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몇 년씩 운전해온 베테랑 운전자들조차 그 존재를 몰랐던 버튼이 있다. 바로 변속기 옆에 달린 작은 버튼, ‘Shift Lock Release(시프트 락 릴리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10년 운전했는데 오늘 처음 알았다”는 게시글이 화제를 모으면서, 이 버튼의 진짜 용도가 재조명되고 있다.
자동차를 몇 년씩 운전해온 베테랑 운전자들조차 그 존재를 몰랐던 버튼이 있다. 바로 변속기 옆에 달린 작은 버튼, ‘Shift Lock Release(시프트 락 릴리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10년 운전했는데 오늘 처음 알았다”는 게시글이 화제를 모으면서, 이 버튼의 진짜 용도가 재조명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모든 자동변속기 차량에 이 기능을 의무적으로 탑재하고 있지만, 정작 운전자 10명 중 9명은 이 버튼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심지어 자동차 판매 직원들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버튼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은 바로 차량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됐을 때다. 일반적으로 배터리가 나가면 시동이 걸리지 않고,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 기어를 P단에서 N단으로 옮길 수 없다. 이는 자동변속기의 안전장치 때문이다.
그런데 기어가 P단에 고정돼 있으면 차를 밀어서 견인차에 실을 수도 없고, 점프 스타트를 시도하기도 어렵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게 ‘Shift Lock Release’ 버튼이다.
이 버튼을 누른 채로 기어를 움직이면 배터리 전원 없이도 P단에서 N단으로 변속이 가능하다. 견인이 필요하거나 차를 조금만 이동시켜야 하는 응급 상황에서 구세주 역할을 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차량에서 이 버튼은 변속기 레버 주변에 위치한다. 주로 P단 근처에 작은 뚜껑이나 커버로 가려진 형태로 설계돼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변속기 앞쪽이나 옆쪽 하단에 작은 사각형 또는 원형 커버가 있는데, 이걸 열거나 드라이버로 살짝 들어내면 안쪽에 버튼이나 홈이 보인다. 일부 모델은 커버 없이 바로 버튼이 노출돼 있기도 하다.
수입차는 브랜드마다 위치가 조금씩 다르다. BMW는 변속기 레버 앞쪽, 벤츠는 레버 오른쪽에 주로 배치한다. 렉서스나 토요타는 컵홀더 근처 또는 변속기 좌측에 두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위치를 모르겠다면 차량 사용설명서를 확인하거나, 변속기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면 ‘SHIFT LOCK’ 또는 ‘SHIFT LOCK RELEASE’라고 새겨진 작은 표시를 찾을 수 있다.
실제 사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먼저 시동을 끈 상태에서 풋 브레이크를 밟는다. 그다음 변속기 옆 커버를 열고 안쪽 버튼을 볼펜이나 드라이버 같은 가늘고 단단한 물건으로 누른다.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변속기를 P단에서 N단으로 옮기면 끝이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이 기능은 어디까지나 ‘응급용’이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면 변속기 내부 부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또 경사진 곳에서 사용할 때는 반드시 주차 브레이크를 먼저 걸고, 차량이 굴러가지 않도록 고임목을 받쳐두는 게 안전하다.
실제로 이 버튼을 몰라서 낭패를 본 사례는 수없이 많다. 지난달 서울 강남의 한 지하주차장에서는 배터리가 나간 차량을 견인하려다 이 기능을 몰라 3시간 넘게 끙끙댄 일도 있었다. 결국 견인기사가 차량을 들어올려 억지로 옮겼는데, 알고 보니 1분이면 해결될 문제였던 것.
또 다른 운전자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배터리가 방전돼 점프 스타트를 시도하려 했지만, 주변 차량들이 빽빽하게 주차돼 있어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이때도 이 버튼만 알았다면 차를 조금 앞으로 밀어내서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상황이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 기능은 법적으로 의무 장착 사항이지만, 사용 빈도가 낮다 보니 영업사원들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응급 상황에서는 정말 유용한 기능인 만큼 운전자 교육 과정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운전면허 학원에서도 이 기능을 가르치지 않는다. 자동차 구조나 응급 상황 대처법보다는 교통법규와 주행 기술 위주로 교육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결국 운전자들은 실제로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이런 기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셈이다.
이 버튼 외에도 운전자들이 잘 모르는 변속기 관련 팁들이 있다. 예를 들어 자동변속기 차량을 세차할 때는 반드시 N단에 놓아야 한다. P단 상태로 자동세차기에 들어가면 변속기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또 장시간 신호 대기 시 D단에서 발만 브레이크에 올려놓고 있는 것보다, N단으로 옮기고 주차 브레이크를 거는 게 변속기 수명에 좋다. 특히 2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겨울철 시동 직후 바로 출발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영하의 날씨에서는 변속기 오일도 차갑게 굳어 있어, 최소 30초에서 1분 정도 공회전으로 예열한 후 출발하는 게 변속기 보호에 도움이 된다.
자동차 정비 전문가 김모 씨는 “요즘 차량에는 운전자들이 모르는 편의 기능과 안전장치가 정말 많다”며 “최소한 응급 상황에 대비한 기능들만이라도 미리 숙지해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Shift Lock Release 버튼 외에도 트렁크 내부 비상탈출 레버, 연료 주입구 수동 개방 레버, 본네트 비상 개방 장치 등 평소엔 쓸 일 없지만 응급 상황에서 꼭 필요한 기능들이 많다”며 “차량 인도받을 때 영업사원에게 이런 부분들을 꼭 물어보고, 사용설명서도 한 번쯤은 제대로 읽어볼 것”을 권했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다른 응급 처치 방법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운전자 커뮤니티에서는 “10년 넘게 차를 몰았는데 오늘 처음 알았다”, “이런 거 운전면허 딸 때 가르쳐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 “나만 몰랐던 게 아니었구나” 같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작은 버튼 하나가 응급 상황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해주는 ‘생명줄’이 될 수 있다. 오늘 당장 내 차의 변속기 주변을 살펴보고, 이 버튼의 위치를 확인해두는 게 어떨까. 언젠가 분명 도움이 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