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크는 그로부터 이주 후,토마스와 함께 떠났다. 깡마른 까만 고양이는 공장 앞을 서성이며 떠나는 터크를 조용히 쳐다봤다.
터크는 마지막으로 뒤돌아보며 공장에서 겪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동생인 키티를 두고 오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옳은 선택이라 믿었다. 토마스의 고향으로 떠나는 기차 안에서 자는 잠은 달콤했고 처음으로 어떤 악몽도 꾸지 않았다.
기차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터크와 같이 공장에서 막 떠난 차림의 사람도 있었고, 정갈한 정장을 입은 중장년의 남자들도 있었다. 일을 구하러 가는 사람들이나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남자들이 대다수였다. 여자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터크는 허기가 져서 미리 챙겨온 딱딱한 빵을 조금 뜯어먹었다. 토마스는 옆에서 잠들어있었다. 가는 길이 멀었다. 키티에겐 편지를 해두었지만 아무래도 답장까지 받으려면 시간이 걸릴터였다. 뭐라고 답장이 올 지 예상할 수는 없었다. 키티는 어렸을 때부터 영특해서 이해해주길 혹은 현명한 답변을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모자란 오빠가 이런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원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생각들로 가득차 더이상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 두시였다. 이 시간이면 모두가 잠들시간인데 잠이 오지 않았다. 기차는 오전 여덟시에 도착 예정이었고, 잠을 자야만 했다. 도착하자마자 짐을 내려놓고 밥을 먹고 열시정도부터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무슨 일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렇게 하기로 했다. 급여는 공장보다 1.5배로 챙겨주기로 했고, 시간은 공장보다는 적게 하루 12시간으로 합의를 봤다. 좋은 거래 조건이었다. 무슨 일이든 해야만 했다. 공장을 벗어나기 위해선. 그리고, 잠을 자야만 한다. 잠을 자야 일을 한다. 주문을 외웠다.
생각을 꼬리에 물고 늘어졌다. 오래된 습관이다. 이 습관때문에 잠을 오래 잘 수가 없다. 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종종 손을 베이곤 했다. 동료들도 걱정을 많이 했다. 고쳐야 할 습관이다. 어디서부터 오는 불안인지 나도 모르겠다. 알 수 없다. 책임져야할 것들이 많다. 그것으로부터의 회피일지도 모른다. 도망치고 싶을지도 모른다. 잠을 자게되면 깨고 싶지 않다. 그러나 눈을 떠야만 한다. 나는, 오늘은 아침 여덟시에 눈을 떠야만 한다. 일을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