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2025년 9월 기준 서울시만 해도 주요 교차로 120곳 이상에 AI 영상분석 카메라가 설치됐으며, 경기·부산·대구 등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이 카메라들은 기존 루프센서 방식과 완전히 다른 원리로 작동하며, 신호 변환 순간부터 교차로 내 차량 위치까지 0.01초 단위로 추적한다. 더 이상 ‘아슬아슬하게 통과’는 통하지 않는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6조는 황색 신호의 의미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차량은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앞에서 반드시 멈춰야 하며, 이미 교차로 안에 들어간 경우에만 신속히 빠져나가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많은 운전자들은 ‘노란불=서둘러 통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법적으로 황색 신호는 가속이 아닌 정지를 의미한다는 게 핵심이다.
과거 구형 단속 시스템은 교차로 바닥에 매립된 루프센서로만 작동했다. 정지선 뒤 1차 센서와 교차로 중앙부 2차 센서를 차례로 밟으면 단속되는 방식이었다. 이 때문에 ‘빨간불로 바뀌기 직전에 1차 센서만 넘으면 괜찮다’는 꼼수가 통했다. 실제로 노란불 말미에 진입한 차량 중 상당수는 단속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4년 대법원 판결 이후 단속 기준이 전면 재정비됐다. 대법원은 “황색 신호에서 정지선 앞이라면 반드시 멈춰야 하며, 교차로 진입 여부와 관계없이 신호 변환 시점이 기준”이라고 명확히 판시했다. 이 판결을 기점으로 전국 지자체는 AI 카메라 도입을 본격화했고, 2025년 현재 주요 도심 교차로 대부분이 신형 시스템으로 교체됐다.
AI 카메라의 작동 원리는 기존과 차원이 다르다. 교차로 상단에 설치된 고성능 영상 인식 카메라는 차량의 실시간 위치, 속도, 신호 변화 타이밍을 종합 분석한다. 단순히 ‘정지선을 넘었는가’가 아니라 ‘적색 신호 시점에 교차로 어디에 있었는가’까지 정밀 추적한다. 여기에 후면 번호판 촬영 전용 카메라까지 이중 설치돼 있어, 주간·야간·우천 환경 상관없이 100% 단속이 가능하다.
특히 최신 시스템은 ‘메인 신호위반 감지 카메라’와 ‘실제 단속 채증용 고성능 광학 카메라’가 동시에 작동한다. 두 영상이 함께 위반 증거를 확보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카메라 한 대만 보고 괜찮다고 생각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교차로에는 카메라 4대가 동시 작동하는 복합 단속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단속 기준도 훨씬 엄격해졌다. 적색 신호가 켜지는 순간부터 0.01초 단위로 단속이 시작되며, 교차로 중간에서 빨간불로 바뀌면 그 즉시 위반으로 간주된다. 과거처럼 ‘노란불에 이미 들어갔으니 괜찮다’는 논리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AI 시스템은 차량이 정지선을 넘은 시점과 적색 신호 전환 시점을 밀리초 단위로 비교 분석하기 때문이다.
과태료와 벌점도 만만치 않다. 무인 AI 카메라에 적발되면 승용차 기준 과태료 7만 원이 부과되며, 경찰관 현장 단속 시에는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5점이 동시에 적용된다. 승합차는 8만 원, 이륜차는 4만 원이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2배로 가중돼 승용차 13만 원, 벌점 30점이 부과된다. 벌점 15점은 1년 내 추가 위반 시 면허정지 위험까지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운전자들이 이런 변화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노란불에 들어갔는데 과태료 나왔다”, “억울하다”는 항의 글이 연일 올라온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명백한 위반이며, AI 시스템은 정확히 작동한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황색 신호는 정지 신호와 같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딜레마 존’ 문제도 지적한다. 딜레마 존은 정지선 앞 20~30m 구간으로, 이 지점에서 노란불을 만나면 급정거하기도 애매하고 통과하기도 위험한 구간이다. 과거에는 이 구간에서 어쩔 수 없이 통과하는 경우 단속이 유예되기도 했지만, 최신 AI 시스템은 차량의 속도와 거리를 계산해 ‘충분히 멈출 수 있었는지’ 여부까지 판단한다.
실제 교통공학 연구에 따르면, 시속 60km로 주행 중인 차량은 노란불을 인지한 후 완전 정지까지 약 40~50m가 필요하다. 따라서 정지선 30m 전방에서 노란불을 만났다면 이론적으로 멈출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AI 카메라는 이런 물리적 한계까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적색 신호 시점에 교차로에 있었는가’만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청은 이에 대해 “황색 신호 지속 시간은 교차로 크기와 제한속도를 고려해 설계됐으며, 법규를 준수하면 단속될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노란불 지속 시간은 도로 폭과 속도에 따라 3~5초로 설정되며, 이는 안전하게 멈추거나 통과할 수 있는 시간으로 계산된 값이다. 문제는 많은 운전자들이 과속하거나 신호를 늦게 인지해 이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결국 해법은 명확하다. 교차로 접근 시 속도를 줄이고, 노란불이 켜지면 무조건 멈추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려는 시도는 이제 100% 단속으로 이어진다고 봐야 한다. AI 카메라는 인간의 판단 여지를 주지 않으며, 법규 그대로 정확히 작동하기 때문이다.
교통안전 전문가 김모 박사는 “신호위반은 중대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며 “AI 단속이 확대되면서 단기적으로 불만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AI 카메라가 설치된 교차로에서는 신호위반 건수가 평균 40% 이상 감소했다는 데이터도 나왔다.
운전자들은 이제 ‘노란불=빨간불’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더 이상 예전 방식의 운전은 통하지 않는다. AI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모든 것을 판단하며, 예외를 두지 않는다. 억울한 과태료를 피하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신호 체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안전운전을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 잠깐의 조급함이 7만 원과 벌점 15점, 그리고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