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조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이 한숨을 돌렸다. 10월 30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는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자리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했다. “한미 무역 후속 협상 타결로 컨틴전시 플랜과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60% 가량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승조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이 한숨을 돌렸다. 10월 30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는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자리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했다. “한미 무역 후속 협상 타결로 컨틴전시 플랜과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60% 가량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의 3분기 실적은 참담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46조7214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5373억원으로 29.2%나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5.4%로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25% 관세 폭탄이 그대로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 10월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후속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부과되던 관세가 15%로 낮아진 것이다. 업계와 증권가는 현대차와 기아가 이번 관세 인하로 4조4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승조 CFO가 제시한 ‘60% 만회’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현대차는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자구책을 펼쳐왔다. 가장 핵심적인 전략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 확대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엘라벨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을 현재 30만대에서 2028년까지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은 현재 40%에서 203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원가 절감 노력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차량 원가 절감을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 강화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원가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는 4분기 수익성 개선의 핵심 전략이다.
이승조 CFO의 과제는 단순하지 않다. 미국 관세 대응에서 수익성 방어는 물론 미래 투자까지 조율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다. 그는 현대차를 포함해 총 10곳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어 그룹 전체의 재무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인물이다.
시장의 기대는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4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 전 분기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관세 15% 인하가 4분기부터 본격 적용되면 실적 반등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대응 전략은 가격 인상이 아닌 수요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관세로 비용은 높아지겠지만, 가격은 결국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며 “고객에게 제품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고 수요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내부 효율화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전동화 전환 전략도 원가 절감과 맞물려 추진된다. 현대차는 내년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을 앞세워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차량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마진율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증권가는 현대차의 주가 상승 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관세 부담이 덜어진 만큼 주가가 20%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25% 관세를 전제로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했기 때문에, 관세가 15%로 낮아지면 한층 더 강력한 수익성 개선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관세 협상 타결의 타이밍도 완벽했다. 3분기에 1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관세로 지불한 직후 터진 호재다. 이승조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4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3사(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연간 합산 매출이 35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들 3사가 남은 4분기에도 3분기 수준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연간 합산 매출 규모는 36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세 악재 속에서도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 만큼, 관세 부담이 줄어든 4분기에는 수익성까지 함께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이승조 CFO의 4분기는 진짜 시험대다. 원가 절감 자구책과 관세 협상 타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만큼, 이제는 실제 수치로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 현대차가 3분기의 악몽을 딛고 4분기에 의미 있는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세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현대차의 근본 전략은 명확하다. 현지 생산 확대, 원가 절감, 하이브리드 중심의 고수익 모델 강화다. 이승조 CFO는 이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4분기 수익성 회복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209일간 이어진 관세 악몽에서 벗어나 현대차가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그 해답은 곧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