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341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영화 ‘베테랑’. 황정민과 유아인의 명연기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었던 이 작품이 2024년 ‘베테랑2’로 돌아오면서, 영화의 실제 모델이 됐던 충격적인 재벌 2세 사건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유아인의 마약 사건과 맞물리며, 영화 속 악당이 현실이 되는 기묘한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어 연예계에 커다란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5년 1,341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영화 ‘베테랑’. 황정민과 유아인의 명연기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었던 이 작품이 2024년 ‘베테랑2’로 돌아오면서, 영화의 실제 모델이 됐던 충격적인 재벌 2세 사건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유아인의 마약 사건과 맞물리며, 영화 속 악당이 현실이 되는 기묘한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어 연예계에 커다란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베테랑’의 악역 조태오의 실제 모델은 SK그룹 창업주 최종건의 조카이자 물류업체 M&M 대표였던 최철원이다. 2010년 10월,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SK 본사 건물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노동자 유홍준 씨를 사무실로 끌고 가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뒤, ‘맷값’으로 2,000만 원을 던져준 사건은 당시 대한민국 사회를 경악시켰다.
최철원은 피해자에게 “한 대에 100만 원씩, 20대를 맞아라”라고 제안했고,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뒤 돈을 던져주는 충격적인 행태를 보였다. 이 사건은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세계면 머리기사로 다룰 만큼 국제적으로도 큰 파문을 일으켰다. 최철원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며 실형을 피했다.
류승완 감독은 이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 ‘베테랑’을 제작했다. 유아인이 연기한 재벌 3세 조태오는 “어이가 없네”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안하무인 재벌의 전형을 보여줬다. 영화는 조태오가 노동자를 폭행하고, 마약을 하며, 권력을 이용해 온갖 불법을 저지르지만 법망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특히 영화 속에서 조태오가 자신의 회사에 항의하는 노동자를 불러 싸움을 시키고 돈을 던지는 장면은 최철원의 ‘맵값 폭행 사건’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것이었다. 또한 재벌가 자녀들이 클럽에서 마약을 하는 장면 역시 실제 여러 재벌 2세들의 마약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2월, 배우 유아인이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베테랑’은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과거 유아인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광기 어린 연기의 비결은 ‘약'”이라고 농담했던 발언이 재조명되며, 영화 속 마약하는 재벌 캐릭터가 현실이 됐다는 충격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결국 유아인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며 연예계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2024년 9월 개봉한 ‘베테랑2’에는 당연히 유아인이 등장하지 않았고, 정해인이 새로운 캐릭터로 합류하며 시리즈를 이어갔다. ‘베테랑2’는 752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유아인이라는 강렬한 악역의 부재는 많은 관객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베테랑’이 재조명된 것은 유아인 사건만이 아니었다. 2019년 버닝썬 사건이 터지면서, 영화 속 재벌 2세들이 클럽에서 마약을 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실제 현실과 너무나 닮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베테랑이 극사실주의 영화였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였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영화를 재평가했다.
실제로 한국의 재벌 2세, 3세 갑질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아들이 클럽에서 폭행을 당했다며 보복 폭행을 가한 ‘청계산 폭행 사건’, 한진그룹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등 재벌가의 갑질은 사회적 문제로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베테랑’과 실제 재벌 2세 사건들이 연예계에 미친 나비효과는 상당하다. 첫째, 재벌과 권력을 다룬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베테랑’의 성공 이후 재벌 갑질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들이 연이어 제작됐고, 많은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했다.
둘째, 연예인들의 도덕성과 사생활이 더욱 엄격하게 감시받게 됐다. 유아인처럼 영화 속에서 악역을 맡았던 배우가 실제로 범죄를 저지르면서, 연예인의 사생활과 도덕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마약이나 폭력 관련 의혹이 제기된 연예인들은 과거보다 훨씬 가혹한 여론의 심판을 받게 됐다.
셋째, 재벌과 연예계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도 커졌다. 과거 재벌가 자녀들이 연예인들과 클럽에서 어울리며 마약 파티를 즐겼다는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연예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이다.
2025년 10월 현재, 재벌 갑질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근에도 재벌가 자녀들의 갑질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대중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베테랑’ 시리즈가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관객들의 호응을 얻는 것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해결되지 않은 불공정과 부조리가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영화평론가들은 “‘베테랑’의 진짜 힘은 단순한 액션이나 연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데 있다”고 분석한다. 재벌 2세가 법망을 빠져나가고, 평범한 시민들은 부당함에 맞서 싸우다 상처받는 현실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베테랑’은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고발하는 사회적 텍스트가 됐다. 그리고 이 영화를 둘러싼 실제 사건들과 그 여파는, 앞으로도 한국 사회와 연예계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언젠가는 ‘베테랑’ 같은 영화가 더 이상 필요 없는 공정한 사회가 올 수 있을까? 그 답은 여전히 우리 모두의 몫으로 남아 있다.