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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lias Apr 15. 2024

뇌의 주인은 바로 나!(7)

도파민 과잉 추구가 만든 번아웃

2024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도파밍’이 선정됐다고 한다. 

도파민은 중추신경계에서 형성되는 신경전달물질로, 뇌신경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쾌감이나 즐거움 등과 관련된 신호를 전달한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나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자극적인 상황에 노출됐을 때 주로 분비된다. 도파민은 흥분성 전달물질이기 때문에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지만 분비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인체에 이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도파밍’은 도파민의 과다 분비를 즐기듯 수집하는 현상을 말한다. 도파밍은 즐거움을 느낄 때 분비되는 ‘도파민’과 게임 내에서 물건을 수집할 때 사용하는 단어인 ‘파밍(Farming)’이 합쳐진 단어다. 똑같은 일상을 참지 못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는다면 도파민 중독을 의심해 봐야 하며, 이미 도파민에 중독됐지만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숏폼 중독이다. 숏폼은 1분 내외의 영상이나 140자 미만의 짧은 글을 의미하며, 긴 영상을 짧게 요약하거나 잘라내 더 강한 자극을 준다. 실제로 많은 내담자들이 주의력이 저하되었다고 하면서 책을 읽고 싶지만 읽을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숏폼과 같은 콘텐츠에 중독될수록 ‘팝콘 브레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팝콘 브레인'이란 즉각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에 뇌의 전두엽이 반응하는데, 반복 노출될수록 내성이 생겨 일상생활에 흥미를 잃고 팝콘처럼 더욱 큰 자극을 추구한다고 해서 붙여진 용어이다. 팝콘 브레인 증상이 심해지면 무기력감이나 우울, 불안, 충동적인 감정 변화가 생기고, 집중력 저하 같은 인지 기능 감퇴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S과장님은 도파민 중독의 화신이었다. 직장을 다니는 것만으로 녹초가 되는 보통의 사람들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에 빠져있었다. 신선한 자극에 흥분한 뇌는 몸이 망가지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단조로운 시골에서 조용한 아이였던 그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렸고 섬세한 그의 감각은 신세계의 자극에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뇌의 쾌락이 커져갈수록 몸은 다쳐갔고 결국 번아웃이 되었다. 

20년도 뇌파검사 결과는 S과장님에게 기존의 생활을 지속할 수 없음을 말해주었다.   

2020년도 뇌파검사 

Alpha  Peak 8.14Hz에 Alpha 비율도 1.1% 로 인지적 활성화가 많이 저하되어 있고 정서가 불안정하여 회복탄력성이 바닥인 상태로 보였다. 자연히 집중력은 T척도에서 19점으로 통계적으로 이상치(집중력 최하위)로 나와 일을 하는데 효율이 전혀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알파발랜스와 감마발랜스는 정상이어서 뇌의 균형은 유지되고 있어 얼마간의 휴식기를 보낸다면 회복되리라는 희망이 컸다. 

일명 도파민 디톡스(디지털 디톡스) 기간이 필요했다.‘도파민 디톡스’란 인위적으로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행동을 줄임으로써 행복, 쾌감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의 분비를 줄여나가는 것을 말한다. 일상의 단조로운 자극을 즐길 수 있을 때까지 심플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우선은 몸 자체가 많이 지쳐있었기에 휴직을 한 상태에서 가벼운 산책과 규칙적인 운동, 많이(?) 지루한 생활을 이어갔다. 무엇이 자신을 도파밍으로 몰아갔는지에 대한 통찰도 함께 이루어졌다. 반년 정도의 휴직을 마치고 복직하여 단조롭지만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일상의 잔잔한 행복을 누릴 수 있데 된 결과가 23년도 뇌파검사에서 보인다.     

2023년도 뇌파검사 

Alpha  Peak 8.14Hz에서 8.74Hz로 향상, Alpha 비율은 1.1%에서 53.7%로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 당연히 집중력도 19점에서 53점으로 정상으로 돌아왔다. Alpha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부분이 마음에 걸리긴 했다. 마음고생을 많이 하다 보니 마음수련도 덩달이 많이 해서 웬만한 역경에는 끄떡하지 않을 정도로 멘털이 강해졌나 싶었다. Alpha 비율이 적당히 높으면 행복하고 편안한 상태지만 너무 높으면 현재는 편안하지만 그 수치가 되기까지 마음고생을 한 분들이 많았기에 50%가 넘는 수치를 보면 왠지 마음이 아리다. S과장님은 지금처럼 행복한 시기가 없다고 하시지만 말이다. ㅎㅎ 


*** 처음 글을 읽으시는 분들을 위한 뇌파검사 Tip!

1. Alpha  Peak : 인지기능 활성화 정도를 뜻함. 8~12Hz면 정상 수준. 높을수록 직무 효율이 좋을 수 있음.

2. Alpha파 비율 : 심신이 편안한 상태. 높을수록 회복탄력성이 높을 수 있고 긍정적이며 즐거움.

3. 집중력과 각성 수준 : 40~60이 보통. 

4. 알파발랜스(알파파 좌우뇌 치우침) : 좌뇌(-방향)에서 알파파가 많이 나오면 우울함.   

5. 감마발랜스(좌우뇌 균형) :-0.1~+0.1 사이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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