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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브론테 자매와 관련된 책과 영화들...

by 최소여의 모험

에메랄드 펜넬의 영화 <폭풍의 언덕(2026)>을 보고 폭풍여운에 시달리고 있어요.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답게 그동안 여러번 영화화되고, 또 새로운 번역으로 선보여지기도 하고

브론테 자매들의 작품과 해석, 평론까지... 보고 읽고 확장할 경험들이 무궁무진 하더라고요.

*폭풍의 언덕(2026) 후기는 >>> https://brunch.co.kr/@dolcefarniente/59


이상하죠? 캐시랑 히스클리프는 (제 기준) 완전 비호감 캐릭터들이거든요.

세상 고집불통에, 다른 사람들은 어쩌든 관심없는 본인의 감정만이 우선인 안하무인에다가

그러면서도 또 자존심만 더럽게 세서 솔직해야 할 때 솔직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금쪽이 집합소인데 말이죠.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요.


아씨가 결혼 생활에서 지켜야 하는 의무에 무지 하거나, 아니면 사악하고 부도덕한 여자라는 것뿐이에요 _141p
두 사람은 서로의 반가움에 흠뻑 취한 나머지 그 노골적인 시선을 부끄러워할 틈도 없었지만 에드거 씨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불쾌함 때문에 점점 창백해졌고, 아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히스클리프의 두 손을 자기 잡고 함께 웃자 그 불쾌함은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_164p
그 증거로 지금 당장 에드거와 화해를 하겠어. 잘자! 난 정말 천사야!
이렇게 자기도취적인 확언을 하며 린턴 부인이 방을 나갔고... _170p


계급이나 성별에 따른 시대적 한계에 고스란히 몸을 내던진 서사 때문이기도 하겠고,

폭풍같은 사랑의 열병, 그 치사량에 가까운 낭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에밀리 브론테의 아름다운 문장도 분명 한 몫 하겠지요.

그러니 히스클리프는 내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걸 절대 몰라야 해. 내가 히스클리프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가 잘생겨서가 아니라, 넬리, 그가 나보다 더 나 자신이기 때문이야. 우리의 영혼이 무엇으로 빚어졌든, 히스클리프와 나는 같은 영혼을 가지고 있어. 그리고 린턴의 영혼은 우리와 전혀 달라. 달빛과 번개가 다른 것처럼, 서리와 불이 다른 것처럼. _137p
린턴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무성한 숲의 나뭇잎 같은 거야. 겨울이 오고 시간이 지나면 변할 거라는 거 잘 알아. 하지만 히스클리프를 향한 내 사랑은 그 숲 아래의 영원히 변하지 않는 바위와 같아. 눈에 띄는 즐거움을 주는 건 아니지만 꼭 거기 있어야 하는 존재. 넬리, 내가 곧 히스클리프야. 그는 늘, 항상 내 마음속에 있어. 기쁨으로서가 아니라- 나도 내게 늘 기쁨이지는 않듯이 - 그저 나 자신으로서 거기에 있어. _140p


영화를 보기 전 원작소설을 한 번 더 읽었고요,

특히 쉬운 번역으로 추천 받은 문학동네와 이옥토 작가님의 커버사진이 너무 예쁜 윌북

이렇게 2개 출판사의 책을 병렬 독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윌북이 표지도 예뻤지만, 조금 더 현대의 문장으로 번역되어 읽기에도 나쁘지 않았어요.

KakaoTalk_20260223_102200697_02.jpg 좌) 윌북 / 우) 문학동네

윌북의 표지는 이옥토 작가님의 작품인데요.

한강작가의 <채식주의자>개정판 표지의 작가입니다.

마침 윌북에서 브론테 자매 컬렉션을 출판했는데 모두 이옥토 작가님 사진이더라고요, 이건 소장각!

KakaoTalk_20260223_102200697_03.jpg


브론테 자매- 샬럿, 에밀리 그리고 앤 브론테

모두 남자 이름인 필명으로 소설을 출간 했었더랬죠.

샬럿의 <제인에어>는 굉장한 호평을 받은데 반해,

에밀리의 <폭풍의 언덕>은 여성작가임을 밝혔음에도, 남성적이고 괴팍하며

심지어 악마적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고해요.


불같은 샬럿, 폭풍같은 에밀리 언니들 사이에서

막내 앤은 이성적이고 냉소적인 소설을 쓰지 않았을까,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앤 브론테의<아그네스 그레이>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됐거든요. 궁금해서 빨리 읽어봐야겠어요!


그렇게 찾다보니, 역시 브론테 자매에 대해 매혹된 사람들이 많았던거죠.

이미 브론테 자매 평전이랄지, 세 자매의 일기와 편지글을 엮은 "벨기에 에세이"등

관련한 서적이 잔뜩이더라고요.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선 차곡차곡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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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책을 읽는 중간 중간 또 봐줘야 할 영화들이 너무 많은 거에요.

특히 <폭풍의 언덕>과 <제인에어>는 영화로도 드라마로도 여러번 제작됐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유난히 보고 싶은 것들부터 추려서 리스트업 해두었습니다. 이미 본 것들도 있지만, 겸사겸사 다시 보고 싶어졌어요. 얼른 보고 정리해볼게요.


다른 버전의 <폭풍의 언덕>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1992년 작품

카야 스코델라리오 주연의 2011년 작품


다른 자매님의 영화 <제인에어>

샬롯 갱스부르 주연의 1996년 작품

미아 바시코브스카 주연의 2011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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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뭔가 더 봐야할 작품들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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