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세 거물이 치맥 회동을 가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AI 반도체와 전장 기술, 미래 모빌리티를 장악한 이 세 리더가 한자리에 모이자 업계는 물론 전 세계가 주목했다. APEC CEO 서밋 참석차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젠슨 황이 직접 제안한 이번 만남은 단순한 친목이 아니었다. 자율주행, AI 칩, 전기차 협력이라는 거대한 판이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세 거물이 치맥 회동을 가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AI 반도체와 전장 기술, 미래 모빌리티를 장악한 이 세 리더가 한자리에 모이자 업계는 물론 전 세계가 주목했다. APEC CEO 서밋 참석차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젠슨 황이 직접 제안한 이번 만남은 단순한 친목이 아니었다. 자율주행, AI 칩, 전기차 협력이라는 거대한 판이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깐부 3인’이 평소 즐겨 타는 차량이 각기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흥미롭게도 세 리더의 차량 선택은 그들의 경영 철학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AI 시대를 이끄는 기술 천재, 국산차의 자존심을 지키는 재벌 총수, 자동차 업계의 퍼스트무버. 이들이 선택한 차량을 통해 그들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본다.
엔비디아를 세계 최고 AI 기업으로 키워낸 젠슨 황 CEO가 가장 자주 타는 차량은 테슬라 모델 X다. 위로 열리는 팔콘 윙 도어가 인상적인 이 전기 SUV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AI, 전동화, 자율주행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완벽하게 담은 상징물이다.
젠슨 황은 최근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훨씬 앞서 있다”며 “언젠가는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찬사가 아니었다. 엔비디아는 테슬라를 비롯한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자율주행용 GPU를 공급하며,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테슬라 모델 X는 젠슨 황의 철학을 완벽하게 구현한다. 팔콘 윙 도어는 기술의 시각화다. 전기 파워트레인은 지속가능성을, 오토파일럿 기능은 AI 기반 자율주행의 미래를 보여준다. 그에게 차량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기술 혁신을 체험하는 실험실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젠슨 황이 페라리 458 이탈리아와 벤츠 EQS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공식 석상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차량은 역시 테슬라다. 이는 그가 기술 중심의 미래지향적 가치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재벌 1위임에도 불구하고 10년 넘게 국산차만 고집해왔다. 그가 가장 자주 타는 차량은 제네시스 G90과 현대 팰리세이드다. 수십억 원대 슈퍼카나 외제 명차를 선택할 수 있음에도, 그는 국산 플래그십 세단과 대중적 SUV를 선택했다.
제네시스 G90은 ‘회장님 차’로 불리며 2025년 국내 고가 법인차 시장에서 벤츠 S클래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재용 회장이 공식 일정에서 구형 G90 L을 타고 나타나는 장면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그가 제네시스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국산차의 품격’을 스스로 증명하겠다는 선언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현대 팰리세이드를 직접 운전한다는 점이다. 2020년 고 이건희 회장 장례식 당시, 이재용 회장은 수행 기사 없이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나타나 화제가 됐다. 경호팀이 권하는 방탄 리무진 대신, 3천만 원대 대중적 SUV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과시보다 효율, 외형보다 실질을 택한 그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재용 회장의 차량 선택에는 세 가지 키워드가 숨어 있다. 상징성, 실용성, 보안성. 제네시스 G90은 국산의 자존심이며, 팰리세이드는 현장형 리더십의 상징이다. 그에게 차량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지 않는 가치’를 담는 그릇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 업계에서 ‘퍼스트무버’로 불린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개발하고, 아이오닉 5와 EV9을 ‘세계 올해의 차’로 만든 그의 비전은 명확했다. 그런 그가 최근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차를 공개했다. 포르쉐 911, 람보르기니 쿤타치, 폭스바겐 골프.
정 회장은 포르쉐 911을 두고 “후방 엔진 레이아웃을 기반으로 꾸준히 진화하며 스포츠카 세그먼트에서 기술적·감성적 기준점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60년 넘게 동일한 설계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진화한 911은, 정 회장에게 ‘지속가능한 혁신’의 롤모델이다.
람보르기니 쿤타치는 1970년대 슈퍼카 디자인의 아이콘이다. 과감한 웨지 쉐이프와 시저 도어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이었다. 정 회장이 쿤타치를 꼽은 이유는 ‘파격적 도전정신’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 GV60 마그마와 같은 고성능 전기차로 럭셔리 시장에 도전하는 모습과 닮아있다.
그리고 폭스바겐 골프. 대중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이 해치백은 ‘대중성과 기술력의 균형’을 상징한다. 정 회장은 “골프는 대중 세그먼트에서 실용성과 주행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킨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정의선 회장이 선택한 세 대의 차는 모두 자동차 역사의 아이콘이다. 그는 단순히 차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 속에 담긴 철학과 혁신을 읽어낸다. 포르쉐의 진화, 람보르기니의 도전, 골프의 균형. 이 세 가지 가치는 정 회장이 현대차를 이끌며 추구하는 비전 그 자체다.
10월 30일 저녁, 세 리더는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치킨과 맥주를 나눴다. 젠슨 황은 이재용·정의선 회장에게 총 1400만 원 상당의 엔비디아 한정판 가죽 재킷을 선물했다. 세 사람은 하이트진로의 ‘테슬라'(테라+참이슬) 소맥으로 러브샷을 나누며 우의를 다졌다.
이 자리가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라는 건 명확했다. 현대차그룹은 젠슨 황 방한을 계기로 엔비디아의 최신 GPU ‘블랙웰’ 5만 장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샘플을 엔비디아에 제공하며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자율주행, AI 칩, 전기차 전장이라는 세 축이 맞물리며 거대한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젠슨 황은 이날 회동 후 “한국에서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업계는 이를 두고 엔비디아-삼성전자-현대차 간 AI 칩·자율주행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젠슨 황의 테슬라 모델 X는 기술 혁신의 상징이다. 이재용 회장의 제네시스 G90과 팰리세이드는 국산차의 자존심이자 실용적 리더십의 증거다. 정의선 회장의 포르쉐 911·람보르기니 쿤타치·폭스바겐 골프는 진화·도전·균형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담고 있다.
세 리더가 타는 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그들의 경영 철학과 비전, 그리고 미래를 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AI 반도체의 제왕, 전자제국의 총수, 자동차 산업의 개척자. 이들이 선택한 차량은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깐부’가 됐다. 치맥 한 잔으로 시작된 이 만남은, AI 시대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꿀 협력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