 엄마가 애처롭지만, 아직은 약으로 조절 가능한 단계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또 한고비 넘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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