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감기약 한 알도 당신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2026년 상반기부터 시행되는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졸음을 유발하는 감기약이나 수면제를 복용하고 운전하다 적발되면 음주운전과 똑같은 수준의 처벌을 받게 된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이 2025년 9월 발표한 개정안은 약물운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년부터는 감기약 한 알도 당신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2026년 상반기부터 시행되는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졸음을 유발하는 감기약이나 수면제를 복용하고 운전하다 적발되면 음주운전과 똑같은 수준의 처벌을 받게 된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이 2025년 9월 발표한 개정안은 약물운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의 핵심은 처벌 수위의 대폭 상향이다. 기존에는 약물운전 적발 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했지만, 앞으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된다. 이는 음주운전과 동일한 수준의 처벌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약물 검사 거부 시에도 동일한 처벌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경찰이 현장에서 타액검사나 간이시약 검사를 통해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하면 음주측정 거부와 마찬가지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특히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처벌이 더욱 가혹해진다. 단순한 행정처분을 넘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으며, 사망사고의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약물운전의 위험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많은 운전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처방약의 적용 범위다.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이라도 운전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항히스타민제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 멀미약, 수면유도제, 진정제, 강력한 진통제, 항우울제 등이 모두 해당될 수 있다.
보험범죄연구소 박철현 소장은 “약물운전은 마약류뿐 아니라 진정제, 수면제, 강력한 진통제, 항히스타민제(졸음 유발), 항우울제 등도 해당될 수 있다”며 “정상적으로 운전이 곤란한 약물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는 행위는 모두 처벌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5년 6월 방송인 이경규씨가 공황장애 치료제와 감기약을 먹은 상태에서 운전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면서 약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바 있다. 또한 건강검진 후 수면 마취가 덜 깬 상태에서 운전한 남성이 검찰에 넘겨진 사례도 있어, 약물운전의 범위가 매우 광범위함을 알 수 있다.
약물운전이 이처럼 강력하게 처벌되는 이유는 그 위험성이 음주운전에 못지않기 때문이다. 약물운전은 환각, 환청, 졸음 등을 유발해 교통사고 위험을 크게 높인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약물운전으로 인한 사고와 적발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약물운전 적발 건수는 2년 새 약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특히 수면유도제를 복용한 상태에서의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약물 복용 후에는 졸음, 집중력 저하, 반응속도 감소 등이 나타나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데, 이는 음주운전과 동일한 수준의 위험을 초래한다.
형사처벌뿐 아니라 행정처분도 대폭 강화된다. 약물운전으로 적발되면 1회 위반 시에도 면허정지 또는 면허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약물운전 상태에서 사고를 일으킨 경우에는 더욱 엄격한 처분이 내려진다.
또한 2회 이상 적발될 경우 보유한 모든 운전면허가 취소되며, 이는 24년 전 이력도 포함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5년 9월 20여 년 전 이력이더라도 약물운전 단속에서 두 차례 이상 적발되면 운전자가 보유한 모든 면허를 취소하는 게 적법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면허가 취소된 경우 다시 면허를 취득하려면 결격 기간이 지난 뒤에도 동일한 기간 동안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장착해야 하는 등 추가적인 제약이 따른다. 이는 약물운전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강화된 약물운전 처벌법에 대비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약을 복용한 후에는 반드시 약물 설명서나 의사·약사의 복약지도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운전 주의” 또는 “운전 금지” 표시가 있는 약물은 절대 복용 후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
대한약사회 이혜정 학술이사는 “약물운전이 우려되는 약물을 법이나 규칙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며 “복용한 후 졸음 등 운전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스스로 상태를 점검하고 운전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감기약, 알레르기약, 수면제뿐 아니라 자몽, 카페인 함유 음료와 함께 약을 복용할 경우 약물 대사에 영향을 미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나 장거리 운전 전에는 복용하는 약물에 대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약물 복용 후 운전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대리운전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약물 복용 후 충분한 시간이 경과했는지, 약효가 완전히 사라졌는지를 확인한 후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을 앞두고 의료계와 약계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병원 및 의원급 의료기관에 약물 부작용 방지 및 약물운전 예방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처방 시 환자에게 운전 주의사항을 반드시 안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약사들도 복약지도 시 “운전하면 안 됨”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을 필수사항으로 삼고 있다. 졸음을 유발하는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에게는 최소 24시간 이상 운전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며, 약물의 종류와 개인의 체질에 따라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약국에서는 약물운전 예방을 위한 안내문을 비치하고,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에 대해서도 운전 시 주의사항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특히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종합감기약의 경우 졸음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부터 시행되는 강화된 약물운전 처벌법은 운전자들의 안전의식 제고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감기약 한 알도 면허취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약물 복용 후에는 반드시 운전을 자제하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